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 김형선 신상털려 "본인책임"vs"희생자"

병원 일이 바쁜 탓에 아직 방송을 보지는 못했다. 하지만 인터넷 기사만 보더라도 무한도전에 나왔던 한 예비 여 인턴 선생이 세간의 화제가 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이미 이 여선생의 미니홈피는 일부 네티즌들에 의해 샅샅히 조사되고 꾸며지고 재가공되어 네트워크 여기저기를 떠돌고 있으며, 방송이 전파를 탄지 삼일째 김형선씨의 미니홈피 문은 굳게 잠겨버렸다. 오늘 김형선씨와 의전원 동기인 한 지인과 전화로 안부 인사를 나누며 이번 가쉽거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애꿎은 주변 사람들까지 형선씨를 둘러싼 진실과 루머에 대한 문의 전화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전했다. 인터넷의 발전과 소셜 미디어의 무분별한 양적 성장이 나은 폐해들이 이번 사태에서도 여지없이 그 모습을 드러낸 셈이다.

 인터넷 기술과 소형 컴퓨터, 스마트폰 등의 발전은 우리들의 생활패턴에 많은 변화를 가져다 주었다. 특히 개인의 사적인 공간을 중심으로 주변인들과 커뮤니티가 이루어지는 미니홈피나 블로그, 트위터 등의 인기는 아직도 식을줄 모르고 있으며, 대표적인 SNS인 싸이월드 미니홈피는 가입자수가 3천만명에 육박하고 있다. 소위 우리는 이러한 것들을 소셜 미디어라는이름으로도 부르는데, 이것의 특징이 바로 사람들의 참여, 공개, 대화, 커뮤니티, 연결이다.

 이러한 소셜 미디어가 인터넷 이용자들에게 각광받는 이유는 인터넷 공간에서 자신만의 공간을 보유할 수 있다는 점과 표현과 노출의 욕구, 타인에 대한 관찰욕구를 충족시키기 때문이라는 의미도 갖지만, 무엇보다 타인과 관계를 형성, 유지, 발전시킬 수 있는 사회적 교류의 장 으로 활용이 되기 때문이다. 네트워크라는 바다에서 개인이 제공한 정보는 끊임없이 생산되고 전달되며 재가공되어 널리 퍼진다. 그리고 이는 네트워크 어딘가에 기록되어 현재 경험의 공유뿐만 아니라 개인의 과거까지 공유하고 검색을 가능케 한다. 그간의 인터넷 공간이 익명성을 기반으로 한 항해하는 공간의 성격을 가졌다면 이제는 개인 웹 페이지의 특수성과 결합하여 새로운 성격을 가진 공간으로 변모하고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폴리클이 오늘 A라는 식당에서 밥을 먹고, B라는 영화를 보았던 사실을 트위터를 통해 사진과 함께 네트워크의 바다에 흘려보내고, 이 정보는 트위터, 블로그, 미니홈피 등을 통해 순식간에 여기저기로 퍼진다. 수백키로는 떨어진 일본에서 설을 보내는 할배 과장님이 아이폰으로 이 사실을 확인하는데 소요되는 시간은 10초, 그리고 30초후 할아버지로부터 그 영화는 재밌냐는 리트윗이 오기까지 소요되는 시간은 50초. 1분여 시간만에 현재 폴리클의 시간 및 위치, 활동 정보와 그에 대한 상호작용이 모두 이루어진 셈이다. 무도의 김형진씨 미니홈피 역시 표적이 되어 단시간에 그녀의 사진, 학력 및 향후 진로 등의 개인정보 등이 포털에 공개되었고, 지금은 그와 관련된 비평과 설, 그리고 추리극까지 가공되어 여기저기를 떠돌고 있다. 실로 무서운 일이 아닐 수가 없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이러한 발전을 환영하는며 즐기는 눈치다. 미래의 소셜 네트워크는 가상의 공간이 아니라 현실의 확장 공간이 될 것이며, 현실 경제의 확장판이 됨과 동시에 소셜네트워크에 인간이라는 요소가 가미된 밝은 웹의 시대가 열릴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양적인 성장이 종료되고 이후 질적인 성장이 이루어진다면 문제로 지적되오던 윤리적 문제는 스스로 자정될 것이라 주장하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문제는 여전히 남아있다. 양적인 성장 못지 않게 성공적인 질적인 성장을 이뤄낼 수 있는 강에대한 문제는 둘째치더라도 일단 개인의 경우, 사진이나 생활공간 등이 여과없이 인터넷에 노출됨으로 인해 프라이버시 침해의 소지가 있고, 개인의 지적재산권, 저작권 등이 무차별적으로 침해받게 되고, 생활이나 활동에 제약을 받게 될 가능성이 크다. 인터넷의 일상화가 가져온 생활에서의 다양한 편익에도 불구하고, 네트워크에서 이러한 사생활 노출이 어디까지 어떻게 보호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문제는 앞으로 그것과 함께 살아가게 될 우리들이 풀어야 할 숙제가 아닌가 싶다.

*  항간에는 신상이 털린 것이 김형선씨 본인 스스로가 초래한 잘못이라는 말도 안되는 주장도 있다. 뭐, 가볍게 무시하고 그나저나 2월 중순 인턴 트레이닝을 앞두고 밖에 나가지도 못하고 집에서 우울하게 쉬고 있을 그녀에게 애도의 뜻을 표하며, S병원에서의 펼쳐질 앞으로의 인턴 생활 역시 과도한 전공의 및 스텝들의 관심 때문에 순조롭지만은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 부디 힘내시길 김형선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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