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가족부 및 관련부처로부터 비롯된 것으로 보이는 게임 셧다운제는 게임에 중독된 청소년들을 부모, 가정이 아닌 국가가 책임지겠다는 당찬 포부를 가지고 국회에서 통과되었다. 내가 중학생 때 스타크래프트가 한국에서 돌풍을 일으켰으며, 그 뒤를 이어 바람의 나라, 리니지 등의 게임이 청소년들을 방과 후 pc방으로 가게끔 인도하였다.
 
나보다 머리가 좋았던 내 동생은 마비노기 및 기타 온라임 게임에 빠지면서 성적이 뚝뚝 떨어져 급기야는 부모님의 기대치에 한참 미치지 못하는 대학에 진학하였다. 어릴 적부터 게임에 빠져서 나보다도 시력이 나쁘며, 밥 먹고 나가서 노는 대신 열심히 게임을 하는 통에 용하다는 한의원에서 키 크는 약을 지어먹었음에도 불구하고 모친보다도 키가 작다. 키 크는 한약은 내 동생의 키를 중력 반대방향으로 키워주지 못하고 그저 좌우로만 성장하도록 도와준 듯 했다.

때문에 어느 정도 게임에 대한 규제는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정작 이 땅의 청소년 및 대학생들의 육체적, 정신적 건강을 위해서는 게임 셧다운제보다 더 시급한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부터 몇 가지 제안을 해볼까 한다.

1. 수업시간 셧다운제
가끔씩 넘칠 정도로 차오르는 후학양성의 열정을 주체하지 못한 몇몇 학교 선생님/혹은 교수님들은 주옥같은 쉬는 시간을 가볍게 무시한 채 쉬지 않고 수업을 한다. 때문에 중간에 매점 혹은 화장실이라는 힐링포션을 접하지 못한 학생들은 수업에 지쳐 수업시간에 스마트폰으로 세상과 소통하거나  혹은 책상위에서 ABR (absolute bed rest)를 취하기도 한다.

특히 점심시간을 빼앗으며 수업을 하는 경우 학생들이 받는 정신적, 육체적 스트레스는 이루 말할 수 없으며, 필자가 해부학을 배우던 시절 P교수님에 의해 크나큰 정신적 데미지를 받아야 했다. 때문에 진정 학생들을 위한다면 여성가족부는 수업시간 셧다운제를 과감하게 시행하여 이를 위반할 시에는 거액의 벌금을 물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덧) 종합대학에서는 제시간에 수업을 끝내주지 않는 경우 강의실 이동시 애로사항이 꽃핀다고 하며, 이는 하이힐을 신고 통학하는 여학생들에게 치명타다. 하이힐을 신고 수업시간을 맞추기 위해 무리하게 뛰어다니는 경우 요통 및 각종 근골격계 질환을 야기할 수 있으며 이는 의료보험재정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사료된다.


2. 근로시간 셧다운제
병원이나 군대, 경찰서, 소방서, 중소기업에서 일하는 근로자들에게 있어서 근로기준법은 그림의 떡보다도 못한 존재다. 하루에 20시간을 병원에서 일해야 하는 필자의 모교병원의 모 과 인턴을 비롯하여, 2교대 근무를 하며 쉬는 날 없이 지하 던전에서 근무를 해야 하는 모 블로그 이웃 등, 수많은 사람들이 지나친 근로시간 초과로 인해 많은 신체적,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때문에 앞으로의 의료보험 재정 절감 및 국민건강 증진을 위해 전국의 모든 직장에서의 근로시간 셧다운제가 필수불가결하다고 생각한다.


3. 훈화말씀/주례사 셧다운제
학생들의 경우, 뜨거운 햇볕아래에서 영원히 끝나지 않을 듯 한 교장선생님의 훈화말씀에 진절머리가 날 것이다. 성인들은 친분이 있는 사람의 결혼식장에 갔다가 자기 자랑만 늘어놓는 주례사 때문에 곤혹을 치른 적이 많을 것이다. 그들이 하는 말은 늘 똑같다. 교장선생님들은 늘 하나같이 "사랑하는 00초등학교 어린이 여러분, 선생님말씀 잘 듣고 부모에게 효도하고..." 의 레퍼토리를 따르며, 결혼식장 주례는 "검은머리 파뿌리 될 때 까지....."의 공식을 늘상 따르는지라 듣지 않고 딴 짓 하는 사람들이 부지기수다.

때문에 3분 이상 연설시 이에 대한 페널티를 주는 셧다운제의 도입이 시급하다.


4. 국회 내 격투기 셧다운제
우리나라 국회의원들이 의회에서 주먹질하는 것은 이미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이는 세계적으로 망신거리이며, 날로 높아져가는 한국의 국격에 치명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때문에 국회 내에서 격투가 벌어질 경우 1라운드를 3분으로 제한하여 3분이 지날 경우 공권력을 개입시켜 격투를 무조건 중단시키는 격투기 셧다운제 도입이 필요하다. 만일 해당 의원들이 싸움을 원할 경우 따로 신청을 받아 국회 밖에 링을 마련하여 이곳에서만 토너먼트 방식으로 싸우도록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단 경기장 설립비용과 참가비는 자비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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