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은 건강 유지와 질병의 예방, 치료에 관한 과학으로 학문연구와 의술시행이 그 기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의학이 과학의 범주안에 들어있으나 통상적인 물리학이나 화학등 실험실에서 이뤄지는 학문이 아닌 대상이 사람이기 때문에 시행착오의 가능성이 최소화해야하며 검증되지 않은 경험적 사실이나 권위적인 독선에 의해 시행되서는 않됩니다.


"과학의 공통적인 점은 다루고 있는 대상으로 구별하는 것이 아니라 그 방법에 있다" (Pearson, 1951) 는 말에서 알 수 있듯, 의학 역시 과학적 방법론에 의해 연구되고 발전되어 왔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의학이란 학문 역시 이해하기 어려운 영역만은 아닙니다.


과학을 보통 좀더 신뢰할 수 있고 좀더 효율적인 상위의 가치 개념으로 이해하는 것은 역사적인 배경이 있습니다. 과거에도 연역적인 삼단 논법으로 논리적인 것을 강조해 왔으나 그 전제가 항상 옳은 것은 아니고 보편 타당한 전제 자체가 관찰이나 경험을 통해 이뤄진다는 것을 알게된 이후 경험주의적 실증주의적 방법으로 변화된 것이지요.


천문학의 케플러나 갈릴레이, 수학의 데카르트등이 관찰과 실험으로 새로운 사실을 발견한 것은 당시로써는 굉장한 발전이였고 이로 인해 막연한 믿음이나 미신, 권위에 의존하는 방법 보다 상위의 가치를 인정 받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과학하면 떠오르는 뉴튼의 만유인력의 법칙,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 보일의 법칙등 수치로 일반화하는 물리학등과는 달리 의학은 그렇지 못합니다. 살아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연구다 보니 한 사람에게서 나타난 현상을 가지고 수식으로 만들수 있는 경우가 드물다고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독감 바이러스에 노출이 되었는데 어떤 사람은 감염이 되고 어떤 사람은 감염되지 않습니다. 여기에는 여러가지 개인차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을 감안해야 하는 것을 뜻합니다. 의학에서의 인과성은 복잡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인과관계 추론이 어렵습니다.


그렇다고 포기할 수는 없겠지요. 처음에는 각 의사의 경험을 토대로 치료를 했습니다. 이런 경험들이 모여 의학의 기본이 되었다고 할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이런 경험에만 의지 하는 것은 과학적으로는 매우 약한 증거라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많은 환자들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의학적 진실을 규명하기 위해서 다양한 연구 디자인이 생겼습니다. 이는 과학의 특징인 일반적 적용이 가능한 법칙을 찾는 것에 해당됩니다. 가장 강력한 증거를 보여주는 것은 전 인류를 대상으로 실험을 하는 것이겠지만, 그 것은 불가능합니다. 또한 질병의 원인으로 추정되는 물질을 주입후 실제 질병이 생기는 것을 보면 가장 인과 관계를 확실히 알 수 있겠지만, 이는 윤리적으로 할 수 없는 일입니다.


이런 제약들 때문에 가급적 많은 수의 무작위로 추출된 환자들을 대상으로 연구는 이뤄집니다. 질병의 원인이 되는 것을 제외하거나 예방하는 방법을 취했을 때에 그렇지 않았던 사람들과 어떤 확률로 더 나은 결과를 가지게 되는지 확인 하는 것입니다. 이외에도 다양한 연구 디자인이 있으며 그 디자인과 대상자 수에 따라 과학적으로 증거(evidence)의 강도는 다를 수 있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메타분석이 무엇인지 설명하면서 잠시 설명했기 때문에 넘어가겠습니다.


그러나 한번의 연구 결과를 사실로 믿고 그대로 치료 방침을 삼는 것은 위험합니다. 같은 연구를 다른 시간, 다른 연구기관에서 일관성있게 결과를 나타내고 기존의 과학 지식으로 설명이 가능하며 이러한 것을 학계에서 검증한 뒤에서야 치료로 이어지게 됩니다.


이런 과정은 가장 효율적인 방법을 찾는 과정입니다. 과학이나 의학이 진리를 탐구하는 것도 있지만, 인간으로 지금까지 현존하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을 찾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때로는 생물학적으로 이해가 불가능하다는 이유로 거부되었던 이론도 있습니다. 19세기에는 수술할 때 손을 는 것이 과학적인 근거가 없다고 생각되었습니다. 당시 출생후 산후열의 원인이 감염에 의한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었던 일이니까요.


시간이 흐르게되면 지금의 의학, 지금의 과학보다 더 많은 것을 알게될 것이고 지금은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되던 것이 나중에는 사용되지 않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지금으로써는 최선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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