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이 이제 몇 시간 남지 않았습니다. 헬스로그를 찾아주시는 여러 독자분들과 함께 헬스로그와 닥블의 기사 중 기억에 남는 것을 점검해야할 시간이지만, 요즘 같은 시대에 지나간 뒷일 들추는 것도 시대에 덜 떨어진 것 같아서 그만 둡니다. 맘에 안드는 기사들을 10개만 콕 찝어볼까 했습니다만, 연말이고 하니 그보다는 좀 건설적인 이야기를 해봅니다.

아실지 모르겠습니다만, 2009년에 의사들이 꽤 많은 책을 냈습니다. 아마 서점가서 의사가 쓴 책들을 다 찾아보면 수십권은 될 겁니다. 그 중에서 닥터 조커가 맘대로 10개 베스트랍시고 꼽아 봤습니다. 순위는 판매 부수와 무관합니다.

 
1. 뉴욕의사의 백신 영어 내 생애 마지막 영어 공부법  - 고수민



블로그 '뉴욕에서 의사하기'를 통해 영어 학습의 알파와 오메가를 보여준 고수민 선생님의 책입니다. 영어 실력 향상의 꽃이라고 주장하는 영어책 읽기의 학습과정, 영화를 공부에 활용하는 방법, 영어 일기 쓰기, 어휘력을 향상시키는 방법, 라디오 영어 프로그램을 통한 영어 공부법, 영어 학원과 어학연수의 효과를 극대화시키는 방법 등을 자세히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1위로 꼽은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일단 막강한 블로그 구독자와 평소 원할한 소통을 해왔고 그 결과물을 책으로 잘 담았다는 점에 높은 점수를 줬습니다. 블룩이라고 하죠. 모범 답안처럼 블로그를 운영해 책을 냈습니다. 게다가 마케팅 측면에서 봤을 때도 아주 성공적이였습니다. 책 제목 보세요. '내 생에 마지막 영어 공부법'이라... 왠지 마음이 짠하면서 읽고 싶지 않습니까? 책 대박났다는 소문이 자자한데~ 언제 한국에 들어오셔서 출판턱 내실지 궁금합니다.

   
2. 도시심리학 (심리학의 잣대로 분석한 도시인의 욕망과 갈등) - 하지현 저




파브로 곤충기처럼 꼼꼼하게 우리의 내면을 들여다보며 복잡한 도시인의 마음을 뒤흔드는 심리를  분석한 책입니다. 문자메시지, 폭탄주, 커피믹스, 성형수술,  지름신, 고시, 대리운전 등 다양한 소재를 흥미진진하게 풀어줍니다. 그다지 많이 알려지지 않은 책이지만, 심리학을 좋아하고 특히 사회 속에 숨겨져 있는 습관적 행동 들에 대해 심리학적 분석을 보고 싶다면 꼭 사보시길 추천합니다. 책볼 시간도 있고책살 돈도 있는데 뭘 볼지 모르겠다는 분들은 이책을 사시면 됩니다. 편하게 읽히고 건질 내용도 많습니다.

   
3. 위험한 심리학 (천 가지 표정 뒤에 숨은 만 가지 본심 읽기) - 송형석 저



무한도전 멤버들을 정신 분석하여 화제가 된 송형석 선생님의 책입니다. 현재, 방송활동, 밴드 공연, 만화 연재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계시죠. 거기에 책까지 냈습니다.  ‘다른 사람의 마음을 읽는 노력을 하면서 자신을 알게 되고 똑바로 살게 된다’는 주제로 다양한 인간 분석과 그들을 상대하는 법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4. 서른셋, 지구의 끝으로 가다 (남극대륙에서 깨달은 인생살이) - 고경남



남극 세종기지에 파견의사로 근무한 소아과의사 고경남 선생님의 책입니다. 2010년에 1박 2일 배경이 남극이라니 상상하면서 읽으면 더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이승기의 야외 김치 삼겹살 파티, 이수근의 복불복(남극 얼음으로 팥빙수 먹기), 엠시몽의 남극 펭귄 댄스, 강호동의 혹한기 야외 취침(?)을 미리 상상할 수 있게 만들어 줍니다.

      
5. 건강 기사 제대로 읽는 법 (건강 기사가 당신에게 알려주지 않은 진실) - 김양중



한겨레신문 의학기자로 일하시면서 독자들을 위한 최선의 서비스로 책을 내셨습니다. 넘치는 건강 기사에서 진실을 발견하도록 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아는 만큼 본다는 진리는 건강 분야에도 적용됩니다. 헬스 IQ를 높이는데 도움이 되는 책입니다. 의대생들에게도 권할만한 책입니다.

      
6. 눈초의 광우병 이야기 (과학과 이념의 혼돈을 정리한다) - 양기화  



개인적으로 광우병 피해를 많이 받으신 양기화 선생님의 책입니다.  2008년 광우병 문제를 정리하는 책으로 좋은 자료가 될 듯 싶습니다. 좀 일찍 나왔다면 관심가지고 구입하는 사람이 많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 책입니다.


7. 제너럴 닥터 (어느 이상한 동네병원 이야기) - 김승범, 정혜진 저



의원과 카페 결합 모델을 설정해 양쪽을 훌륭히 소화하고 있는 제닥의 선생님들이 쓴 책입니다. 지루하고 따분한 삶이 아니라 매일 매일 다시 사는 느낌이랄까요? 그런데 책이 많이 팔렸는지 알 수가 없네요. 출판사와도 연락이 끊겼다는 괴담(?)도...

 
8. 인턴일기  초보의사의 서울대병원 생존기 - 홍순범



군대생활처럼 인턴생활은 기억하고 싶지 않은 순간이 많습니다. 초보 의사로써의 미숙함, 과잉 감정 대응이 이 책을 읽으면서 다시 떠올랐습니다. 꼼꼼하게 기록하고 따뜻하게 글을 쓴 홍순범 선생님께 박수를 보냅니다. 의대생들이라면 무조건 일독해야하는 책이고, 인턴 마친지 수년이 지난 모든 의사들에게는 추억이 담긴 책이라 할 수 있습니다.

9. 심리학이 서른 살에게 답하다 (서른 살의 강을 현명하게 건너는 52가지 방법) - 김혜남(신 경정신과의사)



정신과 의사가 쓴 심리학 시리즈가 유행(?)하게 만든 장본인은 김혜남 선생님입니다. 전작 ‘서른살이 심리학에게 묻다’에 답하는 책인데 이 두권으로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셨죠. 젊은이들을 위한 고민을 분석하고 세상을 살아갈 조언을 해주는 좋은 책입니다.
     
10. 영화로 만나는 치유의 심리학 (상처에서 치유까지, 트라우마에 관한 24가지 이야기) - 김준기



사람들이 좋아하는 영화 24편을 통해서 트라우마의 이해에 대해 쓴 책입니다. 정신과 전문의인 저자는 영화 상황과 유사한 실제 환자들의 치료 경험담을 통해 치유하는 방법을 얘기하고 있습니다.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꼭 한번 읽어볼 책이죠.


2009년 의사들의 쓴 책 중 정신과 선생님들이 쓴 책이 상당한 인기를 끈 것 같습니다. 2010년에는? 헬스로그에서 기념 출판한다고 하던데 그 책이 대박 나는 것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헬스로그를 찾아주신 모든 분들 건강하시고 새해에도 복 많이 받으십시요. 새해에도 들썩거릴만한 의료계 뒷담화를 가지고 닥터 조커,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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