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에서 지진이 있은지 1년. 아이티는 여전히 극심한 지진의 후유증을 앓고 있다. 무엇보다 큰 문제는 콜레라이다. 지난 1년 간 아이티에서 콜레라로 1700명이 넘는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고, PAHO(Pan American Health Organization)의 리포트에 따르면 올해에도 40만 명에 이르는 사람들이 콜레라에 걸리게 될 것이라고 한다.


콜레라는 흔히 "가난의 병(disease of poverty)"로 불린다. 불결한 위생상태와 깨끗한 물이 없으면 걷잡을 수 없게 확산되기 때문이다. 아이티의 국민들은 살기 위해 주변의 강이나 시냇물을 받아다 마시는데, 이 물들을 통해 지속적으로 콜레라가 퍼지고 있다. 콜레라에 걸린 사람들의 설사가 다시 강으로 흘러드는 것을 막지 못한다면 이 전염병은 결국 퇴치할 수 없게 된다.


지진이 일어나고 나서, 전 세계의 구호단체들은 도시위생과 관련한 작업을 하였는데, 분변을 비우고 청소를 하는데 한 사람 당 $10 달러 이상의 비용이 들었다. 또한, 매일 분변을 치우는 트럭을 불러서 이를 싣고 도시 외곽으로 옮기고, 그 나마도 특별한 처리없이 토양에다 버리는 작업을 하는 것에도 매일 수천 달러 이상의 비용이 들어서 도저히 감당할 수가 없었다.


그렇다면, 현재의 아이티에서 가장 필요로 하는 기술은 무엇일까?  우리는 스마트폰이나 소셜 웹을 이야기하고 하고 있지만, 아이티가 가장 필요로 하는 기술은 간단히 만들 수 있는 화장실 기술이다. 이런 기술을 실제로 아이티에 제공한 회사가 있는데, SOIL 이라는 회사로 300 개의 특수화장실을 이용해서 사람의 분변을 건식으로 비료로 변신시킨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콜레라를 일으키는 세균들과 다른 병원체들이 모두 죽고, 토양을 비옥하게 만들 수 있는 비료가 나오는데, 결국 이런 기술이 아이티를 구하게 될 것이다.  


물론, 당장 콜레라를 앓고 있는 환자들을 치료하기 위해 필요한 의료진을 파견하는 것도 중요할 것이며, 무너진 건물들을 복구하고, 일자리를 만드는 것도 매우 중요할 것이다. 그러나, 새로운 화장실 기술 하나가 일으키는 사회/경제적 가치는 계산할 수 없을 정도이다. 그야 말로 기적의 화장실이 따로 없는 것이다. 기술을 아는 사람들에게 있어, 언제나 비즈니스만 생각하지 말고, 이렇게 사회를 구하는 착한 기술에 대해 조금은 더 그 가치를 인정하는 사람들이 더욱 많아져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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