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아침 눈을 끔뻑이는데 갑자기 따끔거렸다.
첨엔 눈 안에 눈썹이라도 들어갔부다 하고
'지가 나올 때가 되면 나오겄지' 싶어 대수롭지 않게 넘겼는데
시간이 갈수록 눈 안에서 위치를 바꿔가며 돌아다니는 정체불명의 이놈을 참아내기가 버거워지면서 신경이 바짝 곤두선다.

통증은 점점 심해지고 눈가는 퉁퉁 부어오르는데
인공눈물을 들이붓고 눈꺼풀을 뒤집어 까봐도
이놈은 당최 나올 생각을 않는다.
눈물은 줄줄 흐르고 머리는 깨질 것 같고...
눈에 보이지도 않는 놈과 하루 종일 씨름하려니 중병 든 사람처럼 기진맥진이다.

자고나면 괜찮아지겠지 하는 맘으로 참을 청해도 눈 안에서 따끔거리는 게 신경에 거슬려 쉽게 잠도 들지 않았다.
안절부절 못하는 나를 보다 못한 식구들은 아침에 병원에 가보란다.
눈에 뭐 좀 들어간 거 가지고 병원 가기도 민망하다고 무시해버렸는데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니 도저히 안 되겠다 싶다.
아픈 것도 아픈 거지만 나올 듯 말든 이리저리 굴러다니는 이놈 때문에 약이 바짝 올라 머리끝에 앉아있다.

결국 항복하고 집 근처 안과로 고분고분 걸어갔다.
간호사가 "어디가 불편해서 오셨어요?"라고 묻는다.
"눈에 뭐가 들어갔는지..좀 아파서요.."라고 하면
금방이라도 "어머, 겨우 그 정도로 병원에 오셨어요?"라고 할 것 같아 목소리가 기어들어간다.
다행히 간호사는 당연한 듯 "아... 그러세요?" 한다.

사실 남이 어떻게 생각할지가 무슨 상관이람.
내가 아파서 병원에 온 건데... 병원이 별 곳인가 아프면 오는 거지...
또 한 번 자책한다... 너무 남의 눈을 의식하는 스스로를...

암튼 나를 이틀 동안 괴롭히던 그 정체모를 놈을
의사선생님은 결석이란 단어로 표현하며 이물질들이 뭉쳐서 생긴 거라며 설명해주신다.
고놈을 빼난다며 조그만 주사기를 집어 드시는데... 겁이 덜컥 난다.
'설마 저걸로 콕 찌르려는 건가?'
나의 떨리는 심장은 아랑곳하지 않고 의사선생님은 망설임 없이 주사바늘을 눈가에 들이댄다...
아!!!!!!!!!!!!!!!!!!!!

이상하다...
아무 느낌이 없다.
"제거했습니다... 결석 때문에 눈동자에 상처가 좀 생겼으니까 당분간은 처방해드린 안약을 좀 넣으세요."
멍하다....
눈 깜빡할 사이... 상황 종료!

눈을 끔뻑여본다.
아... 눈에 걸리는 게 없다.
머리끝까지 개운하다. 이렇게 쉬운걸... 그 고생을 했다니...
그 짧은 순간의 차이로 세상이 달라 뵌다.

고통 없이 그 불순한 놈을 제거해준 현대의학 아니 대한민국 의료기술에 경의를 표하는 바입니다!!!!!!!!!!!!!!!
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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