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완서씨의 자전적 소설인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라는 소설 제목이 문득 떠오르는 요즘입니다.

신종플루로 인해 어수선하고 많은 분들이 불안에 떨며 병원은 북적이고 있습니다.
남들은 신종플루 특수네 뭐네 병원이 대박났다고 말씀들 하시지만,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그다지 투입되는 노동량에 비해서는 별로 즐거운 상황은 아니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하지만, 이건 오늘 말씀드리고자 함은 아니고......
지난주에 뉴스에는 의료진들에게 신종플루 백신을 맞춘다는 소식이 전해졌고, 일반인들은 의사들과 병원의 직원들은 모두 지들만 예방접종을 맞았으려니~ 생각하고 계십니다.
하지만, 정작 당사자인 저희들은 왠 주사??? 라고 생각하지요.


분명 뉴스에는 의료인력 신종플루 접종이 시작되었다고 하는데...


오늘 제가 속한 마포구 소속 의사들과 보건소와의 신종 플루 간담회가 있었습니다.
병원식구들이 주사를 맞기 위해서 누가 근무하고 몇명이 근무하는지 등등에 대해서 어떻게 등록을 해야 나중에 주사를 맞을 수 있는지, 그리고 나중에 대국민 예방접종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설명하는 자리였습니다.

문제는 모든 DB를 질병관리본부에서 관리하는 서버에 통합하여 운영한다는 효과적인 대책임에도 불구하고, 기존의 심사평가원에 모두 등록되어 있는 자료를 하나도 써먹지 못하는데서 오는 비효율성과 번거로움이 문제입니다.

의료기관의 등록절차만 보더라도, 이미 보건소와 심사평가원에 모든 직원 자료가 다 등재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1. 질병관리본부 홈페이지인 cdc.go.kr로 가서 기관등록을 하고
2. 등록을 했음을 하루종일 불통인 보건소에 전화를 해서 승인을 받고
3. 승인이 떨어졌으면 다시 또 cdc로 가서 인력 등록을 하고
4. 그것이 되면 나중에 보건소로 다시 또 주사가 할당이 되고
5. 연락이 오면 주사를 가지러 가고
6. 그러고 나면 주사를 비로소 맞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 다섯단계의 절차가 간단해 보이지만, 공지사항 팝업이 열개씩이나 뜨는  cdc 홈피에서 여러차례 등록을 하는 과정은 맨날 인터넷에서 놀다시피하는 저에게도 상당히 번거로운 작업임은 분명합니다.

하여간 뉴스에서는 벌써 의료진은 신종플루 백신 다 맞은 것처럼 나와서 국민들은 모두 그렇게 생각하나, 저희들은 그 놈의 주사는 구경도 못하고 있는데, 학생들은 예정보다 당겨서 접종한다고 계속 뉴스는 나오고 아직 18세 미만에 대한 예방접종에 대한 승인은 오늘까지도 떨어지지 않고 있고 학교별 양호선생님들과 며칠씩 보건소 관계자가 세운 예방접종 스케줄 날짜는 다가오고......

환자들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고, 만성질환자들은 도대체 어디까지 포함되는지 아무도 모르고 있고.....
나중에 개별적으로 환자들에게 접종하라고 전달이 된다는데...연락처 DB는 제대로 되어 있는지도 의심스럽고...

나름대로 질병관리본부 및 보건 당국자분들의 수고는 모르는 바 아니나......
너무나 앞서가는 뉴스와는 달리 의료현장에서는 너무나 혼란이 발생하고 있어서 답답한 마음 뿐입니다.

도대체 그 많은 싱아(백신)은 어디에 있는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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