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이야기할 영화는, Dreamworks의 애니메이션, '슈렉Shrek'입니다.



1편에서 절묘한 상식 비틀기로, 전형적인 전래동화, 디즈니식 만화영화 등등 거침없이 패러디하며 엄청난 히트를 했었던 이 작품이 벌써 4편째 나오네요. 와우.. 평점은 2편, 3편으로 갈수록 조금씩 떨어지고, 흥행 성적도 조금씩 떨어지고는 있지만, 그래도 아직까지는 기대할만한 시리즈인 것 같습니다.

저도 2편, 3편은 너무 높아진 기대치 때문인지 1편만큼 감동받으면서 보지는 않았지만, 4편이 3D로 나온다는 이야기에 왠지 또 기대가 됩니다. 하하

아마 슈렉에서 가장 유명한 장면은, 바로 이넘.. 장화신은 고양이 되겠습니다.허허.. 극장에서 너나할것없이 다같이 바로 탄성이 나오던, 그야말로 대박 장면. 하지만 치과의사의 눈으로 보면 또 재미있는게 많이 보이는 슈렉입니다. CG로 만든 캐릭터다보니, 털 하나, 주름 하나까지 다 의도되어 캐릭터 설정에 들어가있는데, 슈렉의 이빨이 좀 특이하다보니 자꾸 시선을 끌게 됩니다.



1편에서 오프닝신에 슈렉이 양치하던 장면 기억나시는지요. 진흙탕에서 목욕하면서, 말도안되는 치약(!)으로 칫솔질하고서는, 자기를 잡으러온 마을사람들을 겁주는 장면입니다.



(영화상 한밤중의 장면이라, 너무 어두워서 밝게 했더니, 색깔이 허옇게 떴네요.. 제가 이런 뽀샵을 잘 못해서..;;)

아.. 슈렉 치아 지저분해요. 예전에 '헐크'의 치아를 이야기할 때 언급한 적이 있지만, 깨끗한 치아보다는 이렇게 지저분한 치아가 마을사람을 겁주는 괴물, '오거'에게 더 어울릴겁니다.

치아-잇몸 경계부에 까맣게 보이는 것으로보아, 치석도 끼어있구요, 전반적으로 착색이 되어있네요. 하긴.. 그런 해괴한 방법으로 칫솔질하니까, 제대로 관리가 될리가 없지요. 어찌보면 당연하다할 수 있겠습니다.^^

뭐 이런 점이야, 괴물로써의 슈렉을 강조하는 장면이다보니 더 그렇구요. 영화 전반에 걸친 착한 슈렉에서는 다른 생김새의 특징이 강조됩니다.



(슈렉 1편의 마지막 클라이막스 장면입니다.)

분명 마을을 위협하는 괴물, '오거'임에도 순박한 이미지, 정감가는 인상, 투박하지만 은근히 착한 성격의 슈렉. 이런 인상을 드러내는 얼굴 생김새로는 귀여운 모양의 귀나 긴 속눈썹의 동그란 눈도 있겠지만, 슈렉의 입과 치아도 중요한 몫을 합니다.

사람에 비해 뭔가 부족해보이는 치아 개수, 거무티티한 치아색, 넙적한 치아 모양 등등.. 슈렉의 치아에서도 그 중 포인트라 할 수 있는 것은 바로 듬성듬성 나있는 치아들, 바로 그 '틈새'입니다.

이러한 치아 1개의 빈자리로 인한 검은 공간이 주는 정상에서 치아 한개가 모자란, 즉 '나사 하나 빠진' 이미지와는 또 다른거지요. 쉽게 말해 이건 그저, '바보' 이미지.

치열 전반에 걸친 틈새는 좀 더 미묘한 느낌입니다. 이 틈새가 전해주는 이미지가 약간의 어리버리하면서도 조금 모자란 듯 하기도 하고 순박하고 투박하면서도 정감가는 인상을 줍니다.





치아가 턱에 비해 작다든지, 반대로 치아에 비해 턱이 크다든지 등의 크기의 부조화나, 애초에 치아 개수가 모자라거나 발치 등의 치아 상실로 인해 그만큼의 공간이 남게되는 경우 등등, 여러 이유로 치아 전반에 걸쳐서 이렇게 뜨문뜨문 틈새가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치아 사이의 틈새는 일부 원인을 제외하고는 그 자체가 질병이라고까지 하기는 애매하지만, 대개 심미적인 이유로 치료를 많이 하게됩니다. 보통 교정이나, 레진 수복, 라미네이트 등의 보철등 여러가지 방법을 통해 해결할 수 있습니다.
 
결과도 한눈에 누구나 확인할 수 있고 아주 드라마틱하지요.



(드라마틱하지요? 허허..)

 그래서 어릴때 아예 교정을 시작하거나, 성장이 어지간히 종료되고 입시의 압박(!)에서 벗어나는 20대 초반이나, 입사면접이나 결혼을 앞두고 하는 경우가 많기는 합니다만, 이런 상태로 계속 살다가 자식들 다 키우고 한 숨 돌리는 중년에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한편, 치주가 않좋은 중년 여성의 경우, 잇몸뼈가 치아를 잡아주는게 약해지면서 젊었을 때보다 치아 사이가 점점 더 벌어지는 경우가 제법 있습니다. 이런 경우는 잇몸치료와 병행해야합니다. 이건 단순 심미의 문제는 아니라, 치주 문제로 인한 이차적으로 치아가 이동해 발생한 틈새죠.

이른바, '복 나간다'는 이런 틈새는 우리나라는 전통적으로 별로 좋아하지 않지요. 게다가 앞에서 언급한 이런 틈새가 주는 '이미지'는 누구라도 선호하지 않구요. 마찬가지로 착한 괴물이 나오는, 픽사 사의 '몬스터 주식회사'의 주인공 설리반와 비교해보겠습니다.



한 눈에 보기와도 슈렉과는 차이가 있지요? 뚜렷한 송곳니와 뾰족한듯 둥글게 각이 서있는 가지런한 치아들, 빈틈없이 하얀 치아들은 슈렉의 치아들과는 분명한 차이가 있습니다. (어이..너무 가지런한거 아냐?;;)
 
영화상에서 설리는 나름 몬스터 주식회사의 에이스, 우수 직원이거든요. 설정상 아이들 겁주는데 있어서 최우수 사원이므로 송곳니를 포기할 수 없었겠지만, 입안만 놓고보면 아이들 영화에 있어서 친근감(!)을 주기에는 슈렉의 승리로 생각됩니다.

왜 그럴까요?

아래턱의 치아의 개수가 대략 10개 정도 되지요? 아마 위의 치아의 개수도 엇비슷할 것 같네요. '치아 사이가 틈새가 있는 10개의 치아로 이루어진 치열'. 바로 아이들의 젖니, 유치입니다.

유치의 치아사이 틈새는 나중에 사이즈가 더 큰 영구치로 갈면서 메워지게 되는 자연스럽고, 또 필요한 공간입니다.

(그래서 오히려 너무 가지런한 유치는 나중에 덧니의 가능성이 있지요.)



앞에서 이야기한 이런 틈새가 있는 삐뚤삐뚤한 치열의 이미지, 즉 약간의 어리버리하면서도 조금 모자란듯하기도하고 순박하고 투박하면서도 정감가는 인상은 사실 어른이 아이의 치열을 갖고 있는데서 받게되는 인상인 것도 있다고 봅니다.

그러다보니 아이들이, 혹은 어른들도 무의식중에 친밀감을 느낄 수 있고, 감정이입의 여지가 많아지는 장점을 갖게 되지 않나 싶네요. 일종의 치과 영역에서 '동안'인 것이죠. 와우.

거기에 비하면 설리반의 이 이빨들은 기르는 강아지를 연상할 수는 있어도, 아이들이 자연스레 자신과 동일시하면서 감정 이입하기에는 장벽으로 작용하지 않을까 싶죠.

영화 몬스터 주식회사에서는 겁없는 꼬마 주인공 '부'가 있기에 설리반이 관객과 거리를 둔 주인공으로 있어도 괜찮았을 수도 있겠습니다. (어차피 설리반은 결국 부의 애완동물 아니더냐! ...뭐래;;)'
 
영화 슈렉에서는 오거 슈렉의 원맨쇼 성향이 강하므로, 드림웍스가 더 그런 선택을 했을지도 모르겠네요.

하나 아쉬운 것은 이런 슈렉의 치아의 설정이 시리즈가 계속될수록 조금씩 변한다는 것입니다. (이봐 자네, 영화가 좀 히트했다고 치아 교정이라도 받은게냐...;;;;;) 치아 사이 틈새가 없어졌네요. (변했어.. 변했어...ㅠㅠ)



특히 아래의 툭 튀어나온 덧니는 1편에서는 그냥 삐뚤빼뚤 나면서 툭 튀어나온 느낌이라면, 2,3편에서는 옆의 치아들에 밀려 공간이 부족해서 툭 튀어나온 느낌입니다. 잇몸 질환, 흔히 말하는 풍치로 이렇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당연히 중년층 이상의 고연령에서 관찰되는 특징적인 소견이지요. (즉, 인사돌 마케팅 타겟 연령층)

이제 결혼했고 애아빠가 되는 캐릭터이기 때문에 나이도 좀 들어보여야해서 그런건지, 캐릭터 설정 담당자가 바뀌면서 그냥 바뀐건지, 뭔가 다른 어떤 사정이 있어서 바뀐건지는 모르겠네요.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아쉽네요.

예전 슈렉이 전 더 마음에 들었어거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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