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메디컬 투데이의 이상백 기자님의 글을 먼저 읽으셔야 이해가 편합니다.

스포츠신문의 최대 광고주는 삼성도 현대도 아닌 '비뇨기과'[링크]


비뇨기과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성(性)에 대한 해결을 하는 곳. 또는 성병(性病)을 치료하는 곳으로 굳어져 있습니다. 그 이미지가 너무 강해서 의과대학생들도 비뇨기과가 어떤 과인지 잘 모르는 경우도 있습니다. 비뇨기과의 다양한 분야 중 성의학 파트는 일부임에도 불구하고 비뇨기과를 대표하고 있는 것입니다.


비뇨기과의 영역에 대해 잠시 말씀드리면, 후복막에 위치한 신장, 요관, 방광 및 요도등의 장기와 남성의 생식기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질병도 해당 기관에 생기는 암부터 다양한 염증질환, 결석, 선천적 기형 뿐 아니라, 복강등의 암 전이로 인한 요관 폐쇄, 척추 손상 환자에 있어 배뇨관리등 상당히 광범위합니다.


사실 비뇨기과 하면 떠올리는 포경수술이나 남성 확대수술은 비뇨기과 학문 중 아주 작은 부분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뇨기과 이미지는 포경수술이나 성의학에 국한되 있을까요? 예전에는 이러한 이미지를 벗기 위해 비뇨기과라는 이름을 변경하려는 시도도 했습니다. 당시 후보로 떠오른 것이 신장외과등이 있었는데 여러가지 이유로 변경하지는 못했다고 합니다.


아이러니 하지만, 비뇨기과의 이미지는 어찌 보면 비뇨기과 의사들이 만들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개업한 비뇨기과 의사 중 상당 수가 남성 수술 전문 병원 이미지를 구축하고 있는 것입니다. 민망할 수준의 광고를 보면서 드는 생각은 '이런 광고를 보고 병원에 오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하는 생각뿐입니다.


물론 살아가는데 있어 성(性)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여러번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고, 지금 많이 개방된 사고를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터부시하는 문화가 있기 때문에 이러한 광고가 어쩌면 나름대로의 효과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부정적인 시각이 존배할 수밖에 없겠지요. 여러 선배들이 그렇게 개업하는 모습을 보면서 한편으로는 이해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이렇게 해야하는가 하는 생각이 들때가 많이 있었습니다.


개인적 생각으로는 그런 민망한 광고가 효과가 있을지 검토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정말 효과가 있는 것일까요? 의사 수련 받으면서 병원 마케팅에 대해 공부해본적은 없기때문에 대부분의 경우 비용을 들여 인터넷, 신문, 잡지 광고를 하게되는데 비용과 효과에 대해서 심각하게 고민하는 경우는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또한 남성 수술의 대상자는 제한 되있는데 병원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경쟁적으로 광고 및 인테리어등에 투자하면서 소위 망하는 병원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만, 이런 광고는 줄어들지 않고 있다는 것이 신기합니다. 광고가 효과가 있는 것인지 망하지 않은, 소위 잘 나가는 병원에서 하지 않아도 되는 광고에 광고비를 쏟아내고 있는 것인지 알 수는 없지만요.


남성 수술을 전문으로 하려고 하는데는 나름 이유가 있습니다. 비뇨기과로 개업해서 비뇨기과 환자를 보며 살아갈 수 있는가? 이런 고민을 하다보면, 비급여인 남성 수술만이 그 답으로 다가옵니다. 비뇨기과 질환 중 종양등 심각한 질환의 경우 대학병원에서 밖에 수술이 불가능하니 이러한 중 질환을 제외하고 나면 남는 것이 여성 요실금, 일부 남성 수술, 전립선 질환 밖에 없는 것이죠. 경우에 따라서는 아애 피부 질환을 함께 보는 소위 피부비뇨기과로 개업하기도 합니다.


개업해서 볼 환자도 없는데 전문의는 해마다 쏟아져 나옵니다. 비단 비뇨기과의 문제가 아니라 많은 과에서 전문의 수 조절에 대해 논의가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에 이해 당사자들간 이견이 존재합니다. 1차 진료의 확대가 필요하다는 주장 vs 수련의를 줄일 경우 병원 운영이 힘들다는 입장 이 대표적입니다. 또 다른 각도에서는 자칫 1차 진료를 담장하는 일반의나 가정의학과 의사가 타과 전문의 보다 얼마나 진료를 제대로 하겠느냐는 보수적인 인식도 한 몫을 하지 않나 싶습니다.


한 마디로 의사들간의 이견, 각 단체간의 이견으로 별 다른 변화나 개혁(?) 없이 종전처럼 계속 가고 있습니다.  <뉴욕에서 의사하기>의 고수민 선생님이 말했던 중국집에 탕수육 (비급여)가 없이 자장면만 팔아서는 어려운, 의료 시장의 문제도 심각합니다. 그러한 비급여 진료에 더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는 현실과 병원간의 과잉 경쟁과 과도한 투자의 현실이 스포츠 신문의 광고속에서 보이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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