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드라마를 즐겨보는 편이다.

온갖 드라마가 펼쳐지는 의료현장은 그 자체만으로도 훌륭한 소재가 될 수 있다. 사심이 가득한 눈으로 드라마 속 등장인물들의 자체발광 자태를 보며 가끔 골수솔로의 안구정화를 시도 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이기도 하다. 물론 의사의 자문을 받아 제작한다고는 하지만, "드라마"라는 설정 자체는 자주... 아니 가끔 현실과 동떨어진 시나리오를 만들 수 있기 때문에, 병원생활에 발가락 끝만 담가본 꼬꼬마 pk는 가끔 열심히 머리를 굴리며 현실과 드라마의 차이점 혹은 오류를 생각해 보기도 한다.

취향이 독특한 편인지, 귀차니즘 때문인지 모든 드라마를 챙겨 보지 않는다. 그레이 아나토미는 몇 회 만에 재미없어서 접었고, ER은 시즌 2까지 보다가 말았다. 닥터 하우스는 주로 방학 때 자취방에서 칩거생활을 하며 한 시즌씩 몰아보는 편이다. 한국에서 나온 의학드라마에서는 뉴하트 외에는 제대로 본 것이 하나도 없다. 심지어 그 유명한 하얀거탑도 본 적이 없다. 오히려 일드를 더 많이 챙겨 본 것 같다. 만화책으로도 유명한 닥터 코토의 진료소, 최상의 명의, 타임슬립 닥터 진, 의룡을 재미있게 시청했다. 생각 같아서는 모든 의학드라마를 챙겨보고 싶기는 하지만, 1박 2일도 봐야하고, 개콘도 봐야하고, 만화책도 매주 꼬박꼬박 챙겨봐야 하는 바쁜 처지 때문에 어디까지나 이룰 수 없는 꿈이라고 생각한다.

그 중 몇 가지 재미있게 본 의학 드라마를 소개해 볼까 한다.
아마 본 사람도 꽤 있을 거라 생각한다.


1. 진-仁- season 1,2


2. 닥터 코토의 진료소 2003, 2006
"타임슬립 닥터 진"이라는 만화를 소재로 만든 드라마다.
시즌 1은 예전에 완결이 났고, 지난 주 일요일부터 새로 시즌 2가 시작되었다. 21세기를 살아가는 신경외과 의사가 우연한 기회에 에도시대로 타임슬립을 하여 그 당시로서는 신과 같은 의술을 펼친다는 내용인데, 일본에서 상당히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바 있다.

만화책의 내용을 토대로 하고 있기는 하지만 11~12화 이내에 완결을 하는 일본드라마의 특색에 맞게 주된 내용은 살리되 약간의 변형을 준 스토리로 스토리를 풀어나가고 있으며 시즌 1은 대충 만화책 5권까지의 분량을 담고 있다. 만화책에 비해 드라마속의 주인공은 조금 더 자신의 존재의 의의에 대해 고민하는 모습을 더 많이 보여주는 듯하다.

21세기의 의사로 살아가던 한 의사가 과거로 타임슬립해서 자신의 의학지식을 풀어놓으며 사람들을 척척 살려낸다면 사람들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 신의 손을 가진 의사라고 무작정 존경 해줄까? 중세 유럽으로 날아갔다면 당장 마녀사냥을 당해 기둥위에서 화형을 당했을지도 모르며, 조선시대로 날아가서 머리를 열고 수술을 했다면, 아마 혹세무민을 죄목으로 능지처참을 당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이 드라마의 주인공 또한 그 당시 주류 의학자들의 수많은 방해와 생명의 위협을 받으며 이러한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처지이다.
 
최첨단 진단장비도 없고 수술도구도 없으며, 아주 기본적인 도구인 청진기, needle, 수액병 조차 스스로 만들어 써야 한다. 나중에는 옛 추억(?)을 되살리며 페니실린도 만들어 낸다, 이 드라마에서 페니실린은 거의 만병통치약수준의 약이 되는데, 역사상 처음으로 페니실린이 개발되어 수많은 사람들을 살렸을 때의 약에 대한 기대치와 분위기를 옮겨 놓은 듯하다.

이런 것들을 생각하면서 드라마를 본다면 한결 더 흥미진진할 것이다. 누군가 나에게 의학드라마 좀 추천해달라고 하면 가장 우선순위로 추천해주는 드라마이며 상당히 잘 만들어진 드라마라고 생각한다.


2. 닥터 코토의 진료소 2003, 2006


이 드라마 역시 동명의 만화책 닥터 코토의 진료소를 기본으로 제작한 드라마이다.
의료사고를 일으킨 후 대학병원을 떠나면서 인구수 3000명 남짓 되는 섬의 의사로 부임해온 후 주민들의 신임을 얻는 일부터 고분분투하며 해결해야 했던 한 의사의 에피소드를 그려낸 드라마다.
 
저질체력만 빼면 주인공의 의술 능력치는 거의 닥터k와 맞먹을 정도이며, 도대체 원래 전공이 뭔지 궁금할 정도로 신경외과, 성형외과, 일반외과, 정형외과, 흉부외과적 수술을 척척 해내는 이 천재 의사는 주민들과 라뽀를 만들어가며, 차츰 섬사람이 되어간다.

만약 닥터 코토와 같은 환경에서 의사가 된다면 행복할 것이다라는 생각이 문득 들 때가 있다. 혹자는 역시 의사는 저래야 한다며 현실의 의사들을 비판이 아닌 비난을 하고 있겠지만, 드라마 속의 코토 켄스케는 현 의료현실에서는 어디까지나 그저 꿈이 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배경이 되는 섬의 풍경은 꼭 여행을 가보고 싶을 만큼 멋지다. 만화책과는 다르게 다른 가공의 인물들이 등장하며, 드라마의 ost또한 mp3에 저장해놓고 들을 만큼 환상적이다. 만화책은 아직 완결이 나지 않았다.

그런데 저 드라마 주인공, 어쩐지 임창정과 닮은 듯하다. 덧붙여 제작진에게 당부하고 싶은 것이 있다. 만약 다음 시즌을 제작해 준다면, 혹은 다른 드라마에 출연시켜 준다면, 주인공의 대책 안서는 앞머리 좀 정리해 줬으면 한다. 니뽄식 초간지 샤기컷 스타일까지는 바라지 않지만, 왠지 답답해 보이며 가끔 바람이 부는 장면이 있으면 정신없이 흩날리는 머리 때문에 앞이 보이는 지도 궁금하다. (일본에 헤어왁스 좋은 것 많잖아요.ㅠ_ㅠ)




ps. 남자사람을 위한 팁 : 아오이 유우 나옴.  (시즌 2에서)
ps2. 역시 헤어왁스는 국산보다는 일제가 좋음...(응?)


To be continue......


저작권자 © 코리아헬스로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