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이 왕이다." 화폐전쟁2의 저자 쏭훙빙이 즐겨하는 말입니다. '채널'이란, 일종의 창구, 게이트로써- 이것을 통하지 않고는 특정한 재화, 서비스를 얻을 수 없는 것을 가리킵니다. 예를 들어. 거금을 빌리려면 '은행'에 가야 하는 것처럼 말이지요.

그는 세계적 금융기업의 힘을 일종의 '채널'에 비유했습니다. 그는 정권 - 정치권력- 이 큰돈을 절실히 필요로 할 때, 유일하게 그 자금을 조달하는 능력을 가진 세계적인 금융기업에 손을 빌리게 되고- 이는 결국 금권 - 금융의 권력 - 이 현재처럼 커지는 결과를 낳았다고 합니다.

이는 단지 금융업에 국한된 얘기가 아닙니다. - 자본주의 경제에서는 '채널'을 손에 넣는 자가 승자가 됩니다. 우리 주변의 예를 들어볼까요? A씨가 고속도로를 소유했습니다. 그리고 그 소유권을 토대로 지나가는 차들에게 통행료를 걷습니다. 설사 비합리적으로 통행료를 올리더라도, 고속도로를 꼭 이용해야만 하는 사람들은 어쩔 수 없이 돈을 내고 고속도를 이용합니다....무섭죠. 이것이 바로 채널을 가진 자의 힘입니다. 일종의 '독과점' 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번에는 다른 예를 들어볼까요? 국내 정유업계 회사들이 '담합' 하여 휘발유 가격을 올립니다. 그 회사들로부터 휘발유를 살 수 밖에 없는 국민들은 어쩔 수 없이 그 휘발유 가격을 수용합니다...채널을 가진 자의'횡포'라고도 볼 수 있죠...자본주의 시장의 승자는 이렇게 쉽게 이익을 취할 수 있습니다.(개인적 견해이지만, 이러한 독과점은 자본주의의 심각한 폐해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애덤 스미스도 타임머신 타고 현재에 오면- 당시에 생각지도 못한 시장의 공룡들을 보고 깜짝 놀랄 거라고 생각합니다..ㅎㅎ 처음엔 다양한 종류의 기업들이 서식하고 있었지만, 서로 경쟁하면서 잡아먹다 보니- 덩치 큰 공룡들만 남아있어서요!)

이러한 예는 외국에도 있습니다.^^ 페이스북의 경우, 많은 사용자를 가지고 있다는 것 자체가 '채널'입니다... 그 사용자들을 토대로 '징가' 등의 게임을 자신들이 소유한 네트워크 안에서 유통시키고 있습니다. - 새로운 시장을 창조하고, 그 시장의 '채널'을 확보하여 왕이 된 것이죠...

그렇다면, 또 다른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는 헬스케어 산업의 채널은 무엇일까요?
이 시장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왕-또는 '공룡'이었던-(현재도 왕이긴 합니다만, 시장이 재편되고 있으므로...)거대 다국적 제약회사들에 대해 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거대 다국적 제약회사의 대표 기업으로는 화이자, GSK, 머크 등이 있습니다. 이 기업들은 1980년대에 '블록버스터'라고 불리는 몇 가지 약물들을 미국을 비롯한 세계시장에서 성공시켜서 성장해 왔습니다. 미국정부에서는 새로운 약이 개발되면 20년 정도의 특허권을 보장해주고, 그 기간 동안 독점적으로 약을 개발한 회사만 그 약을 팔 수 있게 합니다.

여기서 바로 알 수 있죠. '특허'또는 '특허를 개발해 낼 수 있는 기술'에 대한 권리가 바로 이 회사들이 헬스케어산업의 왕으로 만들어준 '채널'이었던 것입니다...정부 관료와의 유착, 환자에 대한 로비, 연구결과의 은폐와 왜곡, 소비자 직접광고, 언론플레이 등등 많은 부수적인 다른 요인들이 있지만, 가장 강력했던 그들의 무기는 바로 블록버스터에 대한 '특허' 또는 '개발기술'이었다고 생각합니다.(물론 이 특허가 '창구' 같은 개념은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하지만, 특정약물을 개발하는 데 사용되는 기술에 대한 '특허'는 어떨까요? 이 기술을 이용해야만 약물을 개발할 수 있으므로- 이는 '채널'의 개념에 합당할 것입니다.)

하지만, 이 시장의 왕좌가 흔들리고 있습니다. 크게 보자면 화학적 약 개발의 한계가 와서, 그들이 가지고 있었던 '채널'이 흔들리고 있는 것이죠. 많은 블록버스터들의 특허만료가 2010년~ 2012년에 몰려있습니다. 화이자를 예로 들어보자면, 올해 회사 전체 매출의약 70%를 차지하는 '리피토'라는 약물의 특허가 만료 됩니다... 매출이 '급감'한 다는 것입니다. 다른 메이저 제약회사들도 40 ~70%의 매출을 차지하는 약물들의 특허가 만료되는 상황입니다. 헬스케어 산업의 지각변동이 일어날 것입니다.(http://www.yakup.com/news/index.html?mode=view&cat=16&nid=139220)

그렇다면 - 이들이 추락하면 누가 떠오를까요?
우선은-복제 약을 잘 만드는 회사들이블록버스터가 가지고 있던 시장을 잠식하면서 떠오르겠죠...하지만복제약 시장은 -레드오션- 경쟁자가 너무 많습니다...따라서 복제 약의 질을 높이면서 가격을 최대한 낮추는 기술을 가진 자가 승자가 될 것입니다. 또한, 이후에는 결국 화학적 약 개발 방법이 아닌 -다른 방법- 바이오베터, 천연의약품 생산 기술 등을 소유한 자 중에 '새로운 블록버스터'를 개발한 회사가 승자가 될 것입니다. 헬스케어 산업의 채널은 바로, '특허'니까요^^

또한, 헬스케어 산업 시장에서 제약시장에 차지하는 비율이 줄어들고, 의료 진단기기 시장들이 떠오를 지도 모릅니다. - 하지만, 제약시장에서의 규칙들이 의료 진단기기 시장에서도 적용될 확률이 큽니다. - 의료 수가 체계와 소비자군 등 산업구조의 시스템이 기본적으로 동일하기 때문입니다. - 따라서, 여기서도 특정 진단기술에 관련된 '특허'가 채널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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