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이 임신초기에 임신인지 모르고 감기, 소화 불량, 변비, 배뇨장애, 피로감등의 증상들로 인해서 약을 복용한다거나, 수면 내시경검사를 한다거나, X-ray로 위장관촬영을 한다.

또한, 어떤 임신부는 본인이 앓고 있는 관절염, 간염, 고혈압, 간질, 우울증 등의 만성질환으로 약을 복용 중일 때 임신이 되는 경우도 있다.

또는 가족들이 모두 회충약을 하나씩 먹으면서 가족들은 물론 임신부까지 임신사실을 까맣게 잊고 같이 먹는 경우도 있다.

심지어 어떤 임신부는 몇 년 동안 임신이 안 되어서 불임클리닉에 다니면서 나름대로 유해하다고 생각하는 모든 것을 삼갔는데도 임신이 안 되어서 포기하고 있는데, 갑자기 피로하고 소화가 안 되고 감기에 걸려서 여러 가지 약을 복용한 후에 임신을 확인한 경우도 있다.

이때 대부분 임신부와 가족들의 기쁨은 잠시이고, 약을 먹었다는 사실 만으로 당황하고 놀라서 이 애를 낳아야 되는지 말아야 되는지 고민하게 된다.

그리고 어떤 부부는 임신이 되었다는 사실을 시어머니나 친정식구들에게 조차 알리지 못하고 끙끙 앓는 경우도 있다. 그리고 처방 해 주었던 병원이나 약을 받은 약국에 가서 상담을 하기도 하고, 주변의 친구나 회사 동료 그리고 아는 의료인에게 연락해서 해답을 구하려 한다. 또는 직접 인터넷에 들어가서 자료를 찾기도 하고, 상담도 하고, 약물의 설명서를 읽어 보기도 한다.

하지만, 어느 곳에서도 뚜렷한 답을 얻지 못하고, 오히려 '누구누구는 임신 초기에 감기약을 먹어서 기형아를 낳았다더라.' 는 등 부정적인 이야기를 듣게 된다. 결과는 대부분의 뱃속의 생명들이 "나는 아무 탈 없이 잘 크고 있어요."라는 항변 한마디 못하고 사라져 간다.


과도하게 불안에 떨지 않아도 된다.

임신 초기에 약물에 노출되는 경우 임신부에 따라서 반응은 엇갈린다. 예를 들면 어떤 임신부는 장염 등으로 항생제나 신경안정제인 다이아제팜 같은 약물에 노출되는 경우에도 별로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임신을 잘 유지한다. 한편, 어떤 임신부는 임신 중에 약을 먹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불안해하고 일에 집중하지 못하고, 잠을 자다가 가위 눌리는 악몽을 꾸기도 한다. 그리고 심한 경우 임신중절을 선택하기 까지 한다.

약에 노출되어서 단 1%만 기형이 발생할 우려가 있어도 아기를 낳지 않겠다고 하는 임신부도 많다. 아마도 이는 우리 사회의 의료보장제도나 선천성기형아 출산에 대한 사회적 통념과도 연관이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기형아를 낳은 경우, 물론 의료 보험에서 어느 정도 지원을 받을 수 있지만, 거의 모든 의료비와 부대비용을 가족이 책임져야 하기 때문이며, 또한, 우리사회가 기형아 출산뿐만 아니라 모든 신체적 장애에 대해서 관대하지 못하기 때문일 것 이다.

하지만, 어떤 원인 없이 선천성기형아가 발생하는 기본 위험률은 1~3%정도이므로 1%만 기형 발생 가능성이 있어도 임신 중절을 선택하겠다는 사람들은 애초에 임신을 하지 않는 게 나을지도 모른다.

임신초기에 여러 가지 이유로 약물에 노출된 임신부를 대상으로 기형아 발생과 관련하여 어느 정도 불안해하는지 조사한 바에 의하면, 자신의 임신 초기 약물 노출로 인해서 임신부가 느끼는 기형이 발생할 위험률은 38%인 걸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들이 복용한 약은 대부분 감기약, 두통약, 항히스타민 제 등으로 기형아 발생과 관련이 없는 것들이었다.

한편, 이 38%는 인류가 만든 약물 중 기형아 발생과 관련하여 가장 심각한 약물로 알려진 아쿠탄의 기형 발생위험률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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