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뇨기과 의사로서 진료실에서 만나는 환자 중 가장 흔한 질환의 환자를 고르자면 방광염 또는 전립선염의 환자 등의 요로 감염 환자들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방광염은 주로 여자 분들이 자주 이환되며 전립선염 또는 만성골반통증 증후군(chronic pelvic pain syndrome)은 남성 분들이 다수를 이루죠. 잘 아시겠지만 전립선은 남성에만 있는 구조물 입니다.


 
세 균감염을 동반한 염증은 항생제 및 약으로 치료하지만 이런 질환은 아시다시피 자주 반복되는 경험을 갖게 합니다. 그러면 이런 고질병의 재발을 예방하기 위한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요? 오늘은 요로감염 예방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크랜베리에 대해 말씀 드리겠습니다.


스트로베리(딸기).라즈베리(산딸기).블루베리.블랙베리 등 '베리 가족'의 일원인 크랜베리(cranberry)는 색이 마치 학(crane)의 머리 같다고 해서 이런 이름이 붙었습니다. 크랜베리는 우리에겐 다소 생소하지만 북미에선 포도.블루베리와 함께 3대 과일로 꼽히죠.


크랜베리는 미국을 비롯한 서양에서 17세기 경부터 소화불량, 간질환 등에 민간 요법처럼 자주 사용되어 왔으며, 항생제가 널리 사용되기 전에는 요로감염의 치료로도 사용되어 왔습니다.


최 근까지 크랜베리에 대한 많은 연구에서 요로감염에 대한 치료 효과가 보고되었습니다. 크랜베리는 자유 산화 물질 (oxygen free radical)에 의한 손상을 줄이고, 소변의 산성화를 초래 (hippuric acid, ascorbic acid)하여 정균 작용을 가져오며, 요로감염의 주된 균주인 대장균(E. coli)이 요로상피에 유착하는 것을 방지하는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재발성 요로감염 또는 만성 전립선염 환자에서 크랜베리쥬스를 아침 저녁으로 복용하는 군과 대조군을 비교한 연구를 보면 크랜베리의 복용이 요로감염의 빈도를 낮추는 것으로 보고하는 연구들이 있습니다.


일 반적으로 자주 방광염에 시달리는 여성분들 또는 만성전립선염으로 치료 받는 남성분들 그리고 방광 요관 역류 질환으로 치료 받는 소아 환자들 및 기타 잦은 재발성 요로 감염으로 시달리는 분들에게는 크랜베리의 복용이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분말, 농축액 등 여러 형태로 크랜베리를 구할 수는 있지만, 시중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쥬스를 마시는 것이 가장 간편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주의할 점은 방광염등의 증상이 있을 때 크랜베리 쥬스를 마시며 치료 효과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라는 것입니다.


크랜베리 쥬스는 감염 예방과 재발을 억제하는 보조적인 효과가 있겠지만, 항생제보다 더 나은 치료효과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입니다. 매번 강조드립니다만, 자가 진단과 치료보다는 병원에서 의사와 상담하는 것이 우선되야 합니다.

그 외에도 크랜베리를 예찬(?)할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충치 예방에도 효과가 있다고 일부 보고되기도 하고, 동맥경화 예방 효과도 일부에서는 있다고 보고되기도 했습니다. 사실 무엇보다 맛있기 때문에 전 좋아합니다. 특히, 보드카와 크랜베리 쥬스를 혼합하여 칵테일을 만들면 독한 보드카를 순하고 맛있게 먹을 수 있습니다.



Reference :
The Korean Journal of Urology 2007 May 048(05): 536-541.
The Korean Journal of Urology 2005 Jan 046(01): 63-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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