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성기능 장애에 대한 조사는 아직도 대규모 조사가 그리 많지 않은 상태입니다. 일반적으로는 남성보다 높은 30~50%의 유병률이 보고되어 있습니다. (Spector & Carey, 1990) 그럼에도 불구하고 병으로 인식하는 경우도 낮고 문제로 인식하더라도 상담하기 어려워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최근에 The Women's Sexual Health Foundation에서 391명의 여성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1차 진료를 담당하는 의사가 성생활에 대해 방문 시 마다 물어본 경우가 거의 없었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방문 때마다 물어 보는 경우는 9%에 불과했다고 하는데 이 수치는 제 개인적으로 매우 높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매번 성생활이 괜찮냐고 물어보기 정말 어렵지요.


특히 젊은 여성의 경우에는 이런 질문 자체가 '실례'가 될 수도 있기 때문에 뜬금없이 묻기는 어렵지요. 또한 의사들 역시 사람이기에 자칫 난감한 분위기를 만들기 꺼리는 경향도 있을 겁니다. 또는 중한 질병을 가진 환자에게 그런 질문을 하는 것 자체가 '지금 내가 그런 것 걱정하게 생겼소?' 란 반응을 보일 수도 있고 반대로 의사가 '지금 이렇게 큰 병이 있는데 성생활은 사소한 것이다'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요. 여러 가지로 이야기 꺼내기가 어려운 것 같습니다.


연구 결과에 따라 다릅니다만, 여성 성기능 장애(Female Sexual Dysfunction)은 암을 가지고 있는 경우 90%에서 나타난다는 보고도 있으며 폐경기 후 여성의 55%에서 성관계시 어려움을 겪는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만성 질환이나 요실금을 가진 경우에도 빈도가 높다고 알려져있습니다. 건강상태가 좋아지지 않거나 변화가 있을 경우 또는 요실금처럼 성관계시에도 실금이 있을 경우에는 성생활이 더 이상 즐겁지가 않아질 수 있다는 것이지요.


이런 의학적인 측면에서 주치의가 여성 환자에게 성생활을 묻는 것은 매우 바람직할 수 있습니다. 또한 여성들도 자신의 성생활에 대해 적극적인 자문을 얻으려고 노력할 필요도 있을 것 같습니다. 미국의 경우이긴 합니다만, 의사가 성생활에 대해 묻는 것에 대해 71.68%에서 편안하게 느꼈다고 하며 상당수의 경우 의사가 성생활에 대해 물어주기를 바랬다고 하네요. 국내라면 다른 결과가 나왔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여성의 경우 남성 성반응에서 보이는 발기라는 비교적 단순한 현상과 달리 성욕구와 성각성의 과정에 정신역동학적 부분이 많이 반영되기 때문에 성반응을 객관적으로 측정한다는 것이 매우 어렵고 그 원인에 따라 치료방법도 매우 다양합니다. 또한 의학적 치료 이전에 배우자와의 대화도 필요하며 함께 상담과 진료를 받아야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의학적으로도 앞으로 연구할 것이 많은 부분이기도 합니다.


아쉽게도, 적극적으로 대처한다면 많은 부분이 개선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러가지 여건이 되지를 않는 것 같습니다. 최근에는 적극적인 여성분들이 많아졌다고는 합니다만, 아직 성에 대한 이야기는 금기시 되는 분위기가 많이 있기 때문입니다. '오르가즘'이 무엇인지 모르고 평생 사셨다는 나이든 여성분이 생각납니다.



저작권자 © 코리아헬스로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