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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FID (Radio Frequencey Identification) 기술은 미래의 정보환경의 필수적인 인프라를 만들어낼 가능성을 인정받고 그동안 우리나라에서도 다양한 영역에서 연구가 진행된 기술이다.  그러나, 생각보다는 빨리 보급이 되지 않으면서 실망을 한 사람들도 많지만, 아마도 내년부터 스마트폰에 RFID의 리더기술이 접목되기 시작된다면 또다시 집중부각될 수 있는 기술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저렴하게 현실계의 물체들이 인터넷과 소통할 수 있는 통로의 역할을 하게 되므로 현재는 불가능하였던 다양한 시나리오가 앞으로 가능하게 될 것이다.

필자는 병원의 IT융합연구소에서 일하고 있는 관계로 RFID의 병원 내에서의 활용에 대한 관심이 대단히 많다.  앞으로 스마트 병원이나 병원 2.0을 진행할 때에도 RFID의 역할이 점점 커지게 될 것이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병원에서의 RFID 활용 시나리오와 이미 이런 기술이 도입된 일부 외국의 병원 들의 사례를 소개하고자 한다.


RFID 태그 가격의 저하가 혁신을 부른다.

RFID 중에서 비교적 멀리까지 인식이 가능한 태그의 경우 과거에는 가격이 비쌌는데, 이제는 15m 거리에서 인식이 가능한 태그가 수백만 단위를 기준으로 할 경우 개당 100원 정도의 가격으로 구입이 가능해졌기 때문에 경제성이 확보되기 시작하였다.  배터리도 필요없는 패시브 유형이라 여러 물품에 부착해서 다양한 활용이 가능하다.

가장 손쉽게 생각할 수 있는 것은 병원의 값비싼 물품들과 잘 없어지거나 비효율적인 관리가 되기 쉬운 여러 물품들에 붙여서 어떻게 이들이 움직이고 있으며, 사라지거나 유통기한이 넘는 것은 없는지 등에 대해서 알아보는 것이다.  예를 들어, 수술방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분실사건을 막을 수 있고, 수술용 트레이나 장비들의 경우 현재의 위치와 흐름도 파악이 가능하다.  또한, 환자들의 팔찌 등으로 이용해서 환자 확인과 이들의 이동경로 등에 대한 관리도 가능하며, 더 나아가서는 감염관리나 재고관리 등에 활용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조금 더 나간다면 이런 응용도 가능할 수 있다.  병원에서 환자에게 카드를 발급하거나, 환자의 휴대폰이나 휴대용 물품에 RFID 를 부착시켜주고, 이후에 병원에 오게 되면 간단히 입원절차를 무인기기를 통해서 진행하거나, 약에 대한 처방전을 출력하는 등의 매우 편리한 서비스를 만들어 볼 수도 있다.

실제로 그린빌 대학 메디컬 센터(The Greenville Hospital System University Medical Center)에서는 RFID 시스템을 활용한 물품관리를 시행하면서 많은 수술장비와 소모품들의 효율적인 관리가 되기 시작하였고, 앞으로 병원 내의 모든 이동형 의료장비에 적용해서 관리할 예정이라고 한다.


RFID로 향상되는 환자의 경험

RFID 는 환자들의 경험을 향상시키는 데에도 활용될 수 있다.  의사들을 만나러 가는 진료실이나 병원의 환경은 막연히 사람들에게 '기분나쁜 경험'을 선사하는 것으로 이미 각인이 되어 있다.  특히나 오랫동안 대기실에서 기다리면서 짧은 진료를 받는 것이나, 입원을 한 뒤에도 무미건조한 기계들과 통증 속에 실험실 동물처럼 이리저리 왔다갔다하는 경험이 그리 유쾌하지는 않을 것이다.  병원이라는 공간은 알게 모르게 가장 중요한 환자들에 대한 배려가 거의 되어있지 않았던 것이다.

그런데, 만약 어떤 병원에서 환자들을 위해 편안한 환경과 재미있는 경험을 선사한다면 어떻게 느낄까?  물론 뛰어난 의료진과 첨단 의료시설이 중요하다고 하지만 앞으로는 이런 멋진 경험의 가치가 무시할 수 없을만큼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다.  이런 시도를 최근 시작한 곳이 LA 인근 헐리우드 스튜디오가 많은 도시인 버뱅크의 디즈니 가정 암센터(The Roy and Patricia Disney Family Cancer Center)이다. 

디즈니 암센터에서는 환자에게 RFID 배지를 제공하고, 이를 인식해서 환자가 가장 좋아하는 온도와 조명, 그리고 음악 등을 맞춤형으로 감지해서 치료나 진단을 받는 동안 보여주고 들려준다.  이 블로그 포스트의 첫 머리 사진이 바로 디즈니 암센터의 영상센터에서 진단받는 광경이다.  처음에 환자가 입원할 때에 딱딱한 질병에 대한 정보 뿐만 아니라 마음을 편안하게 하고, 자신이 좋아하는 색상과 온도, 음악 등에 대해서 미리 입력을 해둔 것이 RFID 배지에서 읽어온 뒤에 연결이 되는 것이다.  이런 작은 경험 하나는 환자들이 병원을 신뢰하고, 병원의 시스템이 나를 위해 무엇인가 맞추어준다는 느낌을 주게 되고, 커다란 만족도를 선사할 수 있다.

RFID 를 배지를 착용한 환자가 도착하면, 의사의 휴대폰으로 환자의 이름이 전송이 되며 환자는 거의 대기시간 없이 진료를 볼 수 있고, 그의 전자의무기록 역시 의사들이 간단히 열람할 수 있으며, 입원 중에도 굳이 입원실에 있지 않고 산책을 하거나, 인근에 나가더라도 의료진들의 환자의 동태를 파악할 수 있어서 이들이 돌아온 뒤에 직접 만나러 갈 수 있다.  과거에는 환자들이 꼼짝 못하고 의사들을 만나기 위해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었다면, 이제는 의사들이 환자들이 어디에 있는지 알고 적당한 시간에 만나러 가는 방식으로 전환함으로써 특별한 대우를 받고 있는 느낌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필립스에서는 암환자들이 방사선 치료를 받는 동안 방이 조명과 소리, 음악과 심지어는 하얀 벽면을 스크린 삼아서 자신들이 좋아하는 비디오 등을 틀어서 편안하면서도 고객맞춤형 환경을 지원하는 솔루션을 선보였다.  이런 변화의 움직임이 앞으로 환자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지고, 또한 암 치료에 성적에 있어서 눈에 띄는 변화를 끌어낼 수 있을지는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고객중심의 철학자체는 높이 평가해야 할 듯하다.


환자 중심의 병원, 어떻게 환경을 만들 것인가?

디즈니 암센터에는 전통적인 진단과 치료 시설 이외에 "치유의 공원(healing garden)" 이라는 것이 있다.  이곳에서는 뛰어난 의료진과 최신의 장비들도 중요하지만, 동양의학적인 접근을 통한 허브를 활용하거나, 요가나 명상과 같은 심신의 치료 프로그램도 제공하며 안전하다고 판명된 보조치료나 방사선이나 항암치료를 하는 도중에도 도움이 된다고 알려진 추가적인 대체요법 등도 적극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심지어는 통증에 대한 침술이나 상상치료법, 그리고 안정된 느낌의 명상과 마음의 평화를 얻을 수 있도록 아래 사진과 같이 한적한 공원을 꾸며놓은 것도 눈에 띈다.



중요한 것은 어떻게 환자 중심의 철학을 가지고 병원의 시설과 서비스를 디자인하느냐?이다.  쉬운 것은 아니지만 생각을 바꾸어 본다면 보다 나은 병원을 만들어 볼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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