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상상은 현실을 따라가기 어렵다.


[와글와글 클릭]아픈 아기 안고 1km 기어오면 돈줄께..
라는 기사를 읽었다. 요약하자면

1) 아이가 아픈데 치료비가 없었다.
2) 누군가가 잔인한 제안 (아기를 안고 1 km를 기어오면) 을 달성하면 돈을 주겠다고 제안.
3) 일단 사람들 관심을 모은 다음, 약속한 돈을 주지 않음.
4) 사람들이 이 가련한 어머니에게 거액을 기부.
5) 알고 보니 처음부터 기부금을 노린 계획. 다만 관심을 모으고 가련한 상황을 극대화하기 위해 상황을 설정.


..역시 상상은 현실을 따라가기 어렵다.


라는 생각을 했다. 아마 드라마나 영화, 특히 만화 같은 데서 이런 설정을 했다면 "만화니까." "만화 같은 설정." 이런 소리를 듣지 않았을까? 막장드라마 소리를 들었을 지도 모르겠다.

사람들 반응은 속여서 불쾌하다는 것도 있고 어쨌든 애가 아픈 것은 사실이고 치료비를 모았으니 됐지 않은가 이런 반응도 있고 그런 모양이다. 둘 다 맞는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그렇긴 한데 사실 저런 일은 알게 모르게 빈번하지 않은가 생각한다. 특히 인터넷 상에 얼마나 낚시가 많은가. 가령 이런저런 첨가물이 들어있는 식품을 먹이면 애가 여차저차하게 된다... 이런 이야기. 알고 보면 사실이 아니지만 저런 이야기를 퍼뜨리는 사람들은 나름대로 좋은 의도를 가지고 그럴 것이다. 그게 사실이 아니라는 것이 밝혀져도 "어쨌든 몸에 좋을 것 없는 것, 안 먹었으면 된 것이 아닌가." 이런 훈훈한 결말이 되는 것도 비슷하다.

이 사건의 교훈은 "인터넷에 떠도는 이야기를 믿지 마세요." 가 되겠다. 한국에서도 저런 일이 종종 있었던 것을 기억한다. 여차저차해서 돈이 필요하니 도와주세요! 이런 사연을 퍼뜨리고 돈을 모아서 유흥비로 쓴다거나 촛불시위를 하네 하고 돈을 모아서 유용한다거나... 저런 거 도와주는 사람들 모욕할 생각은 없다만, 그런 데 보내줄 돈이 있으면 당장 급한 자기 일에 쓰시라고 권해드리고 싶다. 그리고 기왕에 돈을 보냈다면 그게 사실인지 아닌지 확인안하는 것이 아마 정신건강에 이로울 것이다.

저런 이야기가 옛날이야기책에 나왔다면 아마 꾀돌이의 유쾌한 모험 정도로 기억될 텐데 이게 현실이라서 사람들을 화나게 하는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옛날이야기를 보면 저런 이야기가 많지 않은가? 다른 사람들을 속여서 이익을 편취해놓고서도 재치니 익살이니 슬기로운 행동 이렇게 미화되는 게 어디 한둘이냐. 그 가운데 당장 기억나는 것은 "장화신은 고양이"... 그야말로 처음부터 끝까지 남들 등쳐먹는 이야기인데 빈털터리 주인을 임금님 사위로 만든 지혜로운 고양이로 미화된... 그 임금님 불쌍하지 않음? 고양이에게 속아 영지를 뺏긴 마법사는 또 얼마나 불쌍한가. 그런 미천한 개털에게 시집간 공주님은 또 어떻고...

어쨌든 결론은 남의 말을 곧이 믿지 말자. 특히 인터넷에 떠도는 이야기는 절대 믿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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