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리코박터균은 위염을 일으키고 위암의 중요한 원인이며 위궤양과 십이지장궤양의 많은 원인이 됩니다. 모든 경우에 제균치료를 하지는 않지만 궤양이 있는 경우는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제균치료를 권하고 있지요. 이렇게 제균치료를 한 이후에는 요소호기 검사를 해서 제균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대개는 제균약을 드신 후 약 4주가 지나서 요소호기검사를 하게 됩니다. 이 검사에서 제균이 잘 되었으면 치료를 끝내게 되지요.

"이제 잘 치료 되었습니다. 증상도 괜찮으시지요? 그럼..."

이렇게 된 장면에서 환자분들이 꼭 물어보는 질문들이 있습니다. 어떤 때는 환자 분이 그냥 나가시려고 해도 제가 붙잡아 앉혀서 설명해 주는 중요한 것들이기도 합니다.





3. 제균 치료 후에도 정기적인 위암 검진은 필수
1. 헬리코박터는 금방 또 들어온다는데...또 들어오면 어떻게 하지요?

우리나라는 아직 헬리코박터의 유병율이 높습니다. 그러니 나는 치료했지만 주위에 헬리코박터를 갖고 있는 사람이 많을텐데 금방 재감염될 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은 당연합니다. 또한 옛날에는 재감염율이 높으므로 치료도 적극적으로 할 필요가 없다는 얘기도 있었습니다.

사실 서구에서는 헬리코박터 제균치료 후 재감염율이 연간 0.5%-2.5% 정도로 낮지만 아시아지역에서는 4.3-20.7%까지 보고가 되었으니까 어느정도 일리가 있었지요. 그렇지만 최근 우리나라 보고에서는 4.4%, 6.6%로 낮아지고 2008년 보고에서는 2.9%까지 떨어졌으니 이제 거의 선진국 수준까지 낮아졌습니다. 따라서 재감염의 위험은 그리 걱정하지 않으셔도 되겠습니다.

또한 재감염의 위험을 줄이기 위해 다른 사람들과 같이 찌개를 떠 먹는다든지 가족과 같이 식사하는 것을 피해야하는지까지 걱정하시는 분들이 많은데...이럴 때는 이렇게 답변합니다.

"사실, 우리나라 식문화가 위생적으로 좋지 않은 것은 사실이지요. 술잔 돌리기도 마찬가지고...그렇지만 헬리코박터가 그런 통로로 감염된다는 증거도 없으니 가능하면 덜어 드시는 것이 좋겠지만 분위기가 안 그런데 혼자서 유난 떠시다가 왕따되는 것은 피하시는게 좋지 않을까요? 분위기봐서 적당하게....^^"


2. 저는 치료했는데 우리 가족은 어떻게 해요? 같이 치료해야 되는 것 아닌가요?


헬리코박터는 대개 어린 나이에 감염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로 어머니나 아버지가 헬리코박터에 감염된 경우 아이들도 감염되었을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높지요. 그렇지만..내가 치료 받았다고 해서 아무런 증상이 없는 가족들을 일부러 검사하고 치료를 할 필요는 없습니다.

헬리코박터에 감염되었다고 다 치료해야 하는 것도 아니며 오히려 불편함과 쓸데없는 비용을 쓸 가능성이 많습니다. 다만...가족 중에 누군가가 반복적인 복통이나 소화불량 증상을 호소한다면 "공부 때문에 스트레스 받아서 그래~'라고 치부하지 마시고 한번쯤은 헬리코박터에 의한 감염이 아닐까 하는 의심은 해 봐야 합니다. 초등학생이나 중학생인 경우에도 헬리코박터에 의한 심한 위염과 궤양을 가진 환자들을 볼 수 있거든요.


3. 제균 치료 후에도 정기적인 위암 검진은 필수


이 부분은 환자분이 물어보시는 것이 아니고 헬리코박터 제균 후 제가 환자분 붙잡고 마지막으로 부탁드리는 말씀입니다. 40세부터는 보험공단에서 매 2년마다 위암검진을 해 드립니다. 문제는 이렇게 치료를 받아서 증상이 좋아지면 그 마저도 안 한다는 것이지요. 헬리코박터가 위암의 중요원인이지만 아직 헬리코박터를 제균하였을 때 위암발생이 줄어든다는 증거는 없습니다. 따라서 위암의 위험은 여전히 있는데 증상이 좋아짐으로 해서 오히려 검사를 받지 않게 되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지요. 사람 마음이라는게..아플 때랑 안 아플 때랑 또 다르거든요..그러니, 제균치료를 하고 증상이 좋아졌더라도 정기적인 위암검진을 꼭 하셔야 됩니다.

ref)  김나영 등. Diagnosis and Treatment Guidelines for Helicobacter pylori Infecttion in Korea. Korean J Gastroenterol 2009;54:269-2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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