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에 걸려 밤새 콜록거리다보면 어린 시절의 어머니 표 감기약이 생각난다. 꿀에 배를 갈아 끓이고 졸여 만든 달콤한 감기약. 그보다 더 옛날, 어머니가 어렸을 적엔 묵은 옥수수를 달고 부드러운 간식으로 만들어내고, 식구들 아무도 찾지 않던 씁쓸한 물김치를 인기절정의 시원 달콤한 음료수로 만들어내던 사카린도 인기였다고 한다. 그러나 요즘 들어 자연에서 난 것이든, 인공의 것이든 단맛에 대한 즐거운 기억이 흔들리고 있다. 혀를 즐겁게 하고, 기분을 좋게 하는 그 맛은 정말 건강에 위해한 것일까?



 감미료 그 단맛에 취하다

 감미료는 가장 대표적인 식품의 맛 증진제이다. 식품을 조리하거나 가공할 때 감미료를 사용하게 되면 음식의 맛과 향이 향상되는 것이다. 감미료는 크게 자연에서 얻어지는 천연 감미료와 화학적 기술을 사용하여 얻는 인공감미료로 나누기도 하고, 영양성분을 지니고 있는지 아닌지에 따라 영양적 감미료와 비영양적 감미료로 나누기도 한다. 천연감미료로 대표적인 것들은 설탕, 꿀, 시럽, 포도당, 엿, 젖당, 올리고당, 감초 등이 있는데,  이들 천연감미료들은 대부분 탄수화물계로 체내에서 대사되어 에너지가 생성된다. 설탕은 1g당 4 kcal를 내며, 요즘 껌에 많이 사용되는 자일리톨은 천연원료로부터 합성하여 만들어졌고 1g당 2.4kcal를 낸다.

 그러나 인공감미료들은 천연감미료와 달리 에너지 함량이 없거나 매우 낮으면서도 맛은 설탕보다 수백 배까지 달다. 천연감미료가 주는 달콤함은 누리면서 에너지 함량이 낮아 비만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는 현대인들의 수요에 맞추어 식품과학자들은 이런 인공감미료를 개발하였고, 현재 다양한 저칼로리 또는 무칼로리 식품에 활용되고 있다.

 인공감미료는 다이어트에 도움이 된다?

 ‘몸짱’ 열풍은 남녀와 나이를 불문하고 식을 줄 모른다. 덕분에 마트에 가면 저칼로리 제품은 물론 칼로리가 제로인 제품이 줄지어 진열되어 있다. 저칼로리 식품은 체중감량이 고민인 사람들에게 무척이나 반가운 소식이 아닐수 없다. 칼로리를 낮추기 위해 인공감미료를 사용하는 것은 체중조절을 하려는 사람들에게 맛있는 저열량 식품을 제공함으로써 체중조절을 좀 더 쉽고 즐겁게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는 소중한 의미가 있다. 인공감미료는 화학적으로 합성된 것으로 뇌를 자극해 설탕보다 수백 배의 강한 단맛을 느끼게 하지만 비영양물질인 경우가 많아 대부분 저칼로리 또는 무칼로리로 살이 찌지 않는다. 그렇지만 인공감미료를 이용한 저열량 식품 역시 식품 자체에 포함되어 있는 당분은 그대로 있으며, 인공감미료 외의 다른 당분이 포함되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인공감미료의 등장은 당뇨나 비만 때문에 고민하는 사람들에게는 더 없이 좋은 소식이기도 했다. 체내에서 소화되지 않은 상태로 배설이 되기 때문에 영양학적으로 아무런 효과가 없고, 혈중 포도당 농도에도 영향을 주지 않기 때문이다.

 끊이지 않는 발암물질 논쟁

 인공감미료의 안전성 문제는 20~30년 전 아스파탐과 수크랄로스가 처음 나왔을 때부터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일부 사람들은 동물실험 결과를 토대로 아스파탐과 수크랄로스 같은 인공감미료가 두통, 어지러움, 발작, 근육경련 등 신경계 이상과 위장병, 뇌종양 등의 발생 가능성을 높인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독성연구자들은 보통 사람이 평생 섭취할 수 없을 정도의 많은 양으로 동물실험을 하고 그 결과를 토대로 위험하다고 주장하고 있기 때문에 저칼로리 제품에 들어가는 인공감미료가 극소량이라는 사실을 안다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전 세계적으로 인공감미료 안전성에 관한 논란이 일자 세계보건기구(WHO)는 2006년 식품첨가물전문가위원회를 열어 그 때까지의 연구결과들을 모두 재검토한 뒤 식품으로 안전하다고 공시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들 제품에 대한 안전성을 인정하고 있다.

 단맛, 이제 알고 먹고, 알고 미워하고, 알고 즐기자!

  빼곡하게 진열된 먹을거리에 첨가되어 있는 다양한 인공감미료. 무작정 먹어서도 안 되겠지만 무작정 기피할 필요도 없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진 것은 바람직한 일이지만 인공물질에 대한 잘못된 인식과 무차별적인 거부감 역시 결코 바람직한 것이 아니다. 따라서 인공감미료 자체에 대한 안전성 문제 때문에 섭취를 제한할 필요는 전혀 없지만 이런 저열량 감미료가 사용된 식품들은 대부분 영양가가 낮기 때문에, 인공감미료 사용 식품을 많이 섭취하게 된다면 아무래도 균형 잡힌 영양가 높은 식품을 섭취할 수 있는 기회가 줄게 된다. 건강한 식사를 하려면 감미료 사용 식품을 제한하고 좀 더 영양가 높은 다른 식품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어린이나 청소년들은 우유에서 감미료가 들어간 다른 음료를 찾게 되는 시기이므로 올바른 식습관을 가질 수 있도록 가정이나 학교에서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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