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에는 빈곤한 나라들이 많습니다. 그들을 괴롭히는 많은 것들 중 하나는 HIV 감염 소위 말하는 AIDS입니다. PEPFAR (The United States Pregident's Emergency Plan for AIDS Relief)에서는 기금을 조성해 아프리카 남성들이 포경수술을 받게 할 예정입니다. 포경 수술과 AIDS가 무슨 관계일까요?


WHO가 AIDS 만연지역에서 포경수술을 권하는 이유

HIV가 전혀 통제되지 않는다고 이야기되는 아프리카. 김혜자의 '꽃으로도 때리지 마라'란 책을 읽어 보셨나요? 책에 보면 이해하기 힘든 아프리카의 풍습들이 있습니다. 과부가 되었을 때 죽은 남편의 혼이나 악령을 떨치기 위해 마을 주술사(남성)과 잠자리를 하는 풍습이 있다고 하네요. 또한 안전한 성관계에 대해 아직 인식이 부족한 것도 그 원인이겠지요.


HIV가 만연한 아프리카에서 포경수술을 한 그룹과 하지 않은 그룹을 나누어 HIV 전염 정도를 연구한 3개의 역학 조사가 있었습니다. 2005년 Auvert B. 박사의 Randomized, controlled intervention trial of male circumcision for reduction of HIV infection 과 2007년 Bailey RC. 박사의 Male circumcision for HIV prevention in young men in Kisumu Kenya : A randomised controlled trial, 2007년 Gray RH.박사의 Male circumcision for HIV prevention in men in Rakai, Uganda : A randomised trial 입니다.


이 3개의 논문은 포경 수술을 한 남성이 하지 않았을 때보다 HIV 감염될 확률이 낮다는 통계적으로 강한 증거를 제시했습니다. 이와 같은 연구에 따라 아프리카에서 포경수술을 지원하게 된 것이지요. 안전한 성관계에 대한 교육도 물론 계속적으로 병행되야합니다만, 급한불을 끄기위한 다양한 조취중 하나로 보입니다.



포경수술이 어떻게 HIV 감염을 낮출 수 있나?


이와 같은 역학조사 결과를 두고 그 이유가 어디에 있는가 많은 연구가 있습니다. HIV가 감염되는 세포는 Langerhans cell, CD4 T cell, macrophage등 면역기능을 담당하는 세포입니다. 이들 세포가 HIV에 감염되어 역할을 하지 못하게 되어 면역이 결핍된 증상, 즉 흔히 걸리지 않는 암이 발생한다던지, 세균 감염이 쉬워진다든지 하는 후천적인 면역 결핍 증상 (AIDS)가 생기는 것입니다.



국내에서 남성들이 포경수술을 받는 이유


<(C) Lippincott Williams & Wilkins. 2006 - 포경수술로 인한 포피 위치 변화>


본격적인 이해를 돕기 위해 남성 성기의 모식도를 보시면 붉은 색으로 칠해진 부분이 포피입니다. 이 부분에는 HIV의 감염 대상이되는 면역 세포(Langerhans cell, CD4 T cell, macrophage)가 풍부하고 각질화되 있지 않아 침투에 민감하다는 것입니다. 포경수술로 이부분을 제거하지는 않습니다. 포경수술 하기전에는 포피가 귀두를 감싸고 있지요. 이 부분이 HIV를 함유한 질 분비물의 저장고가 되는 것을 포경수술로 막는다는 것이 설득력을 얻고 있습니다. 감염의 기회를 줄인다는 것이지 완벽히 감염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은 아닙니다.


그렇다면 포경수술을 하지 않고 귀두 주위를 세척을 잘하면 되지 않을까? 이런 생각들지 않으셨나요? 전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최근 NIH의 fund로 연구한 것에 따르면 이 아프리카 지역의 남성들을 대상으로 연구를 해보니 포경수술을 하지 않은 사람에 있어서 성관계후 바로 세척한 사람들이 HIV 감염 위험이 더 높았다고 합니다. 이유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추측이 있습니다만 명확하지는 않습니다.


몇가지 납득할 만한 가능성은 질 분비액이 산성이라 HIV의 활성도를 저하시키지 않을까 하는 것과 물로 세척할 경우 중성을 가진 물때문에 HIV 생존이 길어질 수 있다는 정도입니다. 이런 연구 결과 역시 세척으로 감염을 줄일 수 없기에 포경수술을 하는 쪽에 무게를 실어주지 않을까 싶네요. 콘돔 사용등 안전한 성관계에 대한 교육과 실천이 당연히 더 우선순위이며 예방도 뛰어나겠으나 문제는 지켜지지 않고 교육의 효과가 나타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문제로 인해 채택된 방안이라고 생각됩니다.



HIV 예방 목적으로 선진국에도 포경수술을 권하는 것은?


포경수술은 HIV 감염에 있어 감염 기회를 낮출 수 있는 개인적 이득(personal benefit)은 분명 있습니다. 따라서 개인이 포경수술을 할 것인가 말 것인가 선택에 있어 하나의 정보는 분명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보건 당국에서 정책적으로 펼치는 것은 조금 생각해 볼 문제가 있습니다.


우선 아프리카와 미국등 선진국은 역학적 환경이 다르다는 것이 큰 이유입니다. 아프리카등지에서 HIV 전염 경로는 대부분 남성과 여성과의 성관계에 따르는 것이지만 미국에서는 남성과 남성간의 동성애(MSM)에서 전염이 더 많으며 HIV 유병률도 확연히 다르다는 것이지요.


남성과 여성과의 성관계에 있어 통계적으로 남성의 감염을 줄이는 것은 HIV 유병률이 높을 때 나타나는 것이고 미국등 HIV 유병률이 낮을 경우에는 크게 의미가 없을 수 있다는 것이지요. 미국은 HIV 유병률이 0.4%로 알려져있고 아프리카 지역의 국가들은 6%부터 19%까지 보고되고 있습니다. 개인적 이득을 위해 포경수술을 하는 것은 인정하나 정책적으로 권장하는 것은 여러가지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런 주장은 최근 Patrik s. 박사등에 의해 제기되었습니다.



국내에서 남성들이 포경수술을 받는 이유


미국에서 남성의 포경수술 비율은 79%정도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한국은 16세부터 29세 사이 포경수술을 받은 남성이 84% 정도로 알려져있으며 종교적인 이유로 포경수술을 받는 국가 이외에는 상당히 높은 비율입니다. 2002년도 서울대학교병원 비뇨기과에서 대한비뇨기학회지에 800여명을 대상으로 포경수술에 대한 인식 조사를 한 바 있습니다.



<(C) Korean Jounal of Urology, 2002
- 조사 대상의 과반수가 포경수술이 필요하다고 응답>


조사 대상의 70%이상이 포경수술이 필요하다고 응답했고 불필요하다고 응답한 사람이 7%가 되지를 않습니다. 필요하다고 한 이유와 불필요하다고 응답한 이유를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PLoS Med. 2007 Jul 24;4(7):e223.

<(C) Korean Jounal of Urology, 2002 - 포경수술에 대한 견해 차이>


포경수술이 필요하다고 응답한 사람의 대부분이 위생을 위해서라고 대답했고 미용적인 이유와 성관계를 위해서란 응답이 뒤를 잇습니다. 포경수술이 필요없다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은 의학적인 이득이 없다는 이유가 가장 많았고 나이가 들면 저절로 포피가 뒤로 젖혀지기 때문에 필요없다는 응답과 합병증이 두렵다는 이유가 뒤를 잇습니다.


포경수술에 대한 인식은 전문가인 비뇨기과의사들과 그 외 의사들간에도 인식 차이가 있습니다. 이에 대한 조사를 2006년도 전남대학교 비뇨기과학교실에서 조사해 대한비뇨기과학회지에 기고한 바 있습니다. 두 그룹간에 위생을 위해서 포경수술을 한다는 점은 일치했으나 수술 목적중에 질병 치료를 위한 목적은 비뇨기과에서 다소 높게 나타났습니다. 잦은 포피염으로 고생할 경우 포경수술이 필요한 경우가 있기 때문이고 이들은 대부분 비뇨기과를 찾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으로 보입니다.



포경수술이 음경의 길이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글이 길어져 지루하시죠. 잠시 흥미로운 이야기를 할까 합니다. 포경 수술에 대한 많은 속설들이 있습니다만, 그 중 포피를 자르게 되면 음경의 길이가 작아진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해외에도 이런 속설이 있는지 모르겠으나 국내에서는 많은 분들이 이런 의구심이 있는 것 같습니다.


2005년도 전남대학교 비뇨기과학교실에서 2,335명을 대상으로 포경수술을 한 사람과 수술하지 않은 사람을 대상으로 음경의 길이를 조사한 바 있습니다. 연구자들도 논문에 밝혔듯 이런 조사는 처음으로 생각됩니다.


이완기와 최대 길이를 측정했을 때 포경수술을 시행 받은 그룹은 7.92±3.00, 12.03±2.66cm 이였고 수술 받지 않은 그룹은 8.07±1.19 and 11.71±1.81cm 이였습니다. 즉 수술을 받더라도 작아지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음경의 길이는 키와 몸무게와 어느정도 상관관계가 있었습니다.


가끔 네이버 지식In에 자신의 음경 길이를 가지고 고민하는 청소년들이 있습니다. 대부분 정상 범주에 속해 있는 경우가 많은데도 불구하고 자신의 것이 작다고 고민들을 많이 합니다. 인터넷이 확산되면서 서양의 성인 비디오를 보고 속앓이를 하는 경우도 적지 않은 것 같습니다만, 인종간 차이가 분명히 있으며 특히 성인용 비디오에 나오는 사람은 그러한 장점(?)이 있기 때문에 케스팅 된다는 것도 간과해서는 안되겠죠.



포경 수술은 꼭 받아야 하는 수술인가?


아마 그 이야기를 듣고 싶으신 분들이 많으실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신생아 포경수술은 반대합니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지만, 획일적으로 시행되는 신생아 포경수술은 아주 작은 비율이지만 합병증(meatal stenosis)이 있을 수 있다는 이유가 큽니다. 또한 신생아 시기 이후에도 본인이 선택할 수 있는데 신생아 시기에 일괄적으로 시행할 필요가 있을까란 생각이 들어서기도 합니다.


정상적인 조직을 절제할 필요가 없다는 주장도 많습니다. 귀두와 요도를 가려주고 보호해주는 역할을 하는 포피를 절제할 필요가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수술을 통해서 정상적인 해부학적 구조가 변경된다는 것은 뭔가 자연스럽지 않다는 이야기입니다. 아직도 의학적으로도 논란이 분분합니다만, 의학적 장점 또한 많이 있다는 것도 간과해서는 안되는 점입니다.


포경수술은 위생상태를 개선해주고 이는 음경암 발생을 낮춘다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입니다. 더불어 HIV나 그외 성병에서도 개인적 이득을 줄 수는 있습니다. 그 외에도 미용적 목적이나 배우자가 원할 경우에도 수술을 받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반드시 수술을 할 필요는 없습니다. 여러가지 상황을 고려해서 본인이 선택할 문제라고 봅니다.



아직 연구되지 않은 여성의 선호도


배우자가 원해서 성인이 되신 후에 수술받은 분들을 가끔 봅니다. 이 것을 보면 여성분들도 포경수술에 대한 선호도가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 아직 조사된 바는 없는 것 같습니다.

성인 여성분들은 포경 수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비공개] 댓글로 선호/비선호 이유도 알려주세요~!

이전 조사처럼 참여하신 분이 많으시면 정리해서 추후 포스팅 하도록 하겠습니다.


Source : Potential HIV-1 target cell in the human penis, Scott G. McCoombe et al., AIDS, 2006 20:1491-1495
Male Circumcision for prevention of HIV transmission: What the new data mean for HIV prevention in the United States, Patric S. Sullivan et al. PLoS Med. 2007 Jul 24;4(7):e223.
Susceptibility to Human Immunodeficiency Virus-1 Infection of Human Foreskin and Cervical Tissue Grown in Explant Culture, Bruce K. Patterson, American Journal of Pathology, Vol. 161, No. 3, September 2002
Study on Penile Length of Korean Young Adults with or without Circumcision, In Sang Hwnag, Kor J Urol 2005, vol 46(6)
Knowledge and Attitude Toward Circumcision in Korean: a Questionnaire Study for Adult Males Stratified by Age, Taehun Kim, Kor J Urol, 2002, Vol 43(9)

참고 싸이트 : http://www.usaid.govhttp://www.pepfar.go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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