"가족의 병 앞에선 의사도 나약한 인간이 된다"


아내는 건강검진을 받으러 갔습니다.
그 시간 나는 다른 사람의 건강검진을 하고 있었습니다.

아내가 문자를 보냈습니다.
암인 것 같다고.

농담인 줄 알았습니다.

-〈건강검진〉에서


울었습니다.
우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것이 없어
울었습니다.

울어도 울어도 눈물이 나왔습니다.
정신을 차려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정신을 차려 울었습니다.

-〈울다〉에서


당신이 가진 복 중에서 가장 소중한 복은 '남편복'이야.
자식복은 아이들이 커봐야 아는 것이고.

무슨 일이 있더라도
다 낫게 해줄 테니까
아무 걱정하지 말고
나만 믿고 따라와.

-〈미리 생색〉에서


수술장에 내려가기 전, 아내는 매우 긴장되어 보였다.

밤새 잠을 잘 이루지 못했다고 했다.
한숨 푹 자고 일어나면 수술이 끝나 있을 것이니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
그리고 새벽에 묵상한 성경 말씀을 읽어줬다.

아내는 눈물을 꾹 참았다.

-〈수술일 저녁〉에서


유방암 생존율은 90%를 넘는다.
의사국가시험 합격률과 비슷하다.

좋은 의사를 만나 치료 과정을 따라가기만 하면
대부분 완치될 수 있다는 말이다.

그러나 유방암 치료 과정은 절대 쉽지 않다.
완치율이 높다는 것이 치료 과정이 쉬움을 의미하지
않는다.

-〈의사국가시험 합격률〉에서


오늘의 날씨는 한파 절정,
길가에 심긴 나무들이 추위에 떨고 있다.

오늘의 날씨는 코로나19,
마스크 쓴 사람들이 두려움에 떨고 있다.

오늘의 날씨는 항암치료 중,
입덧하는 것처럼 음식 냄새가 역겹다.

내일의 날씨는 화창한 봄날,
앙상한 나무에 꽃이 피어나듯
질병의 고통은 기록으로만 남으리.

-〈오늘의 날씨〉에서


"우리가 사랑할 시간은 아직 많이 남았다"
아내가 유방암 진단을 받은 건강검진 이후 
180일간의 기록

《아내가 암에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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