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이라고 하면 정확히 뭔지는 몰라도 무서운 느낌이 먼저 드실 텐데요. 먼저 암이 어떤 질병인지에 대한 이해가 필요한 것 같습니다.
암 이야기를 하자면 우선 세포 이야기를 먼저 해야겠습니다. 사람의 몸은 세포가 모여서 이루어져 있습니다. 세포가 모인 것을 조직, 조직보다 큰 단위가 장기가 됩니다. 위, 간, 폐 등은 모두 장기의 하나이지요. 우리가 소화기관(소화계통)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기관 또는 계통은 같은 일을 하는 장기들의 집합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야기가 약간 샛길로 빠졌는데 몸의 가장 기본 단위가 되는 세포는 적당한 시간을 생존한 후에 사라져 없어져야 합니다. 아기가 태어나서 어른이 될 때까지 자라는 동안 세포는 크기가 커지는 것이 아니고, 분열하면서 숫자가 늘어납니다. 그런데 이렇게 분열된 세포가 영원히 살아남는 것은 아니고 보통은 30회 정도 분열하면 자연적으로 사라지게 됩니다.
그렇다면 칼질을 잘못 했다든가 하는 이유로 피부가 떨어지는 경우도 거기에 해당되냐 하면 그건 아닙니다. 앞서서 세포는 자연적으로 사라진다고 했는데 상처가 난다든가 하는 경우는 자연적이 아니라 인위적으로 세포에 해가 가해진 것이므로 피부에서 떨어져 나간 살점이 죽는 것은 자연사가 아니라 괴사라 하며 이것은 정상적인 세포의 사멸 현상이 아닙니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암이 세포와 어떤 관계가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자연적으로 사라져야 할 세포가 수명을 다한 후에도 사라지지 않고 계속 남아 있게 되면 태어나는 세포는 정상적으로 생겨나므로 결과적으로 몸에 세포가 과잉상태를 이루게 됩니다. 이런 경우를 신생물 또는 종양이라 합니다.
종양 중에서는 악성과 양성이 있는데 이를 구별하는 방법은 모양, 예후, 치료법 등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악성인 경우를 흔히 암이라 하고, 양성인 경우는 혹이라 합니다. 악성이라는 말에서도 알 수 있듯이 치료하기가 어려우므로 과거에는 암이 불치병의 하나로 받아들여졌습니다. 지금도 치료가 어렵기는 하지만 불치라기보다는 난치병이라 할 수 있습니다. 상태에 따라서는 치료가 잘 되는 경우도 있으니 미리부터 걱정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위암은 우리나라에 아주 흔한 암 중 하나로 우리나라에서 통계자료가 제대로 정리되기 시작한 후 지금까지 한 해도 빠짐없이 암 발생률에 있어서는 남녀 공히 위암이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걸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 많은 암이니 다른 나라에서도 당연히 많을 거라 여겨지시겠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암은 생활습관이나 사회문화적 환경에 따라 영향을 많이 받죠. 담배를 많이 피우면 폐암이 많이 생긴다는 것이 널리 알려져 있지요.
전세계적으로 위암은 우리나라에 특히 많은데 맵고, 뜨겁고, 짜고, 자극적인 음식을 많이 섭취하는 것이 그 원인으로 생각됩니다. 실제로 우리나라와 환경의 차이가 큰 미국에서는 위암 환자가 드물 뿐 아니라 이민 가서 미국식 생활습관을 가지게 되면 암 발생률이 줄어든다는 자료가 발표되어 있습니다.
환자가 많으니 당연히 의사들의 치료 경험이 많고 그것은 곧 치료의 질이 높음을 의미하는 것이겠지요. 수술이든 항암치료든 한국 의사들만큼의 경험을 갖기는 쉽지 않습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한국 의사들이 위암 치료만큼은 세계에서 최고일거라고 믿습니다. 우리나라 웬만한 종합병원에 가면 위암만 전문으로 보는 의사를 만날 수가 있는데 이런 건 미국에서는 꿈도 못 꿀 일입니다. 미국에서 위암환자만 보다가는 의사가 할 일이 없어질지도 모릅니다. 그만큼 환자가 드무니까요.
위암에 대해 궁금한 점이 많겠지만 아마도 제일 궁금한 것은 위암이 고칠 수 있는 질병인가.. 일 것입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고칠 수 있습니다. 물론 100% 환자들을 다 고친다는 뜻은 아니지만요. 지난 30년간 암중에서 치료결과가 가장 발전한 것이 위암이 아닐까 생각되는데 제가 대학에서 의학을 공부하던 80년대만 해도 위암이라 진단받으면 6개월 이내에 사망한다고 교과서에 씌어져 있었습니다. 그러므로 당시에는 조기 진단을 무척이나 강조했습니다. 위암이 아니라 조기위암은 95%이상이 5년 이상 살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일반적으로 암은 1, 2, 3, 4기로 나누는데 위암의 경우 전이가 되지 않은 1기나 2기의 경우에는 수술 후 항암치료를 하면 어느 정도 치료가 가능합니다. 여기서 “어느 정도”란 환자에 따라서 치료가 가능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는 뜻입니다.
결론적으로 위암은 다른 암과 마찬가지로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조기위암 상태로 발견하면 거의 해결 가능하다고 생각하셔도 되구요. 조기를 넘어선 상태로 발견되면 열심히 치료하여 좋은 치료 효과를 얻을 수 있도록 환자와 의사 모두 함께 노력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