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암환자들의 자살률이 일반 인구에 비해 약 2배 가량 높았으며 이런 차이는 최근 더욱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남자는 췌장암, 여자는 폐암 환자의 자살률 증가가 가장 두드러졌다. 특히, 배우자가 없거나, 학력이 낮거나, 또는 무직인 경우 자살률은 더 높았다

. 이와 같은 결과는 암관리연구과 윤영호 박사팀이 10년간 (1993년-2002년) 진단된 우리나라 암환자 81만여 명을 2005년까지 추적 조사한 결과에서 밝혀졌다.


조사에 따르면, 남자 환자의 자살률이 10만 명당 116명으로 여자 환자 10만 명당 32명에 비해 3.5배 이상 높았으며, 우리나라 일반 인구와 비교했을 때에도 여자 환자에 비해 남자 환자의 자살률 증가가 두드러졌다.

특히, 후반 5년간(1998-2002년) 진단된 암환자들의 자살률은(92.0명/ 10만명) 전반 5년에(1993-1997년) 비해(47.1명/10만명) 약 2배로 높았는데, 추적 기간별로 층화한 분석에서도 그 차이는 여전히 관찰되었다.

암환자들의 자살률 증가는 성별과 연령을 보정했을 때 암 진단 후 첫 1년간 가장 두드러졌으며 시간이 지날수록 낮아졌으나, 진단 5년 후에도 일반 인구 수준으로 떨어지지는 않았다.

성별로는 10대 호발암 중 남자에서는 췌장암, 담도암, 구강인후암에서, 여자에서는 폐암, 난소암, 췌장암에서 자살률 증가가 두드러졌다. 남자의 경우, 위암, 대장암, 전립선암, 여자인 경우 유방암, 자궁경부암과 같이 조기 진단과 치료가 활성화 된 암종에서는 상대적으로 자살률이 덜 높아졌다. 예후가 매우 좋은 여성의 갑상선암에서는 일반 인구와 유의한 차이가 관찰 되지 않았다.

사망한 환자들만을 대상으로 한 비교 연구에서(483,572명) 성, 연령, 암종, 진단 시기, 결혼 상태, 교육 수준, 거주 지역, 생존 기간 등을 보정했을 때 배우자가 있는 사람들에 비해 이혼, 별거, 또는 사별한 사람들에서, 직업이 있는 사람들에 비해 직업이 없는 사람들에서, 고졸 이상인 사람들에 비해 고졸 미만인 사람들에서 자살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연구책임자인 윤영호 박사(가정의학 전문의)는“최근 우리나라의 자살률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는 우려되는 보고가 있었으며, 암환자들의 자살률은 일반 인구보다 2배가량 높을 뿐 아니라 최근 더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암 진단이후 치료과정에서 겪는 신체적, 정신적 고통뿐만 아니라 직업 상실, 간병 부담 등의 재정적 손실이 막대하다.”고 말하면서“암환자들의 자살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치료만이 아니라 암환자들을 체계적이면서도 전인적으로 관리해주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논문은 국제학술지 Cancer Epidemiology, Biomarkers & Prevention에 2010년 8월호에 게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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