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두 가지 선물을 받았다.

여느 월요일과 마찬가지로 정신없이 외래와 병동과 수술방을 넘나들며 일 하고 있는데, 너댓살 된 꼬맹이 하나가 다가오더니 '선생님 선물이에요.' 하고서 작은 종이 상자를 내밀었다. 향긋한 냄새가 나길래 '이게 뭐니?'하고 물어보니 '우리 엄마가 만든 비누에요.' 한다. 얼굴을 본 기억은 나는데, 외래와 병동 입원 환자, 응급실 환자 등 한 두 명이 아니다보니 얼마 전 편도 및 아데노이드 절제술을 받았던 아이인 건 기억이 나는데 그 이상은 생각나지 않았다.

'엄마 어디 계시니?' 물어보니 어머니께서 이 곳을 보고 계셨다. 간단히 목례로만 인사하고, '엄마께 감사하다고 전해드려.' 그랬다. 나중에 열어보니 정성스럽게 만든 수제 비누 두 개가 가지런해 놓여있었다. 못 씻고 지저분하게 사는 걸 어떻게 아셨는지 이렇게 딱 맞는 선물을 해 주시다니,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 번 감사 드린다.


선물 받은 것도 잊고 또 다시 정신 없이 일 하고 있는데, 누군가 스윽 내 옆으로 와서 '선생님, 이거 여기에 놓고 갈게요.' 이러시는거다.

고개를 돌려보지도 못 하고 하던 일 하면서 '네.' 그랬다가 '네?' 하고 보니까 지난 주 아주 무리하게 수술을 잡았던 현역 군인 환자의 어머니셨다. '이건 선생님거고, 이거는 교수님 드리세요.' 하면서 쇼핑백 두 개를 내미시는데, 딱 보니 고급술인 듯한 분위기. 감사의 의미로 가지고 오셨다는데, 이건 받으면 안 되겠다는 느낌이 들어서 극구 사양했다. 그래도 꼭 드려야 마음 놓이겠다며, 감사를 표현하고 싶다고 하셔서, 감사해 주시는 마음만 잘 받겠다고, 교수님께 꼭 말씀 전해 드리겠다고 겨우겨우 사양해서 다시 들려 보냈다.

하루에 선물을 두 가지나 받아서 그런지, 일주일 중 정신없기로는 제일인 월요일이 조금은 수월하게 지나간 듯 하다. 그래봐야 아직도 남은 일은 산더미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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