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의원 블로그가 급속도로 늘어났지만, 직접 블로그를 운영하는 의사들은 많지 않습니다. 치과 의사로서 블로그를 직접하는 이유와 그 동안 얻은 것들을 말씀드릴까 합니다.

1. 소통을 배우다





솔직히 불과 몇개월전 까지만 해도 블로그란 것이 무엇인지 개념조차도 잡히지 않았었습니다. 그러나 블로그가 양방향 소통임을 깨닫는데는 그리 오랜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양방향 소통이 없는 블로그는 아무리 좋은 내용을 담고 있다한들 그저 단순한 일방적인 게시물에 불과한 것임에는 틀림없습니다.

 

그러다 보니 요즘은 치과의사인 제 일상에서 가장 중요하고 양보할 수 없는 키워드는 "소통"이 되었습니다. 술자리를 워낙 좋아하는 술고래 치과의사이지만 아무리 술에 취해 집에 들어와도 새벽 늦도록 혹은 새벽같이 일어나서 밀린 댓글 하나하나에 나름대로 성심껏 답글을 다는 것으로 하루를 마무리 짓거나 시작하곤 합니다.

 

치과의사 블로거로 활동하다 보면, 하나하나가 주요 관심의 대상이 되어 댓글의 양도 매우 많음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 중에는 저를 춤추게 하는 선플이 대부분이지만 솔직히 뜬금없는 악플들도 이따금 있기 마련입니다. 저는 되도록 이런 악플들도 최대한 겸허하게 받아드리려고 노력을 하였습니다.

 

사실 일반사람들 사이에는 치과에 대해 부정적인 시선과 편견들이 너무나도 많이 있음을 저는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 진료를 하면서 환자분들의 푸념에서 느끼기도 하고, 인터넷상의 치과의사들에 대한 저주에 가까운 수많은 댓글들에서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치과에 대한 이런 일련의 부정적인 편견들에 대해 치과의사 당사자로서, 변명이나 강변, 논리적으로 조목조목 따져서 반박하는 것이 아니라 진솔하게 쓰되, 전문지식도 사람들이 이해하기 쉽게 최대한 풀어쓰면서, 되도록이면 밝고 긍정적인 내용이 많이 들어갈 수 있도록 노력을 많이 하였습니다.

 

2. 겸손을 알아주신 환자분들



저의 진심이 통했는지 블로그를 통해서 환자분들이 저를 찾아 이따금 오십니다. 심지어는 제주도나 남도 땅끝에서도 며칠 여관 잡아놓고서라도 저를 찾아 오시기도 합니다.이렇게 멀리까지 저에게 오시는 까닭은 단 한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적어도 성심껏 이야기를 끝까지 잘 들어주고, 부모형제 대하듯 사심없이 진단내려줄 것이라는 "믿음"과 "신뢰"가 그 분들에게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믿음과 신뢰라는 기대에 부응하는 것만이 멀리서 찾아온 보람을 느끼게 해주는 방법임을 누구보다도 잘 알기에 겸손된 마음가짐의 자세로 더욱 노력을 많이 하였습니다.

그러다보니 이젠 몸에 자연스럽게 채득이 되어 실제로 다른 환자 한분한분 보는 것도 겸손한 마음가짐으로 말 한마디라도 더 해드리고 싶고 또 더 들으려고 하게 되었습니다.





달려라꼴찌....인생을 겸손하게 살자라는 의미가 담긴 제 필명입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겸손하게 저의 몸과 마음을 낮추었더니 오히려 더 많은 신뢰를 얻게되고 제가 더 귀해지게 됨을 피부으로 느낍니다.



3. 블로그를 통해 나눔을 실천하다



지난해 6월부터 다음포탈에서 열린편집자로서의 활동, 베스트 뷰 블로거 황금펜 선정, 특종상 등 알게모르게 상금으로 다음캐쉬를 꽤 (대략 70-80만원) 받을 수 있었습니다.  사실 지금까지 일정액수가 모여지면 이것을 모두 희망모금에 기부를 하곤 했습니다.

언젠가도 제 포스팅에 고백한 적이 있었지만, 오른손이 한 걸 왼손이 모르게 하는 것이 진정한 기부라는 결벽증같은 강박감과... 그리고 행여나 사람들이 삐딱한 시선으로 나를 바라보지는 않을까 하는 소심함과 부담감 때문에 기부와 봉사활동에 소극적이고 조심스러웠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막상 한번두번 하다보니, 이런 기부들이 너무나 당연한 것이고, 오히려 나의 영혼을 더욱 충만하게 하는 것 같습니다. 오히려 안하면 무언가 빠뜨린 것 같고, 심지어는 죄마저 짓는 것 같은 느낌 마져 듭니다.

 

꼭, 기부천사 김장훈, 문근영, 정혜영 까지는 아니더라도 제가 할 수 있는 그릇 내에서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찾아서 나름대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정말 신기한 것은 기부와 봉사활동을 하면 할수록 제가 하는 모든 일이 오히려 더 잘되더라는 것입니다.


이렇듯 블로그는 다람쥐 쳇바퀴돌 듯 무료한 일상의 연속이었던 치과의사인 저의 일상과 생각을 많이 바꾸어놓았습니다. 저는 만나는 모든 사람들에게 항상 블로그를 해보라고 권합니다.

그만큼 블로그를 통해서 치과의사인 저는 새로운 세상을 볼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소통, 겸손, 나눔은 블로그를 통해서 치과의사인 저에게 보여준 어떻게 세상을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배움과 해답이고, 또, 그 매력에 푹 빠져 치과의사로서 직접 블로그를 운영할 수 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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