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편집자 주 : 이 칼럼(시리즈)은 의료관련 기업들에 대한 분석과 고찰을 담은 것으로, 글의 내용은 필자의 개인적, 주관적 견해로 이뤄졌다는 것을 밝힙니다.

헬스케어 산업에서 최근에 '인피니트 헬스케어'가 화두가 된 적이 있었다.  삼성전자가 인수한 메디슨의 '수혜주'로 불리며 주가가 급등했던 것이다. '이 회사의 정체는 뭘까?' 궁금해서 찾아봤더니, X-ray, CT 등의 의료정보를 처리하는 기술을 파는 회사였다.  이번엔- 의료의 예상 발전과정에 비추어 왜 인피니트 헬스케어가 유망하며, 현재까지의 한계점은 무엇인지 살펴보겠다.


전자의무기록의 중요성


앞으로 나가야 할 방향
(출처: 파괴적 의료혁신 - 클레이튼 M.크리스텐슨)

 전자의무기록이 나날이 중요해지는 이유는- 의료가 분화되고 있는 것과 깊은 관련이 있다.  현재까지의 의료는 중앙 집중화- 삼성서울 병원을 위시한 Big 5에 기능이 몰리는 것이 사실이다.  대형화된 추세는 이제 고급기능을 올리는 추세로 바뀌었고, 중앙 집중화될수록 지방 대학 병원이나 2차 중소병원들은 점차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척추질환 전문병원 등 여러 종류의 '전문병원'이 생겨나고 있고, 10여 년 전 이미 의약분업으로 인해 의사가 가지고 있던 약 선택권의 일부분을 약사가 가져갔다.  미국 같은 경우는 리테일 클리닉이라 하고 해서- 진료하기 쉬운 과목만 가지고 진료를 '의사'가 아닌 '진료간호사'가 하는 형태의 새로운 의료 서비스가 등장하였다.  또한 회원요금제를 적용한 건강관리 사이트도 태동하고 있다.  

이런 의료서비스가 여러 가지로 분화되는 상황에서 개인의 의료정보 역시 같이 분화되어 버리면 비효율적이므로, 위 그림처럼 분화된 의료서비스들에서 나오는 여러 의료 정보를 '환자 개인'을 단위로 하여 통합시켜 운영할 필요가 생겨난다.



의사들이 전자의무기록 기술을 표준화하는데 나서지 않았던 이유

그렇다면 왜 의사들- 의료공급자들이 아닌 인피니트 헬스케어 같은 기업이 이 서비스를 운영하기 위해 나섰을까?
왜냐하면, 전자의무기록이 해야 할 일은 의사들이 의료를 공급하는 지엽적인 단계가 아니라 시스템 전체 수준에 일이기 때문이다.  의사들은 전자의무기록이 발달한다고 해도 수익이 더 나지 않는다.  오히려, 전자의무기록은 새로운 기술을 또 익혀야 하기 때문에 불편하다.  내 주변만 보더라도, 종이기록이 훨씬 편하고 빠르다는 의사들이 부지기수다.  지정된 시간 안에 최대한 많은 환자들을 봐야하는 현 의료구조를 볼 때 당연히 전자의무기록은 반발이 심할 수밖에 없다.   

게다가, 의사의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개업의의 입장에서는 의료정보가 '전자화' 되면 환자가 다른 병원으로 갈 때 진료기록을 가져가기가 쉬워져서 병원 옮기는 것이 쉬워지기 때문에, 이런 변화를 달가워하지 않는다. 또한 전자의무기록을 사용하게 되면 종이기록보다 비용이 더 많이 든다.

따라서 의료공급자보다는 기업이나- 정부가 나서야 한다.  사실 정부가 나설 때도 직접 하기보다는 결국은 기업을 고용할 것이다.  결론은 기업이 나설 수밖에 없다.
 


인피니트 헬스케어의 유망성

위에서 설명했듯이 전자의무기록은 증가하는 의료비용을 절감시키기 위해서 등장할 수밖에 없다.  인피니트 헬스케어는 의료영상정보처리 분야에서 국내 70%를 차지하고 있는 독점기업이다.  정부가 전자의무기록을 추진할 때 인피니트 헬스케어를 통해서 하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유망한 이유 중 다른 하나는, 이 의료 변화의 트랜드가 '전 세계적'이라는 것이다.  인피니트 헬스케어는 의료정보 중 특히 영상정보처리기술이 세계적으로 높은 듯 하다.  중동에 영상 의료 소프트웨어를 수출하고 있으며 2010년에는 선진국으로의 진출도 본격화되었다.  미국에서는  치대 병원과 수주계약을 맺었고, 유럽의 표준화 기술 인증도 받아 수출의 발판을 마련했다.  현재 전 세계 의료 소프트웨어 시장 점유율은 1.7%이며, 2015년까지 5%이상으로 이끌어 올리겠다고 외치고 있다.

하지만..의과대학 때 써 본 개인적인 경험과, 주변 얘기를 정리하면 현 전자의무기록의 한계점 역시 명확하다.



전자의무기록의 한계점

정상적인 환자 진료과정에 방해가 된다.(펜과 종이로 하던 시절에 비해 오래 걸린다.)
이전 환자 방문이나 오늘 내가 수집한 자료를 정리하고 비교분석하기 쉽게 되어야 한다.(이건 정말 IT가 정말 보기 쉽게 해줬으면 한다! 챠트 기록 뒤지는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

그리고 '표준화'역시 해결해야 할 한계점이다.  표준화 되지 않으면 각 의료서비스들 간에 의료정보 공유가 잘 일어나지 못한다.  각 기관들마다 자체 개발한 전자의무기록 시스템을 쓰니까.  이런 한계점들을 살펴보면 자연스럽게, 앞으로 어떻게 인피니트 헬스케어가 나가야 하는지 해답을 찾게 된다.

 

앞으로 나가야 할 방향

좀 더 편하게.
- 쓰는 의사 입장에서는 사용하기 편리하고 간단하게 소프트웨어를 개발해야 하며, 환자 입장에서는 정보를 이동하기 좋은 형태로 제공해야 한다.

표준화
- 독과점의 이점을 십분 활용하여, 전국 병의원과 약국의 진료정보시스템을 단일화시켜야 한다.  물론 정부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세계로!
- 국내를 통일하고, 시스템이 좋음을 입증하여 전 세계로 수출해야 한다.  이때에 중요한 것은 가상화 - '외래 언어'를 하나의 공통 언어로 번역해주는 기술 - 기술이 중요할 것이다.  나라마다 정보 처리 시스템이 다르기 때문이다.  홍콩여행 갈 때 여행용 전압 변환기를 가지고 가야 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제공 서비스의 다양화
- 일단 환자 데이터베이스가 쌓이게 되면, 개인마다 계약하여 오픈-소스 형태로 데이터 보관방법을 변경하여 환자가 공유를 허락한 대상에게만 접근을 허용하도록 한다.  이는 마치 의료분야 버전 페이스북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일종의 '사업생태계'를 조성하는 작업이다.  그 이후,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한 건강의료서비스업체들을 참여시킨다.  이는 사업생태계에 '식물'을 심는 작업이다.  물론 업체들에게서 생태계이용료를 받는다.
 
현재까지 국내 기업 중에 이를 이룰 수 있는 기업은 인피니트 헬스케어가 가장 유망하다.  앞으로도 관심 있게 지켜볼만한 기업이다.  나는 이러한 의료 혁신을 통해, 나날이 치솟고 있는 의료비용의 절감이 일어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참고자료: 파괴적 의료혁신 - 클레이튼 M.크리스텐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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