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월 7일

환자에겐 별일, 의사에겐 별일 아닌일


아침에 예방접종 스케줄이 일부 취소되면서 잠깐 시간이 남아 오랜만에 포스팅을 해보네요. (=ㅂ=)

며칠 전 건장한 남자 환자분이 호기심 가득한 표정으로 진료실을 찾아왔습니다.


사실, 종종 있는 일이죠.




다른 증상 없이 턱 밑에 뭔가 만져지는데, 혹시 몸에 이상이있는건 아닌지 궁금하고, 계속 신경이 쓰이니 찾아온것입니다.

반대쪽에도 있냐고 살짝 물어보면,


뭔가, 크게 잘못된건가 놀라서 호기심 반 걱정 반이 됩니다.


(물론, -ㅂ- 이런 표정으로 이야기를 나누진 않았어요 ㅎㅎ)

턱 아래쪽에는 정상적으로 동글동글하게 만져지는 것들이 여러개가 있습니다.

해부학적 구조를 이해하고 있는 의사들에겐 너무나 당연한 것들이지만,

평소에 턱밑 동글동글한것들에는 관심조차 없던 사람들에겐, 어느날 갑자기 알아차리게 된 턱 밑의 '종괴'로 인해 많은 상상을 하도록 하기엔 충분하게 생겼죠.

환자분에게는 해부학 사진들을 보여드리면서 정상적인 구조물들이라고 설명드렸어요.

진료를 하다보면, 제가 생각하기엔 정말 '별일 아닌일'들을 가지고 병원에 찾아오는 환자들이 많습니다.

그들에겐 분명 '별일'이기 때문에 병원에 오겠지만, 그 '별일'과 '별일 아닌일'을 바라보는 관점의 차이가 있다 보니

서로 답답해하는 일도 많지요.


어찌보면, 너무 오랜시간동안 관점의 차이가 있다는것을 암묵적으로 '어쩔수 없는 일'로 정의해버린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어요.

'별일'과 '별일 아닌일'의 관점을 좁히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어요.
 (물론 저희도 저희의 방식으로 노력하는 중이죠  (///ㅂ///))

그런 사람들의 노력의 결과가 조금씩 조금씩 나타나서, 서로의 별일에 관심을 가지는게 편해지면 좋겠어요.

저작권자 © 코리아헬스로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