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은 1년 중 가장 풍성한 계절이고 요즘 가장 많이 눈에 띄는 과일이 감이 아닐까 싶습니다. 옛말에 감은 버릴 것이 없는
과일이라는 말도 있기도 한데요 그래서 오늘은 감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려고 합니다.





1. 감의 종류 : 떫은감(땡감)과 단감

감나무는 동북아시아가 원산지인 온대 낙엽수로서 연평균기온이 11-15도 정도는 되어야 적당하고 영하 10도 이하로 내려가면
동해를 입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따뜻한 중부 이하 지방에서 주로 재배하고 있습니다. 사과, 포도와 함께 우리나라 3대 과실의
하나라고 하죠. 우리가 블루베리, 스트로베리라고 부르는 berry(우리말로 장과)는 하나의 씨방(ovary)에서 나온 과일을
이야기하는데 감도 berry에 속하는 과일이라고 합니다.

감은 크게 땡감이라고도 부르는 떫은감과 단감으로 분류되는데 떫은감은 껍질이 얇고 보통 연시(홍시)나 곶감으로 만들어 먹는 감이고
단감은 껍질이 두껍고 생으로 먹는 과일입니다. 하지만 이들을 다른 종이라고 하기보다는 탈삽(떫은 맛이 없어지는 과정)현상이
생육하면서 일어나면 단감, 일어나지 않으면 떫은감이라고 보면 되겠습니다. 우리나라 재래식 감은 대부분 떫은감이고 단감은 일제시대
때 일본에서 들어왔다고 합니다.

단감은 1927년 경남 진영 지방에 부유 품종을 심으면서 남부 지방을 중심으로 재배되고 있는데 그래서 진영의 단감이 유명하다고
합니다. 그 외에도 경남 하동 악양 대봉감, 경북 상주 곶감, 고종시(高宗)로 유명한 경남 산청 곶감 등 따뜻한 남부 지방에
감으로 유명한 곳이 많습니다.







진영단감의 역사 : (1923~25년) 진영 역장을 지낸 일본인 하세가와 (장곡천)가 진영 중부에서 한국 여성과 결혼한 후
1927년 최초로 재배에 착수하였으며 일본인 식물학자인 요시다,사토오, 히까미 등 세사람이 단감의 보급을 위하여 토질과 기후,
풍토등을 연구 조사해 오던중 진영의 토질과 산세, 기후 등이 단감재배에 최적지라고 판단하고 진영읍 진영리 부곡 신용리에 약
100주를 시험적으로 재배한 것이 진영단감 재배의 역사이다. (출처: http://www.jinyoung.co.kr/dangam/contents2-12.htm )









2. 단감은 그냥 먹지만 떫은감은 가공을 해서 먹는데... : 연시와 곶감


보통 떫은감(땡감)은 수확 후에 떫은 맛을 없애서 연시(홍시)나 곶감으로 만듭니다. 감의 떫은 맛이 없어지는 과정을
“탈삽”이라고 하는데 보통 따뜻한 온도(40도)에 떫은감을 며칠 두면 홍시가 됩니다. 요즘엔 대봉(갑주백목)이 인기가 좋더군요.

더 좋은 방법은 알코올을 이용하는 방법인데 알코올이 떫은감의 효소에 의해서 acetaldehyde로 전환되면 수용성 탄닌을
불용성으로 만들어서 떫은 맛이 없어지게 됩니다. 가정에서는 소주나 술과 같이 두는 방법이 있고 사과를 잘라서 넣는 방법도
있습니다. 사과에서 나오는 에틸렌 가스가 감을 익게 만드는 것이지요. 인위적으로 에틸렌이나 아세틸렌 가스가 사용되기도 하지만
이산화탄소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석유난로는 되고 보일러는 안되는 이유)

과거에는 가끔 카바이드(탄화칼슘, CaC2)를 이용해서 홍시를 만드는 방법을 사용하기도 했으나 현재는 불법입니다. 카바이드는
습기 등과 반응해서 열을 내고 아세틸렌 가스를 생산하는데 보통 카바이드 속에 황, 인, 질소, 규소 등이 함유되어 있고, 물과
반응 시 아세틸렌 외에 황화수소, 포스핀, 암모니아 등이 섞여 나와 잔류할 가능성이 있어서 사용이 금지된 상태입니다. 

곶감은 떫은감을 껍질을 벗기고 말린 것(건시)인데 최근에는 절반 정도만 말린 반건시들이 오히려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곶감의
흰가루는 시상(枾霜) 또는 시설(枾雪)이라고도 하는데 감내부의 당성분이 결정화되어 나온 것으로 주성분은 포도당입니다. 경북 상주
곶감, 고종시(高宗)로 유명한 경남 산청 곶감 등이 유명한 곳이라고 합니다.


3. 감의 영양적 특성은?


감은 칼로리는 단감의 경우 100g당 83kcal, 연시의 경우는 56kcal 정도인데 이것은 수분의 양이 단감이 적기
때문(단감의 수분 72%, 연시는 83%)입니다. 곶감의 경우는 수분이 더욱 적어서(약 30%) 100g당 칼로리가 무려
237kcal이므로 공기밥 한 공기에 육박합니다.

모든 과일이 그렇지만 수분 다음으로 탄수화물, 특히 당분이 12-14%로 많이 들어있고 포도당, 과당, 설탕이 들어있습니다.

감에는 비타민C가 많다는 이야기가 많이 있지만 그건 주로 미국산 감이 그렇습니다. 미국산 감의 비타민C 함량(66mg)은
레몬보다 높지만 실제로 우리나라 감은 비타민C 함량은 연시가 20mg, 단감은 13mg, 곶감은 4mg 정도입니다. 그래도
사과보다 4-5배 정도는 됩니다. (칼슘이 많이 들어있다고 하지만 그것도 오해!)

연시에는 비타민C가 많지만 단감에 가장 많은 비타민은 비타민 A와 그 전구체인 베타-카로틴입니다. 감귤, 살구와 함께 비타민
A가 가장 많은 과일에 속합니다. 비타민 A는 눈의 건강 유지와 항산화작용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곶감은 비타민 A도
상당량 있고 섬유소의 양이 연시나 단감보다 많습니다.


4. 감을 먹으면 어떤 점이 좋을까요?


흔히 녹차의 유효성분으로 텁텁한 맛을 내는 카테킨을 드는데, 감에도 카테킨 성분들이 다양하게 들어있습니다. 카테킨은 플라보노이드
계열의 물질로서 항산화, 돌연변이 유발 억제, 항암활성 등이 있는 것으로 여겨지는 물질입니다. 감이 녹차만큼의 카테킨이 있지는
않지만 카테킨은 과당과 비타민C와 함께 섭취하면 흡수율이 3배가 올라간다고 하는데 감은 이 모두를 가지고 있으므로 유익이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인터넷에서 감의 효능으로 검색을 하면 가장 많이 나오는 것이 설사를 멎게 하고 배탈을 낫게 해준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아시다시피
감이 설사를 멎게 해주기도 하지만 사실 변비를 유발하는 것으로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소위 떫은 감을 먹었을 때 그렇지요.
하지만 최근에는 떫은 맛을 없애는 기술이 발달해서 떫은감이 거의 없으므로 변비 걱정을 거의 안하셔도 됩니다.

감의 떫은 맛은 탄닌, 그 중에도 수용성 탄닌(diospyrin) 때문입니다. 탄닌이란 폴리페놀류 물질들로 이루어진 복잡한
구조의 고분자물질로서 떫은 맛을 내는 성분입니다. 그 중에 수용성 탄닌이 혀점막의 단백질을 응고시켜 떫은 맛을 낸다고 합니다.
이러한 탄닌은 종류가 매우 많은데 수용성 탄닌은 아세트알데히드라는 물질과 반응하여 불용성 탄닌으로 바뀌면 떫은 맛이 없어지게
되는 것입니다.

위에서 소주와 같은 알코올을 뿌리면 감의 떫은 맛이 없어진다고 했는데 그 이유가 에탄올이 감의 효소에 의하여 아세트알데히드로
전환되어 수용성 탄닌과 반응하는 원리를 이용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아세트알데히드는 숙취의 원인물질이죠.


5. 그렇다면 감이 숙취해소에 좋은가요?


숙취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 잘 모르고 숙취 해소 방법도 사실 일관성이 부족하지만 그 원인 물질로 가장 주목받는 것이
아세트알데히드입니다. 음주로 인한 안면홍조증을 일으키는 물질이죠. 술마시고 얼굴이 빨개지는 것은 알코올이 분해가 안된다기 보다는
아세트알데히드가 잘 분해안되기 때문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런데 감의 수용성 탄닌 성분이 아세트알데히드와 반응하므로 숙취해소에 효과가 있을 것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다만 이
원리대로라면 떫은감을 먹어야 효과가 더 크다는 것이 문제죠. 하지만 그냥 감에도 수용성 탄닌이 미량 존재할 것이므로 약간의
숙취해소 효과는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동의보감에는 술독을 풀어준다는 말도 나오고 술 먹은 후에 먹지 말라는 말도 나온다고
하네요. 


6. 감은 어떻게 먹는 것이 좋을까요?


일단 지나친 탄닌 섭취는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지나친 감의 섭취는 피하는 것이 좋고 탄닌이 많은 도토리묵과는 같이 먹지
않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 개인적으로 음식 궁합이라는 것을 좋아하지 않지만 감, 특히 곶감과 잘 어울리는 것으로 호두나 잣 같은
견과류를 들기도 하는데 호두나 잣 등은 지방이 많아서 지용성 비타민인 비타민A의 흡수를 도와줄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또한 감의 잎에는 감보다 수십배 많은 비타민 C가 있는데  5월에 돋아나는 어린잎에 489mg , 성엽에는 190mg 가량의
비타민 C가 함유되어 있다고 합니다. 다른 자료를 보면 그보다 두세배 이상의 비타민C를 함유하고 있다고도 하지요. 그래서
감잎차를 드시는 것도 좋다고 합니다...만 감잎차를 만들기 위해 건조하는 동안 비타민C가 파괴되고 차 한잔에 감잎을 1-5g
정도 사용하기 때문에 실제로 비타민C 섭취량이 많을지는 의문입니다. 게다가 비타민C는 열에 약해서 80도 이상의 뜨거운 물에는
파괴될 수 있지요.

이 외에도 감을 발효한 감식초는 초산, 구연산, 사과산 등 60여 가지의 유기산이 다양하게 존재해서 체내 젖산 농도를 줄여서
피로회복에 도움이 되고 고콜레스테롤 식이를 하는 쥐의 혈중 중성 지질농도의 감소를 가져온다는 등의 보고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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