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페이스북의 창업자인 마크 주커버그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소셜 네트워크’가 개봉했고, 큰 인기를 얻었습니다. 2011년 3월 기준으로 페이스북 사용자가 6억 2천 9백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세계 인구의 9%가 페이스북을 사용하고 있는 셈이지요. 명실공히 소셜 미디어의 시대라고 할 만합니다. 소셜 미디어가 단순히 친구의 ‘수’만 늘렸을 뿐 실제로 사람들 사이의 관계는 얇아졌다는 말도 있습니다만, 온라인 커뮤니티들이 사람들의 유대감과 이타심을 유발시킨다는 긍정적인 의견들도 있습니다.
 


이런 시대에 어울리는 이야기가 얼마 전 미국에서 있었습니다. 미시간주에 살고 있는 제프 커즈(Jeffery가 신부전증으로 신장 이식이 필요하게 되었을 때였습니다. 신장이식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10만명에 가깝고, 매년 4천명이 넘는 사람들이 신장이식을 기다리다 죽어가는 현실에서 제프 역시 신장이식 리스트에 올라있었지만, 쉽지 않은 기다림이었습니다. 게다가 제프의 건강상태가 좋지 않아서 우선순위가 낮아져서 5년 이상이나 기다려야 하기에 더욱 그랬었지요. 다급해진 제프의 아내 록시는 실낱 같은 희망을 가지고 자신의 페이스북에 0형의 신장기증자를 원한다는 글을 올렸습니다.

큰 기대를 가지지 않았지만, 뜻밖에도 이 메시지를 본 페이스북 친구 리키 시스코가 자기가 0형이고 제프에게 신장을 기증하고 싶다며 만나자는 쪽지를 보내왔습니다. 페이스북 친구라고 하지만, 온라인에서의 관계뿐 실제로는 남과 마찬가지였습니다. 일 때문에 단 한번 만나본 것이 다 일뿐, 그나마 서로의 페이스북 포스트도 좋아하지 않았었다고 제프의 아내가 나중에 말했었을 정도였지요.
 
이런 사람이 제프에게 신장을 기증하겠다고 전해왔던 것입니다. 놀랍게도 이식이 가능한지를 알아보는 항체검사 등에서도 아무런 문제가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수술은 성공적이었고 제프 커즈는 새로운 신장과, 새로운 삶, 그리고 새로운 오프라인 친구를 선물 받게 되었습니다.



소셜 미디어는 이제 우리 생활과 떼놓고 생각할 수 없습니다. 이 새로운 네트워크가 사람들의 관계를 어떻게 바꾸어 가고 있는지는 흥미롭게 지켜볼 만한 가치가 있다고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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