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지상파에서는 드라마 속 흡연장면을 제한하고 있습니다. MBC에서는 2004년 6월부터 금지했고 KBS와 SBS는 이보다 전인 2002년 12월부터 드라마에서 흡연장면을 방영하지 않기로 결정했습니다. 이런 결정은 청소년에게 유해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견 때문이였지요.




<펄프 픽션 포스터 - 관능적인 우마써먼의 흡연 모습>


막연히 생각해보면 유명인의 흡연장면은 모방을 유발할 수도 있고, 고민이 있거나 화가 날때 흡연으로 해소한다는 무의식적인 학습이
이뤄질 수도 있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미디어와 흡연과의 연관성에 대해 어떤 연구가 있었던 것일까요? 많은 연구가 있었지만 과거의 연구 중 몇 가지를 골라서 정리해보고 최근에 나온 연구를 마지막에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1. BMJ. 2001 Dec 15;323(7326):1394-7, Effect of seeing tobacco use in films on trying smoking among adolescents: cross sectional study.Sargent JD, Beach ML, Dalton MA, Mott LA, Tickle JJ, Ahrens MB, Heatherton TF.

Sargent JD 등은 영화속 흡연이 청소년이 흡연을 시작하는데 영향을 미친다는 가설을 세우고 이를 확인하기 위해 9세부터 15세까지의 청소년들 4919명을 대상으로 조사했습니다. 흡연 장면이 있는 영화 601편 중 노출 정도에 따른 흡연률을 조사했을 때 0-50편을 본 청소년 중 4.9%, 51-100편을 본 경우 13.7%, 101-150편을 본 경우 22.1%, 150편 이상을 본경우 31.3%로 나타났습니다. 이에 따라 연구자들은 흡연 장면이 청소년 흡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했습니다. 이 연구는 전향적인 연구는 아니였고 cross sectional study였습니다.


2. Lancet. 2003 Jul 26;362(9380):281-5. Effect of viewing smoking in movies on adolescent smoking initiation: a cohort study.Dalton MA, Sargent JD, Beach ML, Titus-Ernstoff L, Gibson JJ, Ahrens MB, Tickle JJ, Heatherton TF.

Dalton MA 등은 전향적인 연구를 했습니다. 연구의 결과의 신뢰도가 전향적인 연구가 더 높습니다. 10세부터 14세의 청소년 3547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시행했습니다. 추적 관찰중 2603명(73%)만이 남았고 연구가 시작될 당시 10% 청소년이 흡연을 하고 있었습니다. 흡연이 나오는 영화를 많이 본 그룹에서는 흡연이 17%, 많이 보지 않은 그룹은 3%에 불과했습니다. 흡연이 나오는 영화를 볼 경우 2.71배 (95% CI 1.73-4.25) 높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하네요. 특히 부모가 흡연을 할경우 이런 현상이 더 강화되는 것을 볼 수 있었다고 합니다.


3. Am J Public Health. 2004 Jul;94(7):1239-44. Do favorite movie stars influence adolescent smoking initiation? Distefan JM, Pierce JP, Gilpin EA.

Distefan JM 등은 흡연을 한적이 없는 청소년들이 좋아하는 영화 배우를 고르게 했을 때 3분의 1에서 영화 중 흡연 장면이 나오는 배우들을 지목했었고 이런 경향은 추후 흡연하는 독립적인 위험인자라고 주장했습니다. 특히 이런 경향은 남자 아이들에 비해 여자 아이들에게 심했다고 하네요.


4. Adolesc Med Clin. 2005 Jun;16(2):345-70, Smoking in movies: impact on adolescent smoking.Sargent JD.

Sargent JD 등은 영화에서 유명 배우가 흡연하는 장면이 사람들에게 행동 양식을 변화시킬 만큼 강력하다고 말하며 청소년의 건강을 담당하는 소아과 의사들이 앞장서서 영화산업에 이러한 흡연 장면을 내보내지 않도록 목소리를 높여야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청소년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중복되는 내용은 설명을 하지 않았습니다.)


5. Pediatrics. 2005 Nov;116(5):1183-91. Exposure to movie smoking: its relation to smoking initiation among US adolescents.Sargent JD, Beach ML, Adachi-Mejia AM, Gibson JJ, Titus-Ernstoff LT, Carusi CP, Swain SD, Heatherton TF, Dalton MA.

10세 부터 14세의 6522명의 미국 청소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입니다. 당시 박스오피스 상위권의 영화 532편을 가지고 분석한 결과 이런 영화를 본 청소년이 흡연 위험이 높았다는 분석입니다. 따라서 청소년이 보는 영화에 있어서는 흡연 장면을 제한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6. Pediatrics. 2005 Dec;116(6):1516-28. Smoking in the movies increases adolescent smoking: a review.Charlesworth A, Glantz SA.

Charlesworth A. 등은 40개의 연구를 고찰하여 분석한 결과 1950년부터 1990년까지 연화에서 흡연은 줄어들었지만 1990년 이후 다시 늘어났다고 분석했습니다. 영화속 흡연은 성인의 행동으로 묘사되지만 보는 청소년들은 여러 연구에서 흡연을 시작하게 되는 위험인자였다고 말하며 영화 등급을 책정할 때 흡연 화면이 있는가도 참고해야한다고 주장했습니다.


7. Minerva Pediatr. 2006 Feb;58(1):27-45. Smoking in film and impact on
adolescent smoking: with special reference to European
adolescents.Sargent JD.



Sargent JD등은 유럽에서 공연되는 절반의 영화들이 미국에서 건너오고 흡연 장면이 많다는 것을 지적하며 이러한 것이 유럽
청소년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연구해야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리뷰저널이라서 이전 연구에서 나온 흡연 장면이
청소년에게 미치는 영향은 설명을 하지 않겠습니다.)


많은 연구가 있었네요. 영화속 흡연 장면만 청소년 흡연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겠지요. 다양한 변수들이 있을 수 있습니다. Sargent JD란 분은 Dartmouth 의과대학 소속 소아과 교수이신데 굉장히 열성적으로 연구를 하시는 것 같습니다. 이번에도 논문이 발표되어서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올해 9월에 발표된 연구에는 10세 부터 14세 까지 6522명을 대상으로 연구했고 8개월, 16개월, 24개월에 추적관찰하면서 증가 양상을 본 것입니다. 영화 532편을 기준으로 삼았는데 이 영화의 74%에서 흡연 장면이 있었다고 합니다. 흡연이 나오는 영화를 많이 본 청소년의 경우 8개월, 16개월, 24개월 시간이 지날 수록 발생률이 증가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고 합니다.


이런 흡연에 영향을 미치는 위험 인자를 여러가지로 분석(multivariate harzard model)해 본 결과 영화 중 흡연이 통계적으로도 위험 요인이였고 이외에 나이가 들어가는 것 자체도 흡연에 영향을 미쳤으며, 부모와 친구의 흡연, 유행을 따르는 경향 역시 위험 인자가 된다고 합니다. 부모의 학력이나 형제의 흡연, 학교 성적, 매주 보는 영화의 수, 부모와 함께 영화를 보는 것등은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하네요.


흡연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야 많은 분들께서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건강을 위해서 금연을 하는 것이 좋겠지요. 성인들은 흡연의 위해성을 알고도 피우겠지만, 이런 위험을 잘 인지하지 못한 상태에서 유행처럼 퍼지는 청소년 흡연은 어른들이 신경써야 할 부분입니다.


영화속 흡연을 제한하는 것은 예술의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것일 수 있기 때문에 불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만, 청소년에 유해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들의 경고를 무시만 할 수도 없는 것 같습니다.


Source : Exposure to Smoking Depictions in Movies, Its Association With Established Adolescent Smoking, James D. Sargent, MD et al. Arch Pediatr Adolesc Med, vol. 161 (no. 9), sep.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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