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고급 식품 브랜드에는 어김 없이 '유기농'이란 이름이 붙습니다. 비용은 일반 식료품의 1.5배 부터 2배까지 다양합니다. 이제는 유기농이란 이름의 제품들 사이에서 유기농이 아닌 식품을 찾기 어려운 것들도 있습니다. 정말 비싼 돈을 내고 유기농을 먹으면 몸에 좋은 걸까요?


자신 있게 돈 값을 한다라고 이야기 할 사람도, 그렇지 않다고 이야기 할 사람도 없을 겁니다. 이런 이야기 꺼내는 것 자체가 어찌보면 굉장한 논란을 불러 일으킬 수 있으므로 조심스럽습니다. 하지만 한번씩 마트에 갈 때 마다 만나는 유기농 제품을 보면서 고민 안해보신 분들 없을 줄 압니다. 특히 아이가 이유식을 시작하게 될 때 몸에 해로운 농약이 없는 유기농으로 제배한 과일이나 야채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유기농법이 뭘까?


친환경농법이라고 부르는 유기농법은 화학비료, 합성 농약등 일체 합성화학 물질을 사용하지 않은 농법입니다. 국제적으로 유기농제품을 인증하는 IOAS (www.ioas.com)에서도 합성 화합물을 특별한 노력을 기울여 사용하지 않고 재배한 안전한 식품이라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미국 EPA에서도 유기농이라고 하면 항생제와 성장호르몬, 방사선 조사등 인위적 조작을 가하지 않은 제품이라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요약하면 거의 자연 그대로의 식품이란 말이겠죠? 거의란 말을 쓴 이유는 화학살충이 아닌 자연상의 천적이나, 자연상에 일반적으로 존재하는 물질(이런게 있는지 모르겠습니다만...)로 살충을 한 경우에는 유기농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유기농 식품을 먹어야 하는 이유?


유기농 식품을 비싼 돈을 주고 사먹어야 하는 이유가 뭘까요? 국제친환경유기농센터(www.isoac.or.kr)의 소비자마당에 '우리는 왜 유기농산물을 먹어야 할까???'란 글이 있습니다. 글의 내용은 최병칠 박사의 '환경보존과 유기농업'을 참고하여 작성했다고 되어있네요.


내용을 보면 우리 건강이 오염물질로 위협을 받고 있고 그를 뒷받침 하는 연구로써 청소년 범죄 증가원인이 인스턴트 식품, 오염된 식품 및 청량음료수, 과자등을 복용해서 생겼을 수 있다는 연구를 언급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들 제품을 과다 복용시 '뇌 알레르기'를 일으켜 충동적인 불안감, 폭발적인 난폭함을 유발할 수 있다는 다소 무서운 이야기도 적혀있네요. 뇌 알레르기가 뭔지는 전 모르겠습니다.


언듯 보기에 과학적 연구를 뒷받침한 유기농 제품의 필요성을 이야기 하는 것 같지만, 우선 이들 연구들이 확정적인 것은 아니고 가능성을 언급한 정도인데 너무 강조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 화학 첨가물로 인한 과잉행동장애 가능성을 이야기 한 것 같기도 하고... 아무튼 그러한 연구가 있다고 하더라도 확정적인 연구는 아닌 것이 대부분이죠. 제가 모른다고 그렇게 단정 짓는 것은 아닙니다. 만약 증거가 확실하다면 그런 제품이 판매 될리 없으리라 상식 선에서 생각합니다.


내용으로 보면 그런 연구도 있고 하니 안전한 먹거리인 유기농 제품을 먹으란 이야기로 받아들이면 될 것 같습니다. 사실 꼭 의학적으로 이야기를 해야 한다면 잔류 농약이 인체에 유해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가능성과 특히 태아의 성장이나 소아에 있어서 장기간 잔류 농약에 노출시 그 안전을 보장하기 어렵다는 이유를 들 수 있습니다. 돈 걱정이 없다면 유기농 사먹는 것 말릴 이유가 전혀 없습니다. 문제는 돈은 제한적이고 써야 할 곳은 많은데 유기농 식품에 많은 부분을 할당해야하는가의 고민이 시작되는 것이죠.



유기농 식품에 대한 신뢰도는?


돈이 많으면 고민도 없겠지만, 다른 식료품에 비해 비싸게는 2배가까이 하는 유기농 제품을 덜컥 사기엔 부담이 많습니다. 과일의 경우엔 건강을 많이 생각하시는 분들이나 아기 이유식을 목적으로 구입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이들 제품을 얼마나 믿을 수 있을까요? 국내 먹거리 기업중에 유기농을 앞세워 성장한 모 회사의 유기농 제품의 농약 검출 사건 (농민 양심고백-프레시안) 을 보면서 유기농의 불신은 매우 큰 상태입니다. 그 외에도 크고 작은 먹거리에 대한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어 유기농의 관심도 커지지만 한편으로는 유기농에 대한 불신도 커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수입 유기농 제품의 경우에도 국제적으로 공인된 IFOAM이 인정한 인증기관에서 대부분 인증을 받고 들어오지만, 대부분 수출국 정부로 인정받았다는 인증서를 믿고 먹는 경우가 많아 그 실태에 대해서는 정확히 알기 힘듭니다. 국내 식약청의 수입식품과에서 국내 친환경농법에 준하는 제품만 수입하겠다고 2004년 11월에 밝힌바 있으니 안심할 수 있을 꺼라고 믿는 수 밖에요. 유기농에 의심이 많다면 직접 재배하는 수 밖에 없습니다.


첨부 : 아래 맛짱님께서 댓글로 지적해주신 유기농 제품의 주의사항에 대해 추가합니다. 2005년도에 소비자보호원에서는 유기농 전문판매점에서 판매하는 유기 채소류 30종을 대상으로 병원성 세균 오염 실태조사를 하였고 유기채소류 6종에서 황색포도상구균(Staphylococcus aureus), 클로스트리디움퍼프린젠스(Clostridium perfringens)균이 검출되어 검사 대상의 20%의 유기채소류가 병원성세균에 오염되있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흐르눈 물에 2회 이상 충분히 세척하면 병원성세균의 99%이상 감소하고, 정성적으로는 병원성 세균이 검출되었으나 정량적으로는 1g당 10 colony 이하로 매우 적어 큰 걱정은 하지 말라고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그외에도 인분을 사용하는 경우 소화기계 기생충 감염이 더러 생길 수 있습니다. 아직도 기생충이 있냐고 하시지만, 올해에도 몇 분 진료실에서 만났습니다.




유기농 식품이 몸에 좋은 것인가?


유기농 식품이 몸에 좋아서 먹는 것이 아니라 상대적으로 안전할 것이라서 사먹는다고 봐도 무리가 없을 것 같습니다. 확실한 것은 유기농산물이 기존의 일반적으로 재배된 농산물에 비해서 어떤 면에서 훨씬 좋다라는 명백한 증거는 찾을 수 없습니다. 물론 단편적으로 좋을 것 같다라는 연구들은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만약 제가 모르는 훌륭한 논문이 있다면 댓글이나 트랙백으로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언제나 그렇듯, 여러분의 제보로 제 포스팅은 보완될 수 있습니다. :-)


FTA 이후에는 많은 수입 농산물들이 들어올 것이 예상되며 이 중에 상당 부분은 유기농이란 이름으로 들어 올 것입니다. 재배 당시에는 유기농일 수 있지만 장기간 운송 과정에서 약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생각해야 합니다.



비용 때문에 유기농 식품의 선택이 망설여진다면


유기농 식품을 앞에 두고 비용때문에 고민이 많으시다면 이점은 확실히 기억하세요. 현재까지 밝혀진 바로는 유기농이든 기존 재배방식이든 신선한 야채와 과일을 먹는 것은 농약으로 인한 해 보다는 건강에 이로운 면이 충분히 더 많습니다.


유기농 식품이 아니라면 잔류 농약을 제거하기 위해 흐르는 물에 충분히 는 것이 좋습니다. 물론 완벽하게 제거는 힘들다는 문제는 있습니다. 껍질을 벗길 수 있는 과일이라면 벗기거나 깎아 드시면 됩니다. 일부 과일의 경우 껍질에 좋은 영양소가 있어 아쉽기는 하지만 물로 세척하는 것 보다는 잔류 농약 걱정을 덜 수 있습니다.



유기농 과일을 선택한다면


모든 제품을 유기농 식품으로 살 여력이 된다면 필요없는 논의입니다만, 제한적으로 유기농을 사려고 한다면 어떤 과일에 잔류 농약이 많이 남는지 안다면 그 제품을 유기농으로 사면 좋겠지요. 아마 가장 경제적인 선택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Environmental Working Group (www.ewg.org)에서는 다음 과일들이 잔류 농약 검출 가능성이 높다고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이 자료는 미국내에 검사한 것이기에 국내에 그대로 적용하기는 어렵습니다만 참고하세요.


잔류 농약 검출이 높았던 식품들

: 배, 사과, 딸기, 피망(Sweet bell peppers), 셀러리(Celery), 복숭아(Nectarines, Peaches), 체리, 수입 포도, 시금치 (Spinach), 상추 (Lettuce), 감자

잔류 농약 검출이 낮았던 식품들

: 파파야(Papayas), 브로커리(Broccoli), 양배추(Cabbage), 바나나(Bananas), 키위(Kiwifruit), 완두콩 (Sweet peas - frozen), 아스파라거스 (Asparagus), 망고 (Mangoes), 파인애플 (Pineapple), 옥수수 (Sweet corn - frozen), 아보카도 (Avocadoes), 양파 (Onions)


EWG에서는 잔류 농약 검출이 높았던 제품에 대해서는 유기농 식품을 사먹을 것을 권장하고 있습니다. 포도의 경우 국내산은 농약 검출이 적었지만, 수입산 포도의 경우 농약 검출이 높게 되었다고 되있습니다. 칠레와 FTA 이후 껍질까지 먹을 수 있는 칠레산 포도를 즐겨 먹는 저로써는 다소 걱정이되네요. 이송 과정에 사용하는 살충제 때문으로 생각됩니다. 국내 자료가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도 드는군요.


어서 빨리 먹거리의 안전성 때문에 고민하지 않는 시대가 왔으면 좋겠습니다. 이 포스트를 쓰면서 보니 국내에 녹차 티백에서 잔류 농약이 검출되었다는 뉴스가 보이는 군요. 씁쓸합니다.


첨부 : '무' 님께서 야채류의 유기농도 중요하지만 낙농제품의 유기농이 더 중요하다는 지적을 하셨습니다. 이전에 미국에서 '임신 때 고기를 먹으면 출생한 아이의 수태능력이 떨어진다'라는 연구가 있었으며 그 이유로 사육에 사용한 성장촉진인자를 원인일 가능성이 많다는 보도를 한바 있습니다.


참고 싸이트 :
http://www.foodnews.org/
http://www.ewg.org/sites/foodnews/release.php
http://www.ioas.org/consumer.htm
http://www.kfda.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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