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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형 보건지소, 누구를 위한 사업인가!
2005년 11월 노무현 전대통령의 공약사업으로 전국 7개 시구에 '도시형 보건지소 시법사업'이 시작되었다. 당시 정권은 이 사업의 추진배경으로 '노인 인구와 만성 질화의 증가로 인한 국민 의료비 증가'와 '공공보건의료 혁신을 안정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공공 보건기관의 확보가 필수적'임을 강조하였다. 하지만 4년이 경과한 지금까지 이루고자 하는 목적과는 무관하게 여러 문제만 야기하는 애물딴지가 되었을 뿐인데, 그 필연적인 이유와 과정을 살펴보자.
 
어느 도시나 마찬가지로 청주시 용암동의 상가 및 식당이 밀집한 지역에 저소득층 또한 있기 마련이다. 어느날 정권과 지자체장이 나서서 우리 지역의 저소득층의 '식사권'을 위하여 무료급식소를 용암동 복판에 짓는다고 해보자. 많은 사람들이 환영을 할 것이다. 여기에 반대를 하는 식당주인이 있다면, '밥그릇싸움'이라며 여론의 뭇매를 맞을 것이다. 그런데, 이 급식소는 저소득층만 이용하는 것이 아니다. 누구나 이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군인이나 공무원을 직원으로 사용하고 지방세로 유지를 하다보니 짜장면 한 그릇에 500원을 받는 것이다. 이것도 모자라 자주 오는 사람에게는 마트에서 빵을 사먹는 쿠폰까지 지방세로 나누어 준다고 한다.

자, 이런 사업을 바로 포퓰리즘이라고 한다. 국민의 혈세를 이용하여 정치인이나 공무원이 입 바른 소리를 하며 돈잔치를 하는 것이다. 원론적으로는 좋은 일인 것 같다. 하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공공이란 이름으로 민간을 말살하는 횡포일 뿐이다. 공공식사권을 위해 공무원을 왕창 늘려 식당을 운영하는 것이나, 공공쇼핑권을 위하여 청주시청 슈퍼마켓을 운영하는 것이 당장은 소비자 입장에서 싼 맛에 혹하고 넘어갈 수 밖에 없다. 공공언론권을 위해 지자체신문사를 차려 무가지로 나누어준다면 지역언론사들은 어떻게 반응할까? 공공이란 민간이 하지 못하는 일을 하는 곳이다. 너무도 당연한 현대 민주사회의 원리를 알고 이런 행태를 본다면 얼마나 혈세를 이용한 돈잔치이며 불공정거래이며 지역경제를 무너트리는 것인지 알 수 있다.




[지난 6월 광주에 개소한 도시형보건지소, 나도 우리 동네에  이런 관공서들이 생기면 좋기는 하겠다. 슈퍼나 식당, 자동차정비소도 공무원들이 민간업체의 50%의 가격으로 해주면 좋기는 하겠다. 그런데 그렇게 하다가 망한게 사회주의 국가들이고 바로 옆에 있는 북한, 중국, 소련이다. 민간이 못하는 중증 뇌성마비, 지체장애인 등에 촛점을 맞춘 의료시설이 절실함에도 수십억을 들여 중복투자하는 공공이 정말 공공일까? 사진 출처:연합신문]

 
이미 다른 지역에서도 지역 의료체계를 무너트리고 지역민들의 도덕적 해이와 지방재정을 갉아먹는다고 질타를 받아온 도시형 보건지소를 이곳 청주에도 문을 연다고 한다. 겉으로는 4년전 노무현 전대통령이 했던 주장을 고장난 카세트처럼 반복하고 있지만, 실상을 들여다 보면 문제점이 한두군데가 아니다. 
 
첫째, 시작 초기부터 감사원으로 부터 부적절하다고 지적을 받았듯이 보건지소의 원래 취지인 예방과 교육이란 당초취지는 간 곳 없다는 것이다. 진료실적과 재정수익을 위해 저소득층만이 아닌 전계층을 상대로 진료 건수 증대에 열을 올리다보니 건강보험과 지방세 재정에 새로운 빨대로 작용할 뿐, 인근의 동네의원의 도산을 유도하여 오히려 지역의료 및 지역경제를 황폐화하고 있다. 
 
둘째, 고혈압 및 당뇨약을 약값이 10,000원 이하가 되면 지방세에서 약값을 대납하는 신종 환자유인정책으로 보통의 병의원에서는 한달~두달씩 처방하는 약을 일주일 단위로 나누어주어, 건강보험공단에서 수배의 진료비를 편법으로 챙기며 지방세는 지방세대로 축내고 있다. 공무원이 나서서 국민에게 도덕적 해이를 가르치는 꼴이다.
 
이미 2007년 이화여대 예방의학과 정상혁 교수는 “정부가 도시지역 보건지소를 인구 5만 명당 1개소 수준으로 설치해 전국적인 보건소 및 보건지소 네트워크를 형성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며 “이는 사회주의적 발상에 근거한 절대로 용납할 수 없는 정책”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또 “보건지소는 본인부담금이 낮은 만큼 의료이용이 증가할 경우, 건강보험 재정 지출 총규모가 의원을 이용한 것보다 훨씬 많아져 보험재정에 심각한 위기가 올 수 있으며, 보건지소의 진료비 할인에 의한 민간과 공공의료간 마찰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자체 정치인들의 선심행정과 지방공무원들의 조직확장을 위한 사업이 아니라 진정 저소득층에게 의료혜택을 늘리고 싶다면 이마 수차례 대안으로 제시된 바 있는 바우처제도를 시행하여야 할 것이다. 이를 통하여 기존의 민간의료기관과 중복투자를 피할 수 있으며, 저소득층 또한 자신이 이용하고 싶은 의료기관을 선택하고 질환의 중등도에 따라 상위 의료기관을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의료기관을 이용하지 않는 바우처 비용은 적립하거나 돌려준다면 자연스럽게 불필요한 의료기관 이용을 억제하여 의료비 증가를 막으며 일반소비로 이어져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건강보험재정과 가뜩이나 열악한 지방재정의 바닥에 구멍을 내며, 저소득층에게 실질적 의료해택 또한 공급하지 못하는 도시형 보건지소 사업. 민주사회의 근간을 회손하는 사회주의식 발상에 기반한 포퓰리즘 사업은 철회되고, 지역의 저소층에게 실질적 도움을 줄 수 있는 의료비 바우처 제도의 즉각적인 시행을 촉구한다.

한정호  hjoungho@gams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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