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다녀왔습니다. 노인심리에 관한 책을 좀 읽어보고 싶었는데 노인심리라는 것이 의학에서도 심리학에서도 비인기분야라서 알려진 책이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노인 정신의학에 관한 책은 가지고 있었는데 아무래도 정신과적인 문제에 집중한 책이다 보니 일반적인 노인심리에 관한 내용은 적더라고요.

저는 책을 살 때 온라인 주문도 많이 하지만 오프라인 서점에서도 자주 사는 편입니다. 다른 사람들은 그런 저를 의아하게 바라보곤 합니다. 왜 책을 서점에서 사? 온라인으로 사면 훨씬 싼데?

맞는 말입니다. 온라인 서점이 더 저렴합니다. 할인이 안 되는 책은 포인트 적립을 해줍니다. 게다가 무료배송이니 굳이 힘들게 서점까지 가서 사올 필요가 없죠.

오늘 같은 경우는 더욱 비효율적입니다. 제가 사는 천안에도 교보문고가 있지만, 제가 찾는 책 중 몇 권이 재고가 없는 상태였습니다. 결국 광화문의 교보문고까지 갔는데 주말이라 예약이 꽉 차 새마을호를 타고 갔습니다. 지하철도 있지만 집중해서 읽고 싶은 책이 있어서 새마을호를 탔지요. 서울에 갔으니 그냥 올수는 없잖아요? 친구를 만나 저녁을 먹고 차를 마셨습니다. 집에 돌아와 생각해보니 교통비와 저녁비를 합하면 책 몇 권은 더 사겠더라고요.



이번에 구입한 책들입니다. 심리에 관한 책 두 권, 그리고 눈이 가는 소설책 한 권.


하지만 저는 서점에서 책을 사는 것이 더 즐겁습니다. 책을 산다는 것이 소비일 뿐만 아니라, 투자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예전에는 서점이 정말 많았습니다. 서점에서 이런 저런 책을 읽으며 시간을 보내곤 했지요. 사람들이 책을 멀리하기 시작하면서부터 하나둘씩 오래된 서점이 문을 닫기 시작했습니다. 그나마 책을 사는 사람들도 싸다는 이유만으로 온라인 서점을 이용합니다. 오프라인 대형서점이 폐업을 하니 문제는 더 이상 책을 읽어볼 곳이 없어졌습니다. 베스트셀러만 팔리고 그렇지 못한 책들은 팔릴 기회조차 사라져버리는 상황이 발생한 거죠.

책을 산다는 것은 투자입니다. 오프라인 서점의 매출이 있어야 우리가 책을 읽어볼 곳이 있지 않을까요? 내가 책을 읽고 마음껏 고를 수 있는 장소를 유지하기 위한 투자입니다. 온라인 서점의 펼쳐보기 몇 장 서비스가 아니라 책 전체의 구성을 파악하고 내가 원하는 내용이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그런 곳이 존재하도록 하는 투자입니다.

또한 그것은 출판사에 대한 투자입니다. 책이 많이 팔려야 출판사도 힘을 내서 책을 만들어내겠지요. 많은 책이 나와야 읽을거리도 풍성해지기 마련입니다.

그리고 책은 자신에 대한 투자이기도 합니다. 이건 더 말씀 안 드려도 되겠지요? ^^

저는 서점에서 책 사는 것이 좋습니다. 비록 비용은 더 들어갈지 몰라도 이런 저런 책을 뒤적거려볼 수 있어서 좋고, 방안에서 뒹굴 거리지 않고 움직이니 건강에도 좋을 테고, 서점 바닥에 철푸덕 앉아서 무슨 내용인가 읽어보는 그 시간이 좋습니다. 게다가 친구도 만날 수 있고 맛있는 저녁도 같이 할 수 있으니 이보다 더 좋을 수 있을까요?


저작권자 © 코리아헬스로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