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치료 한방에 열이 나서 입원하게 되었다며 속상해하시는 당신께

항암치료 한방에 열이 나서 입원하게 되었다며 속상해하시는 당신께

1. 열이 나는 이유
항암제가 들어가면
암세포뿐만 아니라 정상 세포도 영향을 받습니다.
피 성분을 이루는 백혈구, 적혈구, 혈소판도 같이 영향을 받아 정상 값에서 수치가 떨어집니다.
피 성분 중에 백혈구 (백혈구 중에서도 염증 반응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중성구)는 우리 몸에 염증을 일으킬만한 원인을 잡아먹어 버림으로써 문제를 해결하는 역할을 하는데 그런 과정에서 열이 날 수 있습니다.
즉 열이 난다는 것은 우리 몸 어딘가에 염증을 일으킬만한 요인이 있다는 것을 시사하는 셈입니다.
항암치료 기간 중에 항암제가 투여되기 시작한 날로부터 10일-14일째 (의사들은 이를 D+10일 - D+14일 이라고 부릅니다) 백혈구가 가장 많이 감소하는데 이때 열이 나면 문제를 일으킨 놈들과 싸울 백혈구가 부족하기 때문에 염증이 급속도로 나빠질 가능성이 있게 됩니다.
특별한 염증소견도 없고 컨디션도 나쁘지 않은데 열이 날 수도 있습니다.
백혈구가 없다는 그 자체로 열이 나기도 합니다.

2. 열이 나면
열은 나지만 컨디션이 좋으면,
일단 타이레놀을 한번 먹어보고 더 열이 안 나면 병원에 안 오셔도 됩니다.

열도 나고, 컨디션도 안 좋으면 바로 병원에 오세요. 응급실에 오시면 환자들 고생하는 거 알지만 그래도 오세요. 꼭.

열이 나기는 하는데, 컨디션은 그만그만해서 병원가기는 싫고
그렇게 2-3일 집에서 뭉그적거리다 병원에 뒤늦게 오시면 위험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지 마시고, 귀찮더라도 꼭 외래로 오세요.
피검사해서 필요하면 백혈구 촉제를 맞고 항생제를 먹는 게 필요합니다. 외래가 없는 때면 응급실이라도 오셔야 합니다. 며칠만 잘 조치하면 아무 문제없이 넘어가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때를 놓치면 중환자실을 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3. 열이 나지 않게 하려면....
감염의 원인이 될 만한 요인을 미연에 방지해야 합니다.
평소 우리 몸에서 가장 균이 많은 곳이 입안과 손입니다.
입안 가글을 하루에 4-6회 정도 열심히 해서 구강청결을 유지하면 폐렴 발생률은 낮춥니다.
또 밖에 나갔다 오면 손발을 잘 으시구요. 손발톱을 조금만 잘못 잘라도 염증이 생겨서 쉽게 낮지 않습니다. 평소 잇몸 질환이 있으신 분들은 수치가 회복될 무렵에 치과에 가서 스켈링을 미리 하는 것도 구내염을 방지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평소 치아건강에 자신이 없는 분들은 항암치료를 시작하기 전에 치과진료를 미리 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음식을 잘못 먹으면 배탈이 잘 나니까, 수치가 낮은 기간에는 꼭 불에 익힌 음식만 드시구요.

항암제 종류에 따라서 치료 중 열이 날 확률이 다릅니다. 치료 중 열이 나면 다음 치료 때 예방적 조치를 더 강화해야겠죠.

열이 나서 한 번씩 응급실을 왔다 가신 어떤 환자분들은 치료의 의지가 꺾이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항암제별로 그런 일이 생길 확률이라는 게 이미 통계적으로 잘 알려져 있는 셈이니
너무 속상해하지 마세요.
그리고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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