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학조사에 있어 질병의 전파 경로는 대단히 중요합니다. 뉴스에서 전염병이 발생했을 때 역학조사 기관에서 전파경로를 파악하는데 주력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런 질병 전파 경로를 컴퓨터로 시뮬레이션할 수 있다면, 질병 전파를 예방하는데 큰 도움이 되겠지요. 하지만 실제 현실과 같은 가상 현실을 만들기 어렵고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행태를 보이는 것을 재현하기도 불가능합니다.


이런 가운데 전세계 600만의 온라인 유저를 보유한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를 통해 질병 전파에 관한 시뮬레이션 가능성을 보여줄 수 있다는 논문이 의학저널(The Lancet Infectious Diseases)에 실려 관심을 끕니다. 게임에 관한 의학 논문은 과거 PS2등을 하던 전공의가 복강경 수술에서 학습 커브(learning curve)가 빠르다는 것을 본 것 같습니다만, 특정 온라인 게임을 가지고 의학저널에 실린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닐까요?



<(C)  Blizzard Entertainment inc 2007, World of Warcraft
- 플레이어간 전염되는 "corrupted blood" 질병의 근본적인 원인이 된 Hakkar>


연구자들의 말에 따르면 2005년 9월 13일 WoW 업데이트를 하면서 플레이어간에 질병이 전염되는 "corrupted blood" 가 생겼다고 합니다. 이 것을 가상의 질병명으로 생각해야겠죠? Hakkar라는 그림에 나온 녀석이 질병의 원인이라고 하는데 정말 그랬나요? wow 하신분들 좀 알려주세요.


이 질병은 전파가 무척 빨라서 많은 플레이어가 감염되서 죽는 문제가 생겼습니다. 보통 level을 랩이라고 표현하는 것 같은데 랩이 높을 수록 플레이어의 체력이 높아서 잘 죽지 않지만 저랩에서는 접촉하면 바로 죽을 정도로 맹독(?) 이였나봅니다.



<(C)  Blizzard Entertainment inc 2007, World of Warcraft

- 가상 세계인 WoW에서 플레이어간 질병이 전염되어 다수가 사망한 모습>


연구자들도 가상 세계에 들어가서 직접 체험을 했다고 하네요. 저자 중 한분은 의대 교수님으로 보이는데 외신에 따르면 그 분이 직접 플레이어를 했다고 합니다. 여러가지 의미로 존경스럽습니다. 저자 정보는 다음과 같습니다.


Department of Public Health and Family Medicine, Tufts University School of Medicine, Boston, MA, USA (E T Lofgren BA, Prof N H Feff erman PhD); and DIMACS, Rutgers University, Piscataway, NJ, USA (N H Feff erman)



블리자드에서는 질병 확산을 위해 전염 위험지역으로 부터 플레이어를 격리하려고 노력했지만 질병 확산을 차단할 수 없었다고 합니다. 가상 현실에서 질병 전파 경로는 다음과 같았다고 합니다.



<(C) The Lancet Infectious Diseases, 2007 - "corrupted blood" 전파 경로>


질병 전파는 플레이어의 애완동물과 가상 현실에서 물건 파는 비플레이어 케릭터, 직접 접촉한 플레이어, 간접 접촉한 플레이어간 서로 서로 전염이 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게임을 위해 프로그래밍 된 케릭터, 이런게 몹인가요? ^^;;


레벨에 따라서 질병에 걸리더라도 죽지 않고 질병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현실 세계에서 건강한 성인이 감염된 것으로 보고 레밸이 낮은 케릭터를 면역력이 낮은 노약자 및 소아로 생각하면 현실에서 질병 전파되는 것과 비슷하다는 것이죠.


블리자드는 격리를 시도했으나 질병을 잠재우는데에는 실패했습니다. 결국 감염과 관련된 모든 정보를 리셋해야만 했다고 합니다. 아마 시스템 점검 공지가 떴었겠죠?


연구자들은 격리에 실패한 원인으로 플래이어의 예상치 못한 행동을 꼽았습니다. 격리된 곳을 이탈하여 질병이 있는 곳으로 들어간뒤 다시 돌아와 다른 이들을 전염시키는 행동들이죠. 가상 현실이니 실제로 내가 죽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일어난 일이겠지만, 현실에서도 예상치 못한 행동이 질병을 통제하는데 실패로 이어질 수 있다는 교훈은 줌 셈이네요.


이와 같은 가상 현실에서의 질병 역학 조사의 가능성은 앞으로 조류독감처럼 치명적인 질병의 역학 조사를 시뮬레이션 할 수 있게 될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말뿐만 아니라 지금은 게임회사와 협조해서 가상 현실을 개발하고 있다고 하네요. 아마도 현실과 최대한 비슷한 환경을 만드려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당시 와우(WoW) 하셨던 분들 경험담을 이야기해주시면 이해가 더 빠를 것 같습니다. 정말 그런 일이 있었나요?


첨부 : 아리랑피바람님께서 당시 동영상을 제보해주셨습니다. 빠르게 전염되는 것이 보이네요. 제보 감사드립니다. WoW~!




Source : The untapped potential of virtual game worlds to shed light on real world epidemics, Eric T lofgen, Nina H Fefferman, The Lancet Infectious disease, 2007:7:625-29








블로거뉴스에서 이 포스트를 추천해주세요.



저작권자 © 코리아헬스로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