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 2020.7.2 목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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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화기관의 시작, 입에 대해 잘 아세요?

흔히 어른들이 어린이들에게 “천천히 꼭꼭 씹어 먹어라”는 이야기를 하는데요, 소화를 위해서 입이 하는 일은 기계적(물리적)으로 음식물을 부수는 일과 화학적으로 효소를 이용하여 영양성분을 조각내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입에서는 이와 혀가 물리적으로 부수는 일을 담당하고, 침 속에는 탄수화물을 분해하는 효소인 아밀라제가 들어 있습니다.


음식을 제대로 씹지 않으면 조각이 덜 난 상태에서 식도를 통과하여 위로 들어가게 되므로 위의 부담이 커지게 됩니다. 위벽은 특별히 기계적으로 부술 만한 기능을 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지 않은 채 움직여서 그 속에 들어 있는 내용물을 부수는 기능을 하므로 입에서 충분히 음식을 부순 다음 위로 보내는 것이 소화기능을 도와줄 수 있습니다.

입에서 음식물을 부수려면 여러 번 씹어야 하는데 “이가 모두 32개 있으니 32번을 씹고 삼키는 것이 좋다”라는 말도 있는데요, 위에 부담을 덜 준다는 측면에서는 많이 씹을수록 좋긴 하지만 32회를 씹는 것은 인내력을 필요로 하는 힘든 일이죠. 게다가 항상 시간에 쫓기는 현대인들은 이렇게 씹을 여유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일 겁니다. 이가 32개니 32번 씹으라는 이야기는 꼭꼭 씹어 삼키라는 이야기를 강조한 표현일 뿐입니다. 게다가 정상적인 사람의 이가 32개라고 하기에도 무리가 있습니다.




사람의 이는 중심에서 안쪽으로 들어가면서 앞니 2개, 송곳니 1개, 작은 어금니 2개, 큰 어금니 2-3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큰 어금니 중에 가장 안쪽에 있는 이를 흔히 사랑니라고 하는데 이성간에 사랑을 느끼게 되는 청소년기에 난다고 해서 붙은 이름입니다. 그런데 사랑니가 나지 않았다고 정상이 아니라 할 수는 없으므로 현재는 사람의 정상적인 이 수를 28~32개라 합니다. 참고로 아기들은 큰 어금니가 없으므로 모두 20개의 이를 가지고 있습니다.

 

예로부터 이가 튼튼한 것이 만복이라고 할 정도로 이의 건강을 강조해왔는데요, 치아만 다루는 치의학이 독립된 학문으로 존재할 만큼 중요하게 여겨지고 있습니다.


이는 우선 좋은 인상을 주는데 중요하죠. 하얀 이를 살짝 드러내면서 웃는 분들은 사회생활에도 장점이 있는데요, 요즘 과거보다 치열교정이 일반화한 것도 인상을 좋게 하기 위한 목적이 있을 것이고, 이의 기능을 유지하기 위해서도 이는 깔끔한 모양으로 관리되는 게 좋습니다.


또한 어떤 이유든 치통은 참기가 어렵고, 우리 몸에서 자연치유능력이 가장 떨어지는 부위의 하나가 치아이므로 이에 문제가 생기면 빨리 해결하는 것이 해결의 지름길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번엔 혀 얘기를 해 볼까 합니다. 혀는 맛을 보는 게 가장 중요한 기능 중 하난데, 신맛, 쓴맛, 짠맛, 단맛 외에 제5의 맛이 있습니다. 네 가지 맛 외에 매운 맛, 떫은 맛은 누구나 아실 텐데 이건 진짜 맛이 아닙니다. 매운 맛은 ‘맛’이 아니고, 고추의 매운 맛을 예로 들자면 고추에 들어 있는 캅사이신이라는 물질이 혀에 통증을 가하는데, 이를 맵다고 느낄 뿐입니다. 떫은 맛은 혀에 있는 부드럽고 끈끈한 막이 오그라들면서 느껴지는 맛을 떫다고 느끼는 거구요. 이런 건 진짜 맛이 아니라 혀에 가해지는 느낌의 변화를 맛의 변화로 착각하는 것일 뿐입니다.


다섯 번째 맛으로 감칠맛이 있는데 어떤 음식을 먹었을 때 더 먹고 싶단 느낌을 가지게 하는 것이죠. 감칠맛은 1908년 이케다 기쿠나에라는 일본 화학자가 발견하여 우마미라 이름 붙였습니다. 일본의 아지노모토(맛의 본질이라는 뜻)회사는 1909년에 감칠맛을 일으키는 물질에 대한 특허를 획득했지요.

 

아지노모토란 이름은 나이 드신 분들 귀에 익은 회사일 텐데요. 사실 조미료를 생산하는 우리나라 회사도 이와 관련이 있습니다. 감칠맛을 일으키는 물질은 성분을 분석한 결과 아미노산의 하나인 글루탐산에 나트륨(Na)이 한 개 붙은 글루탐산나트륨 임이 알려졌습니다. 이 물질은 오늘날 MSG라는 약자로 널리 알려져 있지요. MSG는 오늘날에도 식품첨가물로서 위치를 확고히 하고 있으며, 수많은 음식에 이용되고 있으며, 주로 조미료에 이용됩니다.


1960년대 이후에 MSG가 사람에게 유해하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으나 약 30년에 걸친 논쟁이 있은 후 미국 식품의약품안전청에서는 최종적으로 안전하다는 판정을 내렸습니다. 이것이 대규모 식품 회사들의 로비에 의한 것이라는 주장이 있지만 확인하기는 어렵고, 실제로 MSG를 과량 복용하면 몸에 해롭다는 주장도 계속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것이 오늘날 전세계에서 맛을 내기 위해 수많은 음식에 MSG를 첨가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조미료가 많이 들어 있는 음식을 먹으면 다 먹은 후에도 계속해서 입안에 군침이 도는 느낌이나 물을 더 마시고 싶은 느낌을 가질 수 있으며, 이것도 조미료에 들어 있는 MSG에 의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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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매운 맛이나 떫은 맛은 맛이 아닌데 감칠맛은 독립된 맛으로 인정받는 이유가 궁금하실 겁니다. 일찍부터 일본에서는 감칠맛이 제5의 맛이라 주장했지만 감칠맛이 다른 맛과 구별되는 새로운 맛이라는 증거가 발견된 것은 1997년의 일입니다. 현재 마이애미 대학교에 부부교수로 있는 로퍼(Stephen D. Roper)와 차우다리(Nirupa Chaudhari) 부부가 실험용 생쥐의 맛 봉오리에서 MSG를 구별할 수 있는 기능을 지닌 새로운 종류의 세포를 찾아냈습니다. 이 세포의 작용기전이 다른 맛을 아는 기전과 다르므로 MSG는 이미 알려져 있는 네 가지 맛과 다른 방식으로 감칠맛을 느끼게 해 준다는 사실이 증명된 셈입니다.

예병일  biyeh@docblog.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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