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 2020.7.2 목 16:31
상단여백
HOME Column
외과계 의사로서, 첫 단독 수술
작년 가을, 산부인과 인턴 돌 때 당시 산부인과 3년차 선생님께서 뭐 할거냐고 물어보시길래 '이비인후과에 지원했습니다.'라고 했더니, '이비인후과도 수술하는과에요. 알죠?' 이러시길래, 그 때는 왜인지 모른다고 하기 싫어 '네, 알고 있습니다.'라고 대답했었다. 요즘 그 말의 뜻을 조금 이해하고 있는 듯 하다.


소위 마이너로 불리는 과 중 하나인 이비인후과, 또한 밖에 나가면 소위 감기과라 불리우는 이비인후과이지만, 적어도 수련을 받는 동안에는 수술하는 의사로서 수술을 익혀야 하는 책임이 뒤따른다. 요즘 나도 그런 책임과 그 책임의 무게를 절실히 느끼고 있는 중으로, 이비인후과 수술의 기본 중 기본이라고 할 수 있는 기관절개술과 편도절제술을 익히려고 하고 있다.




맨 처음 하게 된 수술은 바로 기관절개술. 이미 수십 번 보조의로 참여했었고, 치프 선생님의 배려(!?)로 기관절개술에 대한 공부 및 발표도 마친 상태였지만, 직접 해 보는 것은 완전히 다른 이야기였다. 보조의였던 나는 기관절개술 시 피곤하다는 핑계로 엄청나게 졸았지만, 집도의가 되어 내가 직접 해야 하는 상황이 되니 머릿칼이 쭈뼛 서는 느낌과 함께 한 시도 긴장을 늦출 수가 없었다.


물론, 아직 혼자 하지는 않고 치프 선생님의 관리 감독 하에 시행하였던 것이지만, 그래도 어찌할 바를 몰라 우물쭈물, 여기 건드리다 피 나고, 저기 건드리다 피 나고... 첫 기관절개술은 무려 1시간 여에 걸쳐 했었나보다. 나중에 겨우겨우 마치고 보니 고개 숙이고 수술 부위를 내려다보느라 뒷목이 어찌나 땡기던지...


두 번째 기관절개술을 집도의로 참여하고 난 뒤에도 아직 감이 제대로 서지 않았다. 치프 선생님의 도움으로 어떻게 하긴 했는데, 이건 마치 장님 문고리 잡는 듯 한 느낌. 오늘, 아니 벌써 어제가 되어버렸는데, 세 번째로 시행한 기관절개술은 이게 또 어찌하다보니 타 과 교수님께서 무척 신경 쓰시는 환자였고, 빨리 안 해준다고 여러 경로로 압박이 들어와 있는 상태인데, 내 실력은 메롱인 상태. 다행히 치프 선생님의 도움으로 수술만 30분 정도에 걸쳐 끝냈다. 앞 뒤로 준비와 마무리 포함하더라도 한 시간 이내에 마무리 한 것.


어찌보면 성공적이라 할 수 있겠다. 어리버리 시행했지만, 아직까지는 기관절개술 이후 수술 부위 출혈로 인하여 연락 받은 것은 없으니까. 하지만, 아직도 감이 안 서고, 허둥지둥 거리는 것은 여전해서 큰일이다. 게다가, 치프선생님께서 같이 해 주는 것은 오늘이 마지막이라 하셨으니, 아마도 다음 주 초에 또 해야 할 그 수술 건에서부터는 이제 나 혼자 알아서 잘 해야 하는건데, 이게 말 처럼 쉽지가 않다.


내일, 아니 오늘은 편도절제술도 해 보라고 하시는데, 과연 잘 할 수 있을지... 이렇게 부담의 무게를 느끼면서 수술하는 이비인후과 의사로 조금씩 성장해 나가는 것이겠지만, 일이 자꾸 추가 되기만 하고 줄어들지 않으니 정말 큰일이다. :) 게다가, 연말/연시에 정리하고 마무리 해야 할 일들이 산더미!

자유  ivgotfri@gmail.com

<저작권자 © 코리아헬스로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자유의 다른기사 보기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