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함께 근무했던 비뇨기과 선생님에게 진료받으셨던 환자분 이야기입니다. 10개월 전 정관 수술을 타 병원에서 시행했고 얼마 전에 임신을 확인했다고 합니다. 간혹 가정 불화로 이어질 수 있는 사건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생각해야하는지, 어떤 검사가 필요한지 간단히 알아볼까 합니다.


정관수술이란 피임의 한 방법으로 남성에게 정자의 이동 통로인 정관을 수술로 절제하여 묶는 수술 입니다. 비교적 간단한 방법으로 과거부터 널리 사용 되어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모든 수술 및 치료에는 합병증 및 치료 실패의 가능성이 있듯, 이 정관 수술 역시 드물긴 하지만 환자들이 수술 후 난처하게 임신되어 다시 병원을 찾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 남성분은 10개월 전에 정관수술을 받았으나 최근 부인이 임신된 사실을 알고 과연 이것이 가능한 일인지, 고민 상담을 하기 위해 찾아 왔다고 하더군요. 진료실에는 남편이 먼저 들어왔지만 후에 부인도 함께 들어왔었다고 하네요. 부부간 신뢰가 깊은 분들이셨다고 합니다.


보고된 자료에 의하면 정관수술 후 피임 실패율은 0.2-5%까 지 알려져 있습니다. 수술 후 정자가 나올 수 있는 원인으로는 정관을 제대로 묶어주지 못했거나 수술 후 정관 재 개통 (recanalization), 또는 드물지만 정관의 선천적 기형등(정관이 한쪽에 2개인 경우)으로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일 반적으로 정관수술 후 2-3개월 간의 피임기간을 갖거나 15-20회 이상의 사정을 해야만 이미 정관을 통해 나와있는 정자의 완전한 배출을 통해 정확한 피임을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수술을 받은 남성 분들은 보통 2-3개월 후에 정액 검사를 시행하여 의사로부터 무정자증이라는 것을 최소한 1회 이상 확인 후에 피임 없는 정상적인 성생활을 해야 합니다. 여기까지 확인을 했다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한 샘입니다.


그런데 이 경우는 수술 후 정액검사로 무정자증으로 판명되었는지 알 수는 없었습니다. 타 병원에서 수술을 받으셨다는데 아마도 검사를 하러 가시지 않았던 것으로 추측합니다. 어찌되었든, 그 부부 입장에서 얼마나 당황스러웠겠습니까?


경 우에 따라서는 부인의 외도를 의심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경우 먼저 정액검사를 통해 이전 시술로 정확히 남편이 불임 상태인지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고 만일 정자가 보이지 않는 상태라면, 추후 태아의 제대혈 검사를 통해 생부여부를 재확인 하는 것이 부부 두 사람의 신뢰를 다시 확인하는데 필요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정관수술, 정말 단순하고 간편한 시술로 피임을 할 수 있는 방법이며 추후에 원한다면 복원수술을 통해 가임 능력을 되찾을 수 있는 추천할 만한 피임 방법입니다. 하지만 수술 후 의사와의 정확한 상담을 통해 일정기간 인위적인 피임을 유지해야 안전하며 반듯이 최종적으로 정액검사를 거쳐 무정자증을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겠습니다.


그렇게 확인했음에도 불구하고 1%도 안 되는 재개통에 따른 수술 실패 확률은 하나님의 뜻이 아닐까 싶네요. 그렇게 낳은 아이는 더 이쁘더라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


Reference : Sao Paulo Med J. 2007 Mar 1;125(2):122-3, BJU Int. 2007 Sep;100(3):700-1


* 편집자 주 : 엣째님은 비뇨기과 전문의십니다. 다양한 비뇨기과 질환에 대해서 알려주시리라 믿습니다. 처음 글을 올리신 엣째님을 환영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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