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거뉴스에서 의료 관련 이슈메이커 고수민 선생님. 2007년 11월 중순에 블로고스피어에 등장해 단시간 방문자 100만명을 돌파할 정도로 많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선뜻잡기 어려운 주제에 대해 두려움 없이 글을 써가시기 때문에 반향이 더 큰 것 같습니다.


<뉴욕에서 의사하기> 블로그의 운영자 고수민 선생님이 어떤 분인지 너무 궁금해서 메일로 약속을 잡고 전화 인터뷰를 했습니다. 반갑게 전화를 받고 서로의 안부와, 블로그에 대해 칭찬(?)을 주고 받았습니다만, 지면을 아끼기 위해 그러한 내용은 생략하겠습니다. :)




<뉴욕에서 의사하기 블로그에 있는 뉴욕 사진>


양 : 고선생님 블로깅의 시작은 11월 15일로 알고 있습니다. 이전에는 블로그 운영을 하시지 않으셨는지 궁금합니다.


고 : 블로그는 물론 싸이 미니 홈피도 해본적이 없습니다. 컴맹은 아니었는데 소위 눈팅이라고 하는 다른 사람이 써 놓은 글을 읽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했었죠. 블로그란게 뭔지 처음 제대로 인식한것은 작년에 디워 논쟁때 쟁쟁한 블로거들의 논쟁을 보면서 이런 세상이 있구나 처음 눈을 뜨게 되었습니다.

양 : 왜 닉네임이 아닌 실명을 사용하셨는지요? 선생님 블로그를 인용한 시사IN에서 실명을 다 쓰기 그랬는지 고아무개씨라고 인용을 한 것을 보았습니다. 실명이라 좋지 않았던 기억은 없으셨는지요?

고 : 하하하. 아마 제가 한국에 있었으면 왠지 정체를 감추고 싶어서 닉네임을 쓰고 싶었을것 같습니다. 미국에 있으니 좀 배짱이 생긴것이 첫 번째 이유이고 두 번째로는 제가 아는 분이 제 이름으로 인터넷을 검색해보니 저에 대한 글이 너무 찾기 힘들다고 해서 혹시 남들이 검색하면 나오게 하려고 실명을 썼습니다. 실명 때문에 특별히 나쁜 기억은 없지만 제 블로그에 간혹 댓글을 다시는 분들이 제 이름을 거명하면서 ‘수민아. 사람이 좀 되거라’ 이런 식으로 쓰는 경우가 있어서 좀 당혹스럽기는 하던데요.



고 :
<고수민 선생님 얼굴 공개... 해도 괜찮겠죠 ^^>


저의 경우 블로그를 작년 한해 실명을 드러내지 않고 양깡이라는 필명으로만 활동했었습니다. 이유는 튀어서 좋을 것이 없다는 생각이 있고 한편으로는 나를 보호(?)해야한다는 생각이 있어서였습니다. 그다지 논란이 될만한 글을 쓰지도 않았음에도 그러했는데, 고수민 선생님의 블로그는 상당히 논란이 되는 주제를 잡으시면서도 실명을 사용하셔서 상당히 놀랐습니다.


양 : 뉴욕에서 의사하기란 블로그를 시작하게 된 동기가 있으신지요?

고 : 제가 한국에서 미국의사시험을 준비하는 학원의 강사를 잠깐 했었고 미국의사시험 설명회의 강사를 한적도 있었습니다. 이때 제가 축적한 정보가 있었는데 그냥 사장시키기가 아까와서 블로그의 형태로 올려보고자 결심을 한 것이죠. 현재 한국의 의사들을 위한 미국의사시험 준비 동호회 웹사이트들이 있는데 보면 문제가 너무 정보가 많아서 그냥 시험을 먼저 본 사람의 조언을 한번 가볍게 듣는 기분으로 어보기에는 부담스러울 정도로 보였거든요.


그래서 자료를 올리게 되었고 그러다보니까 제가 평소에 하고 싶었던 이야기들을 많은 사람과 나누는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영어공부, 미국생활, 의학정보등의 카테고리를 만들었는데 이런 글들을 많은 분들이 읽어주시고 피드백을 주시니까 저도 점점 더 부지런해져서 지금은 주객이 전도된 블로그가 되었답니다.


고 :
<과거 내과 전공의를 마칠 때 찍은 사진 - 닥터고를 찾아보세요>


블로그의 원래 취지는 미국 의사 시험인 USMLE 준비과정과 영어공부, 미국에서 의사하면서의 경험등에 대해 이야기를 하려고 시작했는데, 여러 가지 피드백을 받고 또 방문자들이 궁금해 하는 주제등을 가지고  하다보니 지금은 의학 정보에 대한 글이 더 많아졌다고 하시네요.

양 : 블로그에 링크되있는 usmle Livrary News를 보면 영문 정보 외에도 중국, 일본 정보와 함께 굉장히 다양한 정보들이 올라오던데요, 혹시 다른 선생님들도 함께 하시고 있으신 것인가요?

고 :usmle 뉴스 관련 사이트인 usmlelibrary.com의 하위 도메인을 빌려서 쓰고 있습니다. usmlelibrary측에서 글을 쓰는 것을 제외한 제 블로그의 안착에 필요한 각종 기술적인 자문과 관리를  거의 다 해주고 있습니다. 저로서는 그냥 글쓰기에 전념할 수 있어서 참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양 : 2달 정도되었는데 벌써 포스팅 수가 60개가 넘었습니다. 제가 근 1년간 포스팅한 수와 비교했을 때 엄청나게 많은 글들을 작성하시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얼마나 많은 시간을 투자하시나요? 가족분들의 반응은 어떠신지요?

고 : 사실 처음의 30개 정도 포스트는 미리 가지고 있던 자료이고 그 후로는 일주일에 약 너다섯 개정도 올린것 같습니다. 글 쓰는것은 시간이 많이 안걸리는데 댓글 다는데 시간이 꽤 걸렸습니다. 제 글을 보고 칭찬해주시는 분에게는 감사를 드리고 싶고 뭔가 읽은 느낌을 전해주시는데 그냥 읽고만 지나가면 예의가 아닌것 같고 또 오해가 있는 부분을 풀어야 하겠고, 질문이 있으면 대답을 해야겠는지라 원칙적으로 모든 댓글에 댓글을 달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하루에 대여섯시간 이상을 투자해야 하게 되더군요. 아내는 처음에는 정말 제가 컴퓨터 앞에만 앉아있으니 많이 싫어했습니다. 잠도 많이 줄었구요. 지금은 제가 스스로 포스팅의 개수를 조절하려고 노력하는 것을 보여주어 약간의 지지를 얻어낸 상태입니다. 앞으로는 우리 애기와도 놀아주고 아내의 일도 도와줘서 성실한 생활인 블로거가 될 생각입니다.


모든(?) 기혼 블로거들의 고민 아닐까 합니다. 블로깅 라이프에 빠지다 보면, 가족과 보내는 시간이 아무래도 줄게되는 것 같습니다. 고수민 선생님도 저와 같은 고민을 하시더군요.


양 : 살짝 개인적인 질문을 드려보겠습니다. 선생님께서 한국에서 미국으로 떠나신 것이 벌써 몇년 지났다라고 블로그를 통해 말씀하신 적이 있습니다. 정확히 언제 어떤 목적을 가지고 떠나시게 된 것인지 이야기 좀 부탁드립니다. 제가 알기로는 국내에서 가정의학을 전공하시고 군의관을 마치시고 떠나야겠다고 결심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떠나야겠다고 결심하신 계기가 있으신가요?

고 : 정확히는 2005년 6월에 미국에 정착을 했습니다. 겨우 2년 반이 되있군요. 미국에 세인트루이스의 한 병원에 내과 레지던트를 하기 위해 미국에 처음 왔습니다. 한국에서 가정의학을 한 이유는 가장 좋은 동네의사가 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제가 어렸을때 감기걸렸었던 경험을 전에 제 글에서 쓴 적이 있는데 그 의사선생님이 저를 자상하게 보아주시던 모습과 병원에 갔다와서 그 힘든 감기가 마술같이 낫는 것을 보고 그런 의사가 되기를 원했습니다.


처음에는 그래서 내과 의사가 꿈이었다가 소아환자에 대해 조금더 잘 알려면 가정의학과 의사가 되어야 겠다고 생각을 바꾸었습니다. 그래서 가정의학과 수련을 마치고 군대에 군의관으로 갔는데 이번에는 뭔가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싶어지더군요. 그래서 몸속 안은 다 배웠으니까 팔다리와 같은 몸의 바깥쪽 즉, 골과 관절을 공부해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미국에서 내과를 마치고 류마티스내과를 해보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입니다.




<고수민 선생님의 또 하나의 가족 캠리 - 얼마전 다시 돌아왔다고함>


많은 의학 드라마에서 희화해서 묘사하지만, 수련과정은 결코(?) 다시 시작하고 싶지 않은, 돌아가고 싶지 않은 시절인데, 고수민 선생님의 경우 참 독특합니다.


양 : 미국에서 새롭게 전공을 하신 내과에서 재활의학과로 변경을 하셨다고 하셨는데 특별히 이유가 있으신가요? 국내에서 가정의학과에서 시작하셔서 내과, 재활의학과를 거치셨다는 것이 쉽게 이해가 되지는 않습니다.

고 : 어떻게 내과에서 재활의학과로 전공을 바꾸게 되었는지는 나중에 따로 자세히 포스트를 올려보려고 합니다. 물론 한국이나 미국이나 이렇게 전공을 옮기는 것이 드문일은 아닌데 어쨌튼 무려 세번째 레지던트 수련을 받는 것도 참 인생에 많은 도움이 되는 경험이 되고 있습니다.


결론적으로는 류마티스 내과에 생각을 두고 내과 수련을 받고 있는데 뉴욕의 병원에서 재활의학과를 하고 계신 한국인 선생님이 제가 한때 미국의사시험을 준비할 때 동호회 홈페이지에 많은 글을 쓴 적이 있는데 이 글로 저를 알게 되었고 자기가 일하는 병원에 공석이 생겼다고 연락을 해줘서 인터뷰를 하고 합격이 되어 자리를 옮기게 되었습니다.

양 : 앞으로도 계속 미국에서 의사 생활을 하실 생각이신가요? 아니면 다시 한국에 들어오실 생각이신가요?

고 : 여기서 살려고 들어온 거니까요. 지금 계획으론 미국에 거주 할 것 같아요. 하지만, 뉴욕은 너무 삭막해서 수련이 끝나면 다른 곳으로 옮길까 고민 중입니다.

양 : 미국에서 두 곳의 수련병원에서 근무를 해 보셨고, 한국에서도 학교 병원과, 또 수련 병원을 봐오셨으니 전공의 근무 여건에 대해 비교해 주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미국도 전공의들 생활이 많이 열악한가요?

고 : 하하, 여기 친구들도 모이면 뭐 같다고 하면서 불평, 불만을 이야기 합니다. 그래도 우리 수련 환경과 비교하면 상당히 많은 차이가 있습니다. 전공의 1년차가 자기 할 일 다했다고 오후 4시에 퇴근하는 일은 한국에서 아무리 좋은 환경의 수련병원이라고 해도 찾아보기 힘든 일일 겁니다. 잡일이라고 하는 것들, 심부름 이런 것들도 없고요. 상당히 합리적이죠. 그래도 한국에서 오신 선생님들이 힘들어 하시기도 하는데 문화적 차이도 적응해야 하고, 또 아무래도 나이가 많아서 조금 힘든 면은 있을 겁니다.





<인심 사나운 뉴요커들 포스트에서..>


미국 의사고시 시험에 응시하는 사람 중 많은 분들이 전문의를 마치고 군대 문제를 해결한 뒤 시험을 준비하기 때문에 아무래도 30대 중후반에서 40대초 일 것 같습니다. 그렇게 생각하면 좋은 환경이라고 해도 전공의 생활이 고달프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완전히 다른 문화권에서 생활한다는 것도 상당한 스트레스가 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양 : 처음 블로깅을 시작하실 때 영어와 USMLE, 미국생활, 의학상식 등을 올리시다가,  최근에는 미국과 한국의 의료시스템의 차이에 대해 이야기해주시고 있으신데요, 그 중에 '저수가라는 천원짜리 자장면의 비밀 레시피'란 글은 상당히 강한 인상으로 남습니다. 재미없기 쉽고 이해가 어려운 이야기를 재미있는 비유로 풀어주셨는데 자장면에 비유해야겠다고 이전부터 생각을 하신 것인지요?

고 : 정부가 의료서비스의 수가를 강제로 낮게 정한 것에 대한 자장면의 비유는 제가 처음 만든것은아니고 예전부터 있어왔습니다. 다만 제가 지난 번 글에서 새로 시도한 것은 강제로 낮게 정한 수가가 어떤 비정상적인 상황을 유발하는지 국민들에게 알리고자 한 것이죠. 의사가 의료보험 수가 이야기를 꺼내면 거의 대부분의 경우 융단폭격(?)을 맞게 되는데 이번 글의 경우 댓글의 반응으로 보면 물론 많은 악플과 항의성 글이 많긴했지만 그 중에서도 의외로 한국의 의료가 어떤 상황인지 이해를 해주시는 분이 많아서 기쁘게 생각했습니다.

양 : '한국에서 뭇매 맞는 미국 의료보험 제도'는 댓글이 800개가 넘게 달리는 인기를 얻었습니다. 미국의 의료시스템과 국내 의료시스템을 모두 경험하신 후 쓴 내용이였기에 그 의미가 남달랐습니다. 그 글로 오해도 받으시고 악플에도 조금 마음이 상하셨을 것 같습니다. 특별히 그 글을 써야겠다고 결심하신 계기가 있으셨나요?

고 : 사실 이명박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고 나서 당연지정제에 대한 새로운 논의가 인터넷에 흘러다니기 시작했습니다. 저 나름대로는 비록 한국을 떠난 몸이지만 왜 정치인과 관료들은 왜곡된 한국의 의료제도를 정공법으로 접근하지 않고 자꾸 땜질 처방으로 핵심을 비켜가는가에 대해 불만을 느꼈고 국민들에게 호소하고자 여러 시리즈의 글을 마음속에 기획하였습니다. 결국 잘못된 의료제도를 바로 잡는 것이 국민들의 이익에도 부합한다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에 나름대로는 국민들을 설득할 자신이 있었습니다.그런데 결코 간단한 이야기가 아니라 굉장히 긴 호흡으로 이야기를 끌어갔어야 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블로거들 사이에서 미국의 의료제도의 단점이 상당히 부각되기 시작했고 단점을 지적하는 주장은 정당했지만 일부에서 약간은 사실이 아닌것을 주장하며  미국의료제도가 매도되는 면이 있어서 미국 사람들 중에서도 상당한 복지혜택을 누리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정보의 왜곡을 바로잡으면서 균형을 잡고 싶었습니다. 아무리 전체적으로 나빠 보이는 것도 일부분은 긍정적일 수 있거든요.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니 저는 원하지 않았지만 제가 마치 미국제도의 옹호자처럼 비추어진것도 같고 그게 아니더라도 결과적으로 미국식으로 제도를 바꾸기를 원하는 사람들에게 이용당할 소지가 있다고 느꼈습니다.


양 : 균형을 잡기 위해 하신 일이라고 하셨는데요, 독자분들은 균형이라고 생각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편향된 시각을 가진 것으로 생각하지 않을까요?

고 : 댓글의 반응을 보면 그렇게 보였던 것이 맞습니다. 아주 일부의 분들만 공감을 해주셨으니까요. 제가 마치 일제시대에 일본이 우리나라에 공장도 세워주고 철도도 놓아졌다고 말하는 사람처럼 되어 버렸다고나 할까요. 아무리 그것이 사실이더라도 일제의 수탈을 생각하면 정당화될 수가 없는 것인데 이런 식의 이야기를 입 밖에 꺼낸다는 자체가 이런 주장을 줄기차게 해온 일본우익을 도와주는 결과가 될 수가 있다는 점에서 한국이 그대로 카피해서는 안되는 미국의 제도가 일부나마 좋은 점이 있다고 한것은 굳이 할 필요가 없는 이야기가 아니었나하는 반성이 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세계 최고의 의학의 학문적 혜택을 위해 미국에 왔지만 미국 의료제도의 낭비와 저효율이 우리나라에 유입되기를 원하지는 않습니다. 미국의 제도가 가지지 못한 우리나라 제도의 강점도 많습니다. 하지만 현재의 우리나라의 의료제도는 의사에게 구조적으로 양심적인 진료, 교과서적인 진료를 못하게 만들기 때문에 이런 점이 철저하게 개선되지 않으면 결국은 국민이 피해자가 된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습니다.


의사는 의료라는 상품의 공급자이지만 일반인들이 가지지 못한 의학지식이라는 것으로 인해 동등하기 보다는 약간 우월한 위치에서 의료 소비자와 계약 관계를 만들어 내기 때문에 얼마든지 필요에 따라 의료 수요를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서 자장면이 1000원이건 500원이건 의사는 죽는 소리는 하지만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의료 제도의 왜곡은 더 심해질 것이고 환자들은 보다 낮은 질의 의료서비스를 받으면서 의료비 지출은 수가가 현실적으로 책정된 가상의 상황에 비해 결코 적어지지 않을 것입니다. 결국 의사와 국민 모두가 손해보는 시스템이죠. 의사는 살아남기 위해 양심적인 진료의 길을 벗어나야 하고 환자는 환자대로 돈을 쓰는데 합당한 대접을 받지 못하는 것이 아닙니까. 이런 것을 좀 여러 편의 글로서 지적하고 싶었지만 중단하게 되어 아쉽기는 합니다. 


양 : 제목을 정하실 때 상당히 과감하신 편이라고 생각됩니다.


고 : 휴.. 나름대로 환기시키고 의사나 한의사나, 정부등 각성을 촉구하기 위해서 한 것 이였습니다만, 이야기를 시작만 하고 마무리를 못하게 되어 많은 오해를 그대로 남겼다는 측면에서 참 아쉬움이 남습니다. 하지만  앞으로 한국의 의료환경에 대해서 딱 찝어 이야기하는 것은 삼가하려고 합니다. 개인적으로 너무 부담스러워요.


양 : 그렇게 느끼시는 것이 당연합니다만, 저는 선생님의 글을 보고 나는 왜 여짓것 딱 부러지게 내 생각을 말하지 못했나, 반성도 되고 비겁하다고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사실 선생님의 글을 읽은 많은 사람들은 새로운 사실을 깨달았다고 이야기 하기도 하고, 쉽게 이야기를 풀어주셔서 이해도 잘 된다고 저에게 이야기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고 : 과찬이시네요. 제가 미국에 있기 때문에 더 겁없이 이야기 했던 것일 수도 있지요. 다시 말해서 제 생각에는 사람들이 한국을 떠나서 미국에서 의사하는 사람이니까 한국의사들의 지엽적인 이해관계를 떠나서 조금은 객관적으로 글을 쓰겠지 라고 생각해주기를 바란 측면이 분명히 있었죠. 하지만 글을 쓰면 쓸수록 오해가 쌓인다면 나중에 제 입장이 아무리 분명해져도 대중을 설득할 수가 없겠더라구요.


앞으로는 별로 그런 글을 쓰고 싶지 않습니다. 사람들과 소통하고 싶다는 제 블로그의 취지에도 맞지 않고요. 사람들과 소통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을 화나게 하는 사람이 되어가는 글을 쓴다는 것은 제 자신이 참을 수 없는 일이었거든요. 이런 글은 결국 글쓰는데 오히려 활력을 잃게하는 것 같아요. 블로그 제목부터 <뉴욕에서 의사하기>라서 왠지 미국도 싫고 의사도 싫어하는 사람들에게 미움받는 것 같아 좀 친숙한 이름으로 블로그를 새로 만들어야하나 고민도 해보았을 정도거든요.


양 : 악플 보다 무서운 것은 무플입니다. 선생님 블로그에 악플이 생기는 것은 그만큼 방문자가 많다는 것, 인기가 많다는 것의 반증 아닐까요? 긍정적으로 생각하시는것은 어떠세요.


고 : 물론 입니다. 악플보다도 무플이 무섭지요. 물론 악플 자체도 기분 좋을 것은 없습니다만, 저와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 조차도 제 글의 취지를 잘 이해하지 못하고 오히려 저를 공격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때는 이것이 블로그의 한계란 생각도 들어요.


소주 한잔하면서 이야기하면 아마 의기투합할지도 모를 정도로 논리적으로 저와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음에도... 블로그로 소통하는 것도 분명 한계가 있는것 같아요. 하지만 서로 만나지 않고도 이정도까지 의견 교환이 되는 매체는 블로그가 유일한 것 아닙니까. 많은 오해에도 불구하고 블로그를 시작한 것은 축복으로 생각합니다.


양 : 그러시군요. 저도 작년 말에 그만 둘까 망설인 적이 있는데, 지금 생각하면 잘하고 있는 것 같기도하고..


고 : 양선생님도 그만둘까 고민한적이 있었다니, 놀랍네요.


양 : 저도 악플에 시달리고, 제가 이야기 하는 것이 사실 의사 좋으라고 하는 이야기가 아님에도 비난 받을 때가 있어서 좀 허탈해 했었죠. 의학 연구 방법에 대한 글을 쓸 때에도, 의학 연구를 소개할 때에도 그다지 좋은 소리를 못 들었던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의학 연구에 대한 이해가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해서 연구들을 소개하기 시작한 거였는데 말이죠.. 선생님 심정 공감합니다.





<뭇매 맞는 미국의 보험 제도 포스트에서..>


대한민국에 의사가 9만명인 시대입니다. 지금은 그 중 아주 극소수만이 블로그를 이용해 대중과 소통하고 있지만, 이제 많은 의사 블로거들이 생겨나고 있고 앞으로는 더 늘어날 것입니다. 하지만, 고수민 선생님처럼 쉽게 이야기를 풀어나갈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 같습니다.


처음 블로그를 시작하시는 선생님들의 글을 보면 너무 학술적인 내용으로 마치 질병 요약 정리를 보는 것 같은 글이 많습니다. 처음 부터 이해하기 쉽게 글을 써나가시는 분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저 역시 매번 딱딱하고 긴 문장으로 지루하게만 글을 썼는데, 고수민선생님의 글을 보면서 많은 것을 배우고 있습니다.


양 : 선생님처럼 글을 이해하기 쉽게 쓰는 것을 배워야한다고 헬스로그 필진분들에게 요구하고 싶고, 저도 배우고 싶습니다.


고 : 역시 과찬이시네요. 하지만, 블로그에서 의사로써 대중과 소통할수 있는 여건에 있으신 분들이 많지 않을 것이란 생각은 하고 있습니다. 시간적, 기술적 제약이 분명히 있으니까요. 게다가 대부분의 한국 의사들이 환자와의 대화에 소극적이고, 설명하는데 익숙지 않은 면이 있습니다. 아마 그런 면이 블로그에서도 좀 드러나는 것이 아닌가 생각도 들어요.


양 : 실례가 되지 않는다면 선생님 약력을 좀 소개해주실 수 있으실런지요. 왠지 인터넷에서는 이런 질문을 하는 것이 실례같아서 물어보기 상당히 고민스럽습니다만, 괜찮으시다면 궁금해하실 분들이 많으실 것 같은데...


고 :  제 프로필은 공개해도 상관이 없긴한데요... 음, 원광대학교 의과대학을 1996년 졸업했고, 삼성 서울 병원 가정의학과 전문의 2000년 졸업, 육군 종합 행정학교 군의관 제대 2003년, 서울 송파구 소재 상덕의원 부원장 및 서울 메디칼 스쿨, 지메스학원에서 미국 의사시험 강사를 겸임을 2005년 5월 미국 오기 전까지 했었습니다. 


그리고 미국에 온 후로 2007년 1월까지 미국 미조리주 세인트 루이스 소재의 St Mary's Health Center에서 내과 전공의 과정을 수료하고 뉴욕으로 왔습니다. 아마 세인트루이스에서 미국에 대한 좋은 기억을 많이 가지게 되었던것 같습니다. 좋은 한국사람, 미국사람도 많이 만났고요. 그 후로  현재까지 미국 뉴욕시 알버트 아인슈타인 의대 부속 Montefiore Medical Center 재활의학과 전공의 3년차로 근무중인데 제 블로그의 포스트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뉴욕에 와서는 고난의 연속이군요. 하지만 제 의학적 지식의 지평과 안목을 넓혔다는 측면에서 감사하면서 하루하루 지내고 있습니다.


이후 전공의 연봉 이야기 병원 여건에 대한 수다가 이어졌습니다만, 많은 분들께서 관심을 가지는 부분은 아니실 것 같아 생략하겠습니다. 국내 전공의 대우가 과거에 비해 비약적인 발전을 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열악한 것이 사실입니다. 단지 금전적으로 힘든 것을 떠나 교수와 전공의, 병원 여러 직종의 직원분들과의 관계등 인간 관계에서 고민이 더 많을 것 같습니다. 미국의 경우 자유 분방함과 편안한 인간관계를 이야기 많이 합니다. 다음 사진을 보면 그 분위기가 느껴질 것 같습니다. ^^



양 :
<한국에선 상상하기 힘든 의사들의 단체사진 아닌가 싶네요>


양 : 앞으로도 좋은 글 많이 부탁드립니다. 사모님께도 잘해드리십시요. 제 경우 블로깅에 가장 반대하는 사람은 집사람이더라고요.


고 : 안그래도 아내가 블로그 중독이라고 하네요. 얼마 후 있을 시험 공부나 하라고 성화입니다.


양 : 앞으로도 자주 연락하겠습니다. 바쁘신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

간단한 인사를 뒤로하고 인터뷰를 마쳤습니다. 거리가 먼 곳에 계서 직접 만나 뵐 수는 없었지만, 이렇게 대화를 하고 나니 조금이나마 궁금증이 풀린 것 같습니다. 나머지 궁금한 것들은 고수민 선생님의 <뉴욕에서 의사하기> 블로그를 통해 풀어야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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