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신 선생님이 올려주신 글 '비싼 병원, 싼 병원의 차이는 뭘까?'에 많은 분들이 부정적인 댓글을 남겨주셨습니다. 저는 만성질환으로 병원을 자주 다니다 보니 조금은 의료 제도에 대해 알고 있는 편이라 생각합니다. 의료 제도를 조금 잘 아는 환자 입장에서 봤을 때 위의 기사 내용이 틀렸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저도 심평원의 기사를 보고 든 생각이 같은 수술명이라고 해서 환자의 상태가 모두 같지는 않다는 것은 어떻게 보정했을까 하는 것이였습니다. 중한 병이라고 생각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대학병원을 선호합니다. 최근에는 지방에서 서울로 쏠림현상까지 겹쳐저 서울에 있는 대학병원으로 집중적으로 쏠립니다. 그런 병원에는 보다 중증의, 까다로운 환자의 수가 더 많다고 봐야 합니다. 다른 병이 함께 있을 수도 있고 고령으로 수술이 까다로운 환자가 더 많을 수도 있습니다. 상식적으로 이해하실 수 있을 것으로 믿습니다.



그런 중요한 사실을 빼놓고 입원 기간과 비용만 공개하는 것은 그 내막을 잘 모르는 의료소비자들이 오해할 소지가 다분합니다.


또 저 통계가 실재로 환자에게는 거의 도움이 되지 않는 이유가 있습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홈페이지에서 직접 보시면
이런 부연 설명이 있습니다.
(http://www.hira.or.kr/rec_infopub_diag.do?method=listDiagAmtClsfcCd&pgmid=HIRAA020103000000)





- 2008년 1월~12월에 병원(상급종합, 종합병원, 병원)에 입원한 건강보험 진료건을 기준으로 산출하였습니다.

- 진료비는 공단부담금과 건강보험본인부담금을 합한 금액입니다.

- 진료비에는 특진료( 선택진료료 ), 특실료 등 비급여 대상과 환자 본인이 전액 부담하는 항목은 제외되었습니다


세번째를 보시면 비급여 항목은 포함되지 않았다고 되어있죠? 그런데 큰 병일 수록 비급여나 전액본인부담 진료비의 비중이 많습니다. 이것이 빠졌다면 실재 환자가 쓰는 의료비와는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옵니다.



고액의 진료비가 나왔을 때 환자의 부담을 줄여주는 제도로 '본인부담상한제'와 '중증질환등록사업'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위 페이지에서 가장 비싼 수술 가운데 하나인 간암에 의한 간엽절제술을 보면 893만원이라고 되어 있는데요. 이때 환자가 부담하는
돈은 5%인 44만7천원입니다..... 간암환자가 실재로 수술비로 50만원이 채 안되는 돈을 쓸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여기에
비급여 항목을 더해야하거든요.

이처럼 비급여나 전액본인부담 진료비에 대한 내용이 빠진다면, 실제 들어간 비용을 제대로 알기 어렵기 때문에 의료 소비자들의 합리적인 소비를 도모하기 위해 공개한 자료로 보기는 더욱 어려워 집니다. 자료의 발표 취지를 보면 "국민들이 병원을 선택할 때 수술에 필요한 건강보험 진료비와 입원기간을 사전에 예상할 수 있도록 안내하기 위해 공개했다"고 했는데 실재로는 진료비를 예상하는데 전혀 도움이 안되는 것이죠. 실제로는 '건강보험 진료비'뿐 아니라 '비급여 진료비'와 '전액본인부담 진료비'로 더 많은 비용을 지출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간단히 요약하면 이 자료는 환자가 실재로 병원을 이용하는데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필요한 자료일 뿐입니다. 그런 사실을 모르고 발표한 것이라면 심평원이 업무를 태만히 한 것이고, 다른 이유가 있다면 늘 그랬듯 그런가 보다 하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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