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오랜만에 집사람과 둘이서 영화관을 찾았습니다.

무엇을 볼까? 고민을 잠깐하다가 장진감독의 굿모닝 프레지던트를 선택했죠. 전체적으로 재미있게 본 영화였습니다. 그런데 차지욱 대통령(장동건 분)이 신장(콩팥) 기증을 하는 에피소드를 보면서 의학적으로 아쉬운 점을 몇가지 적습니다.
 

 
1. 혈액투석이 가능한데 굳이 고령의 환자에게 신장이식을 해야할까요?
 
자, 얼마전 돌아가신 김대중 전대통령도 만성신부전으로 콩팥 기능이 0%였죠. 그래서 수년간 인공신장기기를 통한 혈액투석을 일주일에 3회 이상 받으셨다는 것은 다들 아시죠? 김전대통령이 신장이식을 받으려고 했다면 수많은 기증자가 나섰을 것입니다. 못 받은게 아니라 안받은 것이죠. 왜냐하면 심장이 없다거나 간이 없거나 뇌가 없는 것과는 달리, 신장(콩팥)은 인공신장기(혈액투석기) 덕에 살 수 있답니다.
 
젊은 사람은 임신과 사회생활 등을 위해서 신장이식을 받으면 좋겠지만, 젊은 사람도 장기기증이 적어서 이식을 못받는데 노인에게 신장이식을 하는 것은 윤리적으로도 다시 생각해 봐야하거든요. 그리고 신장을 한번 이식 받는다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몇년 지나면 이식 받은 신장도 망가져 다시 투석을 받아야하기도 하고, 그 기간 동안에 면역억제를 받아야하는데 노인에게 이것이 더 위험할 수 있거든요.
 
 
2. 등에 달린 신장을 떼어내는데 배 앞쪽에 칼을 댈까요?
 
아주 드물게는 앞쪽으로 신장에 접근하는 경우도 있기는 하죠. 하지만, 멀쩡한 젊은이에게 신장을 떼어내는데 배를 절개하고 대장, 소장 등을 모두 걷어내고 낑낑대며 신장을 떼어내는 건 의학상식으로는 맞지 않습니다. 

3. 대통령이 어려서 특이체질이라 유전형이 맞을 줄 알았다?

 
3. 대통령이 어려서 특이체질이라 유전형이 맞을 줄 알았다?
 
간이식은 혈액형만 맞으면 가능하지만, 신장은 HLA type이란 면역유전형도 맞아야 합니다. 이 검사는 신장이식을 목적으로 하는 경우가 아니면 할 일이 없는 검사입니다. 대통령이 어렸을 적에 이런 검사를 했을리가 없죠. 그리고 이 유전형에 무슨 특이형이 있는 것도 아니랍니다.
 
결론적으로 조금만 자문을 구했더라면 어땠을까, 아쉽더군요. 모르는 일반인이 보기에는 괜챦았을지 모르지만 아는 사람이 보기에는 눈에 상당히 거슬리겠죠? 사소해 보일지 모르지만 이런 것들도 고증을 하여 조금더 정확한 의학적 사실에 근거하여 영화의 완성도를 높였으면 좋겠습니다. 
 
개인적으로 간이식이라면 조금더 말이 되도록 상황을 만들 수 있지 않았을지... 또는 간단한 골수이식이 더 좋지 않았을까란 아쉬움이 남습니다. 누구 장진감독을 아시는 분이 있으면 전해주세요. ^^
 
영화 재미있게 봤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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