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지진이 발생했다는 뉴스를 봤을 때만 해도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지진의 강도가 7.9라느니 하는 말도 실감나지 않았다. 그 정도의 지진을 겪어봤어야 알 것 아닌가. 초기에는 사망자 집계가 나오지 않았기에 그냥 좀 흔들렸나보다 싶었다. 그런데 갑자기 사망자 수가 수백 명에서 천명이 넘어간다고 뉴스가 나오더니, 이제는 수만 명에 이를 거라는 예측까지 나왔다. 등골이 오싹하다.

철없게도, 이런 사태가 발생할 것이라는 예상을 전혀 하지 못했던 나는 며칠 전만 해도 일본으로 이번 시즌 마지막 스노보드 원정을 가려고 했다. 가능하다면 지난 주 주말에 가려고 했으나 여의치 않아 미루고 있었는데, 만약 내가 무리해서 일본에 갔더라면 아마 저 아비규환 속에 있었을지도 모른다.



특히 내가 놀란 것은 센다이 공항이 물에 잠겼다는 소식을 듣고 나서였다. 센다이공항은 야마가타 자오 스키장에 가기 위해 몇 번 들렸던 곳이다. 그곳이 물에 잠겼다고? 이와테현 바닷가에서 시체 수백구가 발견되었다는 기사도 나를 놀라게 했다. 이와테현이라면 앗피 스키장이 있는 곳이다.

내가 알던 그곳이 쓰나미에 의해 폐허가 되어버렸다는 사실이 참으로 안타깝다. 해일에 휩쓸려 생을 마감해야 했던 사람들은 얼마나 무서웠을까. 또 얼마나 고통스러웠을까.

일단 스노보드 원정은 올 스톱이다. 스노보드 원정이 아니라 재해민 구호 원정을 가야할만한 상황인 것 같아서...... 게다가 원전 폭발 등의 위험성 때문에 당분간 일본 근처에도 얼씬거리지 말아야 할 듯.



일본이 지난 역사동안 우리나라에 못된 짓을 많이 했던 것은 사실이고, 그에 대한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지만 그 대가가 이런 참혹한 비극이기를 바라지는 않는다. 여진이 빨리 진정되어 더 이상의 희생이 없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저작권자 © 코리아헬스로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