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경변증이란 만성 B형 간염, 만성 C형 간염, 알코올성 간염, 경화성 담도염 등의 여러 원인에 의한 간의 염증이 만성적으로 지속되면서 간이 파괴되었다가 다시 재생하는 과정이 반복되어 간이 섬유화되며 점점 딱딱하게 굳어져 간의 크기가 작아지는 질환이다. 임상적으로는 간기능이 저하되고, 간이 굳어짐에 따라 간으로 가는 혈액이 잘 가지 못하게 되어 식도 혈관이 꽈리처럼 부풀어오른다거나, 복수가 차고, 혼수가 복합적으로 발생하는 하나의 증후군이라고도 할 수 있다.

 간은 '인체의 화학공장', '제2의 심장'이라 할 만큼 우리 몸에서 각종 대사작용과 중요한 면역기능도 담당하고 있으므로 간이 굳어져 그 기능이 떨어지게 되면 많은 합병증이 생기게 된다. 또 간경변증을 가진 환자에게서 간암 발생률이 높기 때문에 조기에 간암을 발견하도록 정기적인 검사가 필요하다. 현재 간경변증의 최선의 치료는 간이식이라고 할 수 있는데, 전 세계적으로 활발하게 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1년 이상 생존율이 90% 이상으로 좋은 성적을 보이고 있다.

 간경변의 증상은?

 증상은 간경변증의 상태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난다. 대개는 만성 B형 간염이나 만성 C형 간염, 알코올성 간염에서 진행되어 발생하기 때문에 만성간염에서 나타나는 일반적인 증상인 전신쇠약감, 만성피로감, 식욕부진, 소화불량, 복부 불쾌감 등이 초기에 보일 수 있다. 그러나 간경변증이 심해져서 2차 합병증일 생기면 그에 따른 복수로 복부 팽만감이 오고 심할 경우 숨이 차기도 한다. 또 식도 혈관이 부풀어 생기는 식도 정맥류로 인해, 출혈하여 피를 토하거나 자장면같이 까맣고 끈적끈적한 대변을 보게 된다. 이런 까만 변은 상부위장관(위, 십이지장) 출혈을 시사하는 소견이다. 또한 간성혼수가 올 수 있다. 음식으로 섭취한 단백질은 분해되어 암모니아가 생성되는데 이것은 정상적인 간에서 대사를 거쳐 요소로 변환되어 몸 밖으로 배출된다. 그러나 간기능이 떨어지게 되면 암모니아가 제대로 처리될 수 없어 뇌에 나쁜 영향을 끼치게 되며 이로 인해 정신이 혼미해지고 심할 경우 혼수까지 올 수 있어 위험하다.  그 밖에, 피부 병변으로 앞가슴에 거미모양의 모세혈관 확장이 보일 수 있고, 남자의 경우 유방이 여성 유방처럼 커지거나 고환이 작아질 수 있으며, 여자의 경우 월경이 불규칙해지기도 한다.

 간경변, 원인은 무엇일까?

 간경변증을 유발하는 원인은 다양하며, 다음과 같은 질환들이 간경변증을 유발한다. 대표적인 원인으로는 만성 B형 간염, 만성 C형 간염, 알코올성 간염, 일차성 및 이차성 경화성 담도염, 자가면역성 간염, Wilson 씨 병 등이다. 이 중 만성 B형, C형 간염과 알코올성 간염에 의한 것이 대부분이며, 나머지는 드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만성간염 환자의 70~80%는 B형 간염바이러스에 감염되어 있고, 10~15%는 C형 간염바이러스에 감염되어 있기 때문에 B형과 C형에 의한 만성간염이 간경변증의 대부분의 원인이 되고 있다. 알코올에 의한 간경변증은 하루 평균 80gm의 알코올을 20년(여자는 10년) 이상 마셨을 경우 약 30%에서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다.

 진단은 어떻게?

 우선 만성피로감, 전신쇠약감, 상복부 불쾌감, 소화 불량, 체중 감소 등의 증상이 있다고 모두다 간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할 수는 없지만 다른 특별한 이유가 없다면 간질환을 한번쯤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B형이나 C형 간염보균자인지, 현재 만성간염 환자인지, 음주 습관은 어떤지, 집에 다른 간질환자가 있는지 등이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다.

 다음으로 진찰소견 상 앞가슴에 거미모양의 모세혈관 확장이 있는지, 남자의 경우 유방이 커져 있는지와 비장이 커져 있는지 등을 관찰한 다음 혈액검사를 하게된다. 혈액 검사에서는 혈소판, 백혈구 수치와 빈혈이 있는지 조사하는데, 간경변증이 있으면 이들 수치가 정상 이하로 감소하게 되며, 대개 간경변증의 정도에 따라 혈소판, 백혈구, 적혈구가 순차적으로 감소하게 된다. 또, 간기능검사를 통해 간기능의 이상 여부를 점검하는데, 간경변증이 되면 이 중 총단백양(Total Protein)이 감소하고, 프로트롬빈 시간(Prethrombin Time:PT)이 연장된다. 또한 간염바이러스 혈청검사를 통해 B형 및 C형 간염바이러스에 대한 감염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장비를 이용하는 검사로는 간초음파 검사가 있는데, 가장 하기 쉽고 가격이 싸기 때문에 널리 사용되고 있다. 그 외, 컴퓨터 단층촬영(CT 검사)이나 MRI 검사, 간동위원소 촬영 등이 검사 목적에 따라 적용될 수 있다. 만성간염환자에서 간경변증이 왔는가의 여부가 위와 같은 검사로도 불확실할 때는 복강경검사나 간조직검사를 시행할 수 있는데, 이는 간경변증에 대한 가장 확실한 검사 방법이다. 조직검사에서 간의 섬유화 등의 소견이 보이면 간경변증이라고 진단할 수 있다.
  예후와 치료

 예외는 있지만, 일단 간경변증이 되면 원래의 정상적인 간세포로 회복되는 것은 일반적으로 불가능하다. 낮은 프로트롬빈 인자, 심한 복수, 위장관 출혈, 과도한 음주습관, 나이가 많은 경우, 황달이 심한 경우, 영양상태가 나쁜 경우, 혈중 알부민 수치가 낮은 경우는 간경변증의 예후가 나쁠 수 있음을 시사하는 소견이다. 또한 고령 남자, 간성혼수, 출혈, B형 간염바이러스 S항원 양성, 간암 등은 사망 위험인자의 중요한 지표가 되는데, 비대상성 간경변증(각종 합병증이 동반된 상태)의 경우 6년 생존율이 약 20% 정도로 알려져 있다. 간경변증 환자의 많은 수에서 간암이 발견되므로 정기적인 검사를 통해 간암의 발생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간경변증이 되면 다시 정상적인 간세포로 되돌릴 만한 치료제가 현재로는 없다. 따라서 현재의 간기능을 잘 유지시키면서 합병증에 대한 치료에 초점을 맞추고, 간암이 생기지 않는지에 관심을 두고 있다. 식이요법은 충분한 단백질을 질적으로나 양적으로 충분히 섭취하고 채소나 과실 등도 많이 섭취해야 하며, 고단백·고당질·고비타민·고칼로리가 원칙이다. 구체적으로는 쇠고기·닭고기·생선·우유·달걀·치즈·콩류를 주체로 하고, 탄수화물·지방은 그 사람의 비만도를 고려하여 양을 가감한다. 지방은 너무 제한할 필요는 없고 식욕을 증진하기 위해서는 적당히 섭취해도 된다. 술은 절대로 금해야 한다.

 간경변증이 진행된 시기에는 치료가 어렵다. 간경변증이 된 간을 정상 간으로 돌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간이식이다. 간이식에는 생체간이식과 사체간이식이 있는데, 주로 뇌사자의 간을 사용하는 사체이식이 보편적이다. 그러나 이런 이식은 시기의 결정이 가장 어렵고 중요한데, 이는 간기능의 상태와 전신상태를 종합하여 판단해야 할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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