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안에 국민의료비 256조..GDP의 11.2%" 


"10년안에 국민의료비 256조..GDP의 11.2%" 

[ 2011-05-09  12:58  한정연 기자 jyhan@wowtv.co.kr ]

고령화와 생활수준 향상에 따라 의료수요가 급증하는 현 상황이 계속되면 향후 10년간 우리나라 국민의료비가 3배 이상 늘어나 국내총생산(GDP) 내 비중이 11.2%에 이를 것이라고 정부가 전망했다.

보건복지부는 9일 열린 보건의료미래위원회에 보고한 ''2010~2020년 국민의료비 중장기 가(假)추계'' 자료에서 2020년 국민의료비가 256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중략)

한정연 기자 (jyhan@wowtv.co.kr)


증가하는 의료비가 국가 발전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2020년 무려 GDP 11.2%라니...국민의 한사람으로서, 그리고 의료계 종사하는 사람으로서 충격적이고 너무 무서운 일이다. 

의료비의 증가를 낮추기 위한 보건복지부의 입김이 거세질 것으로 예측된다. 의료계에도 직격탄을 날릴 가능성도 높을 것 같다.  이미 리베이트 쌍벌제를 시행해 논란이 되고 있지만 그것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다.  '전방위적인 수가 깎기' 역시 병행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것이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할 수 있을까? 문제는 단순히 수가(의료서비스의 가격)에 있는 것이 아니라, 총체적인 '의료 시스템'의 문제다.  인구구조의 급격한 변화로 의료비가 증가한 것 뿐만 아니라- 의학이라는 학문의 기본적인 방향이- 의료비의 증가를 더 가져오는 구조라고 볼 수 있다.  어쩌면, 현 시스템으로는 지금처럼 낮은 가격의 고(高) 퀼리티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불가능할지도 모른다.

어떻게 해야 할까??  나는 의료산업에서 가격의 '혁신'이 일어나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니, 일어날 것이라고 '예측'한다) 여러 가지 혁신이 있겠지만, 가장 필요한 것은 "가격의 혁신"이다.  어떻게 하면 좀 더 싸게 적절한 질의 의료를 제공할 수 있을까를 고민해야 할 때다.

우선, 진단의료기기에서 가격의 혁신으로는 CT 등의 진단기기 가격이 값싸지는 혁신이 일어나야 하고-(이는 치료기기도 마찬가지다.)또 일어나는 쪽으로 발전할 것이다. 진단기기 크기도 줄어들면서, 점차 진단 검사하는 곳에 있던 진단 기기들이 진료실 안으로 들어오게 될 것이다.(그렇게 되면 중간 검체의 유통비가 줄어들고 시간도 절약되므로 하루에 더 많은 환자를 볼 수 있다.)  또한 전기를 덜 먹는 쪽으로 변화가 일어날 것이다.

의료서비스 제공자에서의 가격의 혁신으로는- 좀 더 값싼 의료공급을 할 수 있는 '일반의'가 대두될 것이고...전문병원으로 분화하면서 더 좋은 질의 의료를 더 낮은 가격에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더 나아간다면 간호사 등의 의료 인력이 진단과 치료의 일부분을 가져갈지도 모르겠다. 실제로 미국 어떤 주는 간호사가 한정된 종류에 질병에 대하여 처방권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대학병원도 마찬가지로, "진단-치료과정의 혁신"으로 좀 더 빠르게 환자들을 '순환'시켜야 할 것이다.  '의약분업'도 이미 의료비 절감에 기여한 부분이 적고 오히려 의료비를 늘렸다고 도마 위에 올라왔다.  어떻게 될지 지켜봐야 할 것이다.   

제약 산업에서의 가격의 혁신은, 공정경쟁으로 인한 제네릭 시장의 빠른 레드오션화를 거쳐- 좀 더 값싸게 복제약을 생산 및 유통, 판매하는 혁신이 일어날 것이다.  예를 들자면, 현재 다품종 소량생산체제의 제약공장을 소품종 대량생산체제로 바꾸어 생산비를 절감한다든지, 생산과 유통의 분화로 어떤 제약회사는 생산만 하고 어떤 회사는 유통, 마케팅, 판매만 한다든지 하는 등의 혁신 방법이 있을 것이다.

이런 가격혁신이 일어남과 동시에, 의료가 빠르게 산업화되는 추세에 있으므로 고품질의 의료에 대한 수요도 높아져 의료서비스의 양극화현상이 일어날 것으로도 생각된다...

다행인 것은 의료비 증가로 골머리 앓고 있는 선진국도 확실한 해답을 찾지는 못했다는 점이다.  위와 같은 혁신을 한국이 주도해나간다면 가격을 무기로 글로벌 헬스케어산업에 진출해서 국내에서 깎아 먹은 돈을 외국에서 벌어올 수 있다.

P.S1. 이젠 의사들이 쉽게 살아가는 시대는 지났다고 본다.  그렇다면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위 추세를 '의사'들이 주도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무릇 세상이 요동칠 때는 변화를 주도하는 자가 살아남는다 했다...트렌드를 주도할 것인가...휩쓸릴 것인가.

P.S2. 명색이 의사인데 너무 돈만 언급한 것 같기도 하다...하지만 어쩌랴...살아남아야 진료를 하지ㅜㅜ 또한- 의료의 혁신은- 국가와 국민들을 위해서도 일어나야만- 그리고 일어날 일이라고 믿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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