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정책이 화두가 된 2008년 대선을 배경으로 2009년 미국에 출간되어 보건의료경영부문 아마존닷컴 베스트셀러가 된 책입니다.

"미국의 의료는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가?"에 대한 보고서라고 보시면 됩니다.  대표저자인 클레이튼 크리스텐슨은 테크놀로지 및 기업 혁신 분야 최고 권위자이고- MD 두 명이 공저자로 참여하였습니다.  '경영'과 '의료'의 퓨전으로 탄생한 책이라는 것이죠.

핵심내용은 이렇습니다.  다른분야와 마찬가지로, 의료산업도 파괴적 혁신이 진행되고 있으며, 이 혁신은 기존 소비자층이 아닌 새로운 소비자층을 배경으로- 저비용 고효율과 높은 접근성을 내세운 기업으로 부터 시작되어 새로운 시스템이 만들어지고, 기존 시스템이 붕괴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기존 의료 전문가가 아닌 경영 전문가의 관점이 가미되어 매우 신선하였고 설득력 높게 들리더군요^^

조금 구체적으로 들어가자면, 혁신의 구성요소는 크게 네가지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 네가지가 잘 맞아들어가야- 파괴적 혁신이 이루어진다고 합니다.





1. 단순화를 가능하게 하는 고급 테크놀로지 - 기술의 발전이 의료비용을 절감하는 효과를 가져다 준다는 것입니다.

여러 기술 중 특히, 진단기술이 제일 먼저 발전할 것이라고 저자들은 보고 있습니다.  진단기술이 발전하면 질병 진단의 전문가 보다는 한 차원 낮은 의료인들도 질병을 진단 할 수 있게 되고, 또한 진단기술이 발전하면서 증상위주로 나누었는 질병들이 세분화 되면서 보다 질병의 원인을 명확히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진단기기가 값이 싸지고 크기도 줄어들면서 종합병원 중심의 현 의료체제에서 일차의료 중심의 의료체제로 '탈중앙화'가 촉진될 것이라고 합니다.


2. 저비용 구조의 혁신적 사업모델 - 현재 병원 및 의원 개념이 아닌 새로운 의료서비스 제공자가 나타난다는 것입니다.

이미 미국은 '리테일 클리닉'이라고 해서- 의사가 아닌 진료간호사가 진단과 치료가 쉬운 질병들을 다루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의사보다는 진료간호사가 진료하므로 진료비도 싸고, 많은 진료간호사를 고용할 수 있으므로 대기시간도 줄어듭니다.  이런식으로 일차진료의사의 일을 다른 의료인이 가져가게 된다는 것입니다.  반면에 일차진료의사는 기술의 발전으로 현재 종합병원이 진료하고 있는 난이도 있는 질병의 일부분을 가져오게 됩니다.


3. 경제적 일관성을 갖춘 가치 네트워크

환자에게 단순히 의학정보를 제공하는 데서 벗어나, 자신과 비슷한 처지에 있는 환자를 매칭 시켜주는 네트워크 서비스(같은 관심사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끼리 알게 해주는 페이스북처럼요-), 환자가 자신의 의학적 상태를 입력하면 관련 정보를 환자에게 쉬운언어로 풀어 보내주는 네트워크 서비스, 일차진료의사들에게 전문가들의 고급 지식을 전달하는 네트워크 서비스가 발달한다고 합니다.  물론 미국에는 위 종류 중 일부분이 이미 서비스를 하고 있습니다.  유료 또는 무료 회원제로 운영되는 형태이죠~


4. 변화를 촉진하는 규제와 표준

쉬운 대표적인 예로는 '수가체계'를 들 수 있습니다.  이 수가체계에 따라 이윤이 크게 나는 시장만 발전하게 된다는 것인데 문제는- 진료행위마다 값을 매기는 '행위별 수가제'에서는 진료행위가 의학적 필요 이상으로 많아지게 된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의료비용도 증가하게 되고요..이런 규제의 혁신이 의료비용을 절감하는 방향으로 일어날 것이라고 얘기하고 있습니다.


많은 새로운 기회에 눈을 뜨게 해준 책입니다.  현 의료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큰 그림을 그리고 싶은 사람, 변화하는 의료시장에서 새로운 사업기회를 모색하는 사람이 읽으면 좋은 책 일 듯 합니다.  한가지 비판을 하자면- 언제 변화들이 나타나는 지 구체적인 시기가 언급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분명히 연구 시 특정 혁신이 일어나는 여러 가능성있는 시기들이 있었을 텐데- 언급이 한 줄도 없었다는 것은, 저자들의 컨설팅 회사인 이노사이트를 이용하라는 '말없는 권유'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또한 이 책은 미국 의료에 대한 책이므로, 상황이 다른 한국에 적용하려면 여러 고민과 연구를 거쳐 파괴적 의료혁신이 보여준 로드맵을 '한국화'시켜야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여러 사업기회 중 '가치 네트워크'와 의료진단기기 시장이 한국에서 가장 현실에 알맞고 바로 사업 추진이 가능한 분야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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