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거뉴스는 기성 언론과 다른 블로거가 만들어가는 대안미디어라고 합니다. 기성 전문저널리즘의 틈새에서 소외된 분야에 대해 이야기 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지만 반대로 전문성이 결여되어 실험에 실패한 외국 사례도 있습니다. [관련글 : 시민저널리즘 결국 유행일 뿐이었나]


블로거뉴스를 아끼는 사람으로 우리가 만들어가는 뉴스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많은 사람이 블로거로 뛰어들어오고 또 전문영역의 사람들과 기성 미디어의 기자분들도 참여를 해야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관련글 : 블로거뉴스의 추천권한 논란보다 더 큰 문제]


제휴사로 기자님들이 블로거뉴스에 들어올 때 논란도 있었지만, 더 많은 의학정보와 우리 나라의 의료시스템의 문제점들에 대해 좋은 글들을 써주시리라 믿었습니다. 그리고 믿고 싶습니다. [관련글 : 다음 블로거 뉴스의 변화, 기자 블로거의 등장]


댓글들을 통해 많은 이야기를 나눈 동글로거(이동근기자)님을 통해 기자분들께서 가지는 어려운 점들과, 의학정보의 유통이 빨라지고 경쟁적으로 바뀌면서 정확성 보다 그리고 그 내용적 가치보다는 흥미위주로 흘러가는 현실에 대해 많은 공감대도 나눴습니다. [관련글 : 의학 연구, 방송, 기사마다 그 내용이 다르다.]


언론에 기고하는 기사는 어쩔 수 없이 속도와 얼마나 많이 읽어주는지가 중요하니 내용의 중요성보다 흥미 위주의 낚시성 제목이 실릴 수 있다고 생각하겠습니다. 블로거뉴스에서 만큼은 조금 더 신중할 수 없을까요? 제목이 흥미를 끌지 않으면 어떻습니까? 제가 기자님들 블로그를 RSS를 통해 구독하기 때문에 혹시 블로거뉴스에 송고하지 않은 기사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만 아마 블로거뉴스에 보냈던 기사로 생각되는 것들을 아래 적어보겠습니다.


이효리가 흔들면 더 맛있을까?
: 내용은 재미있습니다. 술을 흔들어 마시면 더 맛있는 이유도 새로 알았고요. 그렇지만 전 '이효리가 뭘 흔들지?' 궁금해서 들어가봤습니다. 파닥파닥...


어느 암센터 교수의 고백
: 호스피스, 완화의학에 대한 좋은 이야기인데... 전 암센터 교수님이 범죄사실을 고백했다는 줄 알았습니다.


‘젖’짜다가 ‘피’ 본다? 위험천만 ‘유축기’

: 그냥 성능 불량한 유축기 유통이 많다 정도로 기사를 내보내도 좋을텐데, 제가 작명 쎈스가 떨어져서 이해를 못하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이 기사 쓰신 분도 여성분으로 아는데 제가 보기에는 여성분들이 이런 제목 별로 안좋아 하지 않을까요.


한국 부검의는 변태? 천만에! CSI도 울고 간다
: 내용은 우리나라 법의학자들의 실력이 굉장하다는 이야기였습니다만, 왜 변태란 단어가 들어갔는지 궁금해서 클릭한 분들도 많았을 겁니다. 영화에 법의학자 별명이 변태인가 보죠?


병원비 무서워서라도 건강검진 꼭 받으세요!!
: 건강을 지키고 국가적으로 봐도 의료비 지출을 줄이기 위해서 조기진단과 치료는 정말 중요하죠. 그래서 건강검진도 국가에서 지원하는 것이고요. 병원비가 무서워서 건강검진 받는 것은 아니겠죠...


연말에는 애 낳지 말아라?
: 이제 내용이 타당하면 제목이 자극적이여도 이젠 이상하게 느껴지지가 않습니다. 너무 자극적인 제목에 익숙해져서 그런 것 같습니다. 정말 내용은 중요하고 좋았습니다만, 연말에 아무도 애 낳지 말라고 하지는 않았습니다. 복건소등 지원 문제가 있었던것이지... 이 것 때문에 애 안낳지는 않죠.


김지수 선수 사망....국가대표 팀닥터가 '자원봉사자'라서?
: 김지수 선수와 팀닥터가 '자원봉사자'인 것과는 직접적인 상관이 없었죠. 내용을 보면 스포츠를 사랑해서 자원봉사로 나서는 의사들이 자원봉사의 한계를 이야기하고 있고 우리나라 스포츠 발전을 위해 자원봉사체제가 아닌 고정 팀닥터가 생겨야하지 않을까 하는 내용입니다. 전 사고 났는줄 알았습니다. 자원봉사자 팀닥터가 진료를 제대로 못해서...


요즘 군 의병제대 청탁금은 1000만원대?
: 군의관이 청탁금을 거절한 훈훈한 이야기입니다. 국방부 홍보 자료에 있으니 전시용 사례라고 비웃는 것이야 자유지만 제목에는 청탁금 1000만원에 의병제대가 된다는 것 같지 않나요?


메스 들고 돌격 앞으로? 어이없는 예비군 소대장
: 군의관이 예비군 소대장을 하면 어이없어지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군의관이 예비군에서 메스 들고 돌격할리는 없는데 특정 직종 비하로 클릭을 유발할 수는 있겠습니다만, 기사화 하려면 어이없는 군의관 출신 소대장들을 찾고나서 써야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올 연말, 탈세의사보다 기부한 의사를 만나고 싶다
: 최근 의사에 관한 비리관련 뉴스가 많습니다. 저역시 정당한 비난을 받고 바뀔 것은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만, 이 뉴스에는 탈세한 의사가 있다는 것이 아니라 요즘 시선이 이러한데 기부 많이 했다는 의사들도 좀 있어봐라라는 글입니다. 생색내기 위한 기부를 한 의사들 명단은 사실 많아요. 그 사람들과 병원은 알리고 싶은데도 취재를 안해주죠. 조용히 봉사하고 묵묵히 일하는 많은 의사들도 있고 오히려 좋은 사례를 좀 알려주세요. 다른 블로거기자님이 썼다면 의사에 대한 사회 인식이 이렇구나 스스로 반성이라도 하겠습니다만, 기자님들이 쓴 글들은 클릭수 늘리기 위해 만든 기사 같습니다. [관련기사:두 자녀 결혼자금 3억씩뿐 200억원+α ‘아름다운 기부’]


아직도 의사와 결혼하는 게 꿈인가요?
: 앞의 기사에서는 의사가 사회지도층인데 봉사도 하고 기부도 좀 해라는 취지였는데요. 이와는 정 반대로 의사 먹고 살기 힘들다며 연봉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또 결혼정보회사에서 분류한 상위등급에서 하향 조정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직장의 가치가 '돈'이 아니죠. 의사들도 경제적으로 어려운 사람 많다는 것은 이제 많이 알려진 일이라 이런 기사가 틀린 이야기는 아닙니다만 올렸다 내렸다, 한 직업 전체를 일반화 해서 쓰는 기사들은 낚시성 아닌가 모르겠습니다.


사실 이런 지적을 하지 않아도 독자들이 알아서 잘 판단해 주실 것으로 생각합니다. 낚시성 제목은 그렇다 치죠. 저도 안 읽혀주는 글 보다는 읽혀주는 글을 쓰고 싶은 맘이 없는 것이 아니니까요. 그런데 의료시스템에 대한 이해를 어떻게 하고 있으신 것인지 우려스러운 글도 봤습니다.


내가 암이라구요? 죽는 줄 알았다
: 몸이 아픈가운데 병원에서 불안에 떨며 겪었던 상황을 잘 말씀해 주셨습니다. 응급실에서 환자의 신뢰를 빠르게 형성하는 방법에 대해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메세지와 친절해야한다는 말씀도 정말 좋습니다. 제목이 자극적이지만, 본인이 겪으신 일이신데 제목이 어떻다고 이야기 하지도 않겠습니다. 하지만 의학 신문 기자인데 응급실 시스템이 어떻게 되는지, 수련병원에서 전공의들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도 공부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암vs종양, 병원 3군데는 가야 정확하다

: 암에 걸린 환자분들이 진단 받고 무조건 서울로 올라가는 요즘입니다. 서울의 대학병원은 엄청난 수술 대기를 해야하는 경우가 많죠.  자칫 병을 키울 수 있습니다. 개인적 경험과 옆사람의 이야기를 곁들이신 것도 좋습니다만, 의학기자라고는 생각이 전혀 안듭니다. 저도 이전에 이차자문(secondary opinion)에 관해 쓴 적이 있습니다. 자신의 질병에 대해 의구심이나 다시 확인하고 싶은 것은 당연히 있을 수 있는 일이고 환자 권리죠. 3군데나 가야하지는 않습니다만 이차자문은 어떻게 이뤄지는지는 제가 예전에 쓴 글을 참조하십시요. [관련글:다른 의사에게 다시 진단 받는 것 필요한 것인가?]


의사들이 지방으로 간다굽쇼? 그래도 강남.....!
: 대도시에서 지방으로 가지 않는 경우가 많죠. 의사들의 수를 늘려도 지방으로 잘 안갑니다. 과거에 비하면 많이 갑니다만... 저도 문제 제기에 동의합니다. 하지만 강남의 성형외과를 예로 들어 설명한 것은 잘못된 예입니다. 성형이란 것이 평생 1-2회 하면 많이 하는 것이고 환자들도 모여있어 편리하게 이용하고 있지요. 질병 치료에 중요한 병원들이 강남에 없다는 이야기도 틀렸습니다. 제가 강남에서 20년을 넘게 살았습니다. 성형외과에 비해 타과가 적은 것은 통계적으로 맞습니다만 이용에 불편하리만큼 적은 것이 아니라 성형, 피부 미용이 워낙 많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비율이 작지요.


앞서 말씀 드렸듯, 기사화 되는 의학 정보가 잘못되는 일은 있을 수 있는 일입니다. 워낙 정보 유통이 빠른 것이 강조되는 시대니까요. 또 저 역시 오해하기 쉬운 정보를 올려 해당 전문의들의 질책을 받았던 적도 있었습니다. 좋은 의도를 가지고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좋습니다만, 아쉬웠던 적이 2번 있었고 제가 다시 기사를 썼었습니다.


열 나는 아이 '편도선 제거' 효과 없다
: 메디칼 투데이와, 블로그에 올라왔지만 블로거 뉴스에는 송고되지 않았습니다. 대신 미디어 다음에 실렸죠.[관련글:편도 제거 수술은 필요 없다?]   


병원 CT 촬영, 위험하다는데 왜 늘죠?
: 제 글에도 말씀 드렸지만, 사실 위험한데 불구하고 느는 것이 핵심이 아니라 의료 전반적인 검사가 늘어나고 의료비 지출이 늘어나는 것을 지적하고 싶었던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첨단의료의 기대, 방어진료, 과잉진료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어 설마 정말 위험하다는데 왜 느는지 궁금해서 쓰신 걸까 의심했습니다. [관련글:CT촬영 왜 증가할까?]


좋은 글 많이 써주시고 여러모로 의료 현실과 부조리에 대해 많이 알리고 노력하시는 것도 이해하겠습니다만, 블로거뉴스에는 자극적인 제목과 부실한 내용보다는 조금더 진중하게 생각해보고 담백한 이야기들을 써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예전에 아임닥터(메디칼투데이 자회사)에서 저를 소개할 때 평범한 제목에 평범한 내용인데 많은 사람이 읽어주고 있는 블로그라고 했더군요. 지금 생각해보니 그 평범한 제목과 평범한 내용이 참 칭찬이였던 것 같습니다. 평범하게 제목 좀 지어주십시요.


이전에 블로거뉴스 편집하시는 여러분들께도 부탁드렸습니다. 원제목을 너무 자극적으로 새로 짓지 말아달라고 부탁했었고, 저만은 아니였을 것입니다. 제목은 내용을 대표하는 것이 상식이 아닐까요? 이제는 너무 자극적인 제목은 좀 수정해서 올려달라고 부탁드려야할까봐요.






블로거뉴스에서 이 포스트를 추천해주세요.



저작권자 © 코리아헬스로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