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환자들을 위한 명상이나 요가 프로그램을 운영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엊그제 환자 보호자로 오신 분이 요가선생님이셨는데 그분을 보고
마음속에 묻어두었던 생각들이 다시 떠올랐다.

물론 장애물은 많다.
일단 내가 명상이나 요가를 잘 할 줄 모른다. 내가 할 줄 모르면 도와주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
두 번째 다행히 이러한 프로그램이 대단한 도구나 집기가 필요하지 않다는 장점이 있지만
그래도 최소한의 공간이 필요하다.
병원 혹은 의과대학 내에 공간을 마련해야 한다.
매트를 깔고 음악을 틀 수 있는 조용한 공간, 10명 정도라도 들어갈 수 있는...

공간을 찾기 위해 병원과 대학 곳곳을 샅샅이 찾아봐야 하는데
아직 그렇게 돌아다니며 찾아보는 적극적인 성의를 아직 발휘한 적은 없다. 마음뿐이다.
세 번째 이러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려면 유방암 클리닉 내 선생님이나 종양내과 선생님들께 허락을 받아야 한다. 심리적으로 부담이 된다.
네 번째 환자들이 진짜 원하는지, 도움이 되는지 잘 모르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들 프로그램에 관심이 많다.
의학적으로 명확히 설명되지 않지만
환자들을 불편하고 힘든 증상이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딱 꼬집어 뭐라 말할 수는 없으나 몸과 마음의 조화 문제가 아닐까 싶다.
이런 부분에 운동, 요가, 명상 이런 프로그램들이 상당히 도움이 된다는 연구가 많다.
잘 알려진 이론이다.
이 이론을 현실에 적용시키는 것은 조금 다른 문제라 하더라도...

꼭 요가나 명상프로그램이 아니라 해도
우리 환자 중에는 능력자들이 많아서 그들의 도움을 받아 뭔가를 같이 해보고 싶은 생각이다.
서로에게 일종의 서포터즈 (Supporters) 그룹이 되어 주는 것이다.
자신도 치료 중에 힘들었지만
잘 극복하고 일상을 꾸려가는 분들이
더 힘들고 어려움을 가진 환자들에게 자신의 능력을 기부하고 도움을 주는 프로그램.
1004명의 자원봉사자-자신도 한때 환자였던 혹은 지금도 환자인-분들이 - 난 그들을 천사(1004) 서포터즈라고 부르고 싶다-
우리 환자들을 도와주면서
서로에게 시너지를 주는 것이다.

맘 같으면
좋은 프로그램을 준비해서
포스터나 여러 매체로 홍보를 한 후
능력자들이 자원봉사자로 자청해서 나타나고 (와글와글)

그들은 누구보다 환자를 잘 이해하고 도와주려는 마음이 강하니까
나 같은 의료진보다
환자와 유대관계를 잘 맺을 수 있을 수 있을 것 같다.
우리 병원에서 그런 프로그램이 운영될 수 있으면 좋겠다 싶은 게 나의 바램이다.

어떤 환자분은
자기가 꼭 나아서
조교가 되어주겠다고 했다. (사실 조교가 되어달라고 부탁했다)
시간이 나면 명상을 하고 계신다 한다.
불경도 적으시고
그림도 그리시고
그래서 항상 표정이 그리 밝고 건강하셨나 보다.

비록 힘들고 어려운 치료를 받으며 몸과 마음이 상하지만
밝은 마음으로, 기운 넘치게, 긍정의 힘으로 치료를 받는다면
훨씬 결과가 좋을 거라고 난 굳게 믿는다.

나부터 요가/명상 프로그램을 배워볼까?


저작권자 © 코리아헬스로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