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토머스 프리드먼의 '렉서스와 올리브 나무'라는 책을 읽었다. 이 책의 앞쪽에서는 자신이 세계를 보는 눈을 어떻게 키웠는지를 서술하고 있었다... 전체적인 내용도 좋았으나 무엇보다도 이 부분이 가장 마음에 와 닿았다. 이에 대한 핵심적인 내용 발췌한 부분을 아래 적어본다.




...오늘날에는 정치와 문화, 기술, 금융, 국가안보, 생태적 환경 사이의 전통적인 경계가 그 어느 때보다 많이 사라지고 있다. 다른 분야를 알아보지 않고서는 어떤 분야를 설명할 수 없고, 모든 분야를 알지 못하고서는 전체를 설명할 수 없는 게 보통이다...어느 한 관점에서만 보면 결코 그려낼 수 없는 세계를 그려내기 위해 이 모든 것을 함께 직조해야 한다.


...불행하게도, 언론계와 학계에는 무수히 쪼개진 좁은 전문 분야의 관점에서 생각하는 성향이 너무나 깊숙이 내재돼 있다. 이런 성향은 현실세계가 분명하게 작은 영역으로 나누어져 있지 않으며 국내와 국제 문제, 정치와 기술적 현상간의 경계가 모두 무너지고 있다는 사실을 무시해버린다...전체에 대한 이해 없이는 전략이 있을 수 없다. 전략이 없으면 표류할 수밖에 없다.



이 구절을 읽는 순간, 이것이 바로 우리나라의 의료계가 부딪힌 장벽이라는 생각이 퍼뜩 들었다.(한국사회에 다른 부분들도 물론 부딪힌 곳임에 틀림없다!) 질병이 올바로 진단돼야 환자를 올바르게 치료할 수 있는 것처럼, 현실을 바로 보지 못하는데 어떻게 명쾌한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겠는가. 이 장벽은 개인의원계, 병원계, 의사, 약사, 간호사, 물리치료사, 수술보조원을 포함한 의료계뿐만 아니라- 한나라당, 민주당, 보건복지부, 제약산업계, 바이오 산업계, 의료관광산업계가 맞닥뜨리고 있는 산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이 장벽을 뛰어넘을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간단하지만 어려운 해결책이 하나 있다. 바로 우리들 모두 '제너럴리스트'가 되는 것이다. '제너럴리스트'란, 서로 다른 여러 개 분야의 눈으로 세상을 바로 볼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이다. 렉서스와 올리브나무의 필자는 뉴욕 타임즈의 기자로써- 세상을 올바르게 바라보려면 다차원의 렌즈로 세상을 바라봐야 한다고 하고 있다. 나 역시 동감이다. 현재의 상황을 바로 보려면, 단순하게 의료계의 렌즈로만 세상을 바라볼 것이 아니라- 정치, 문화, 금융, 무역, IT, 그리고 환경의 관점에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나서야- 진정으로 '명쾌한 답'이 무엇인지 찾아가는 토론이 가능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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