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절기 눈물이 너무 적거나 빨리 마르거나
눈깜빡임 의식적으로 늘리고 수분 충분히 보충
가을이 깊다. 절기로 서리가 내린다는 상강(霜降)이 다음 주다. 추운 겨울로 들어선다는 입동(立冬)은 내달 초로 바짝 다가섰다. 특히 요즘처럼 가을철 환절기는 바람이 불고 건조한 날씨가 이어진다. 눈은 건조한 바람에 직접 맞닿으면 뻑뻑하게 건조해지기 쉽다.
가을만이 다가 아니다. 눈은 봄‧여름‧가을‧겨울 4계절에 괴롭다. 가을철은 차고 건조한 바람에, 겨울엔 실내 난방기기 사용으로, 여름엔 에어컨 바람과 강한 자외선으로 안구건조증이 생기기 쉽다. 봄엔 꽃가루와 미세먼지 작렬한다.
눈물을 생성하지 못하거나 눈물 성분이 부족해 빨리 마르면 눈이 불편해진다. 이를 ‘안구건조증’ 또는 ‘건성안’이라고 한다. 눈물은 안구로부터 수성층‧점액층‧기름층 3개 층으로 이루어져 있다. 눈물은 안구를 적셔서 눈을 편안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한다.
안구건조증이 계절 탓이 전부는 아니다. 스마트폰‧태블릿 등 전자기기 사용이 늘어난 것도 안구건조증 증가 원인으로 손에 꼽힌다. 정상적으로 사람은 1분에 15~20회 정도 눈을 깜빡인다. 하지만, 컴퓨터 모니터나 스마트폰 화면을 오래 보고 있으면 눈깜빡임은 최소 4번까지 급격하게 줄어든다. 최근 젊은층이 안구건조증을 이유로 병원을 찾는 이유다.
고령으로 노화가 와도 안구건조증은 생긴다. 여기에 류마티스 관절염과 쇼그렌증후군과 같은 자가 면역 질환이 있거나 당뇨병‧갑상샘질환이 있어도 눈물 생산량이 줄어들고, 눈 깜박임 이상을 일으켜 눈이 건조해진다. 마이봄샘 염증도 안구건조증의 원인이다.
안구건조증이 있으면 눈의 자극감과 모래나 속눈썹이 들어간 것 같은 이물감, 눈이 타는 듯한 작열감, 침침하다고 느끼는 눈의 불편감‧가려움‧ 눈부심, 갑작스러운 과다한 눈물이나 충혈 등이 나타난다.
안구건조증은 눈이 건조해지는 증상으로만 인식된다. 역설적으로 쏟아지는 눈물흘림을 유발하기도 한다. 찬 공기가 바로 각막에 부딪히면 눈의 방어기전이 작용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주 눈물샘에서 물의 성분인 수성층이 과도하게 분비된다. 이때 분비된 수성층이 그나마 남아있던 기름층을 제거해 눈을 더 건조하게 만드는 악순환을 만든다.
안구건조증이 있으면 눈깜빡임을 의식적으로 늘려 눈물을 더 많이 분비하게 만드는 게 좋다. 또, 하루 8~10컵 정도 물을 충분히 마셔야 한다. 실내에서는 가습기를 가동해 습도를 40~60% 유지한다. 1시간 정도 일할 분량이면 40분 일하고, 20분은 눈을 쉬게 한다.
건양대학교 김안과병원 정종진 교수는 건강정보 유튜브 <나는의사다 993회 - 안과의사가 설명해주는 안구건조증의 모든 것> 편에 출연, “안구건조증은 인공눈물을 점안하면 대부분 증상이 호전된다”며 “하지만, 마이봄샘 염증이 안구건조증의 원인이면 염증을 치료하고, 눈물이 내려가는 길을 막아주는 누정폐쇄술도 치료 방법으로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