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령 인구가 급격히 팽창하면서 여러 가지 척추 관련 질환들로 의료기관을 찾는 환자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또한 젊은 직장인과 학생들도 잘못된 자세로 인한  목과 허리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부쩍 늘어났습니다.


환자들을 포함한 증상을 가지고 있는 인구의 증가는 자연히 척추질환의 치료에 대한 관심의 증대를 가져왔으며 인터넷과 매체의 발달은 각종 수술이나 치료의 경과나 부작용에 대한 논란을 널리 퍼뜨려 주었습니다. 오늘은 특히 이런 논란의 중심에 있는 허리 수술이 정말 필요한 경우는 언제 인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학이라는 학문이 항상 변화하는 것임을 알고는 있지만 지난 15년간은 척추에 대한 의학은 특별히 발달하여 척추에 대한 새로운
수술법을 포함한 치료법이 쏟아져 나오게 되었습니다. 하나의 척추 질환에도 환자의 상태나 질병의 진행 정도에 따라 여러가지
수술법이 적용되었으며 기존의 수술법의 한계나 부작용을 줄이는데 일조하였습니다.


하지만 허리수술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아직은 우리 사회에는 깔려있는 듯 합니다. "허리는 손대는 것이 아니다", "허리수술 잘못하면 ㅇㅇ된다",
"남자는 허리가 생명인데 허리 수술하면 어떻하냐" 등등 개인적으로 주변 지인들에게 들었던 내용들입니다.


정확히 말하면 현재의 수술법도 보존적 시술에도 분명히 한계가 있습니다. 그러나 걱정스러운 것은 잘못될 경우만을 걱정하여 보전적 치료만을 고집하다가 적절한 수술 치료시기를 놓친다면 돌이킬 수 없는 후유증을 갖게 될지도 모릅니다. 모든 수술법 치료는 부작용에 대한 위험성을 일정 부분 동반할 수 밖에 없음은 다 아실 것으로 믿습니다.


수술에는 각각의 수술 적응증이 있어 디스크질환 하나에도 여러가지 수술과 그에 따른 여러가지의 적응증이 존재하지만 현재 일반적으로 꼭 척추에 수술이 필요한 적응증으로는 다음의 3가지 입니다.


1. 척추에 변형이 있어 기능 장애가 있는 경우
2. 보존적 치료나 약물치료에 효과가 없는 참기 힘든 통증
3. 신경학적인 손상 (운동 기능 소실, 감각 기능 소실 등)이 있는 경우


물론 상기의 적응증을 각각의 질환 (디스크 질환, 척추 협착증, 척추 골절 등)에 일반적으로 적용시키는 것은 무리가 있습니다. 각각의 질환마다 상기 적응증보다 더 자세한 수술 적응증들이 있고 적응증이 된다 하더라도 환자의 상태에 따라 수술을 할 수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만 위의 적응증은 수술을 하는 경우가 하지 않는 것보다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유리한 경우라고  이해하셔야 할 것이며 특히
신경학적 손상이 있는 경우 수술을 한다고 해도 손상이 진행된 정도나 그 기간에 따라 운동기능이나 감각기능의 소실이 지속 될 수
있다는 것을 상기하셔야 합니다. 


의사마다 척추 질환에 대한 생각이 모두 다르지만 거의 모든 의사들이 일반적인 디스크 질환에 수술적 치료법보다는 일반적인 보존적 치료가 먼저 선행되어야 한다는데 동의합니다. 저도 척추에 대해 공부하는 의사로 "아무리 뛰어난 인공 디스크도 자신의 병든 디스크보다 못하다"라는 말에 일견 공감합니다.


하지만 절대적으로 척추 수술이 필요한 경우에도 이를 알지 못하고 치료시기를 놓치시는 분들이 없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 글을 씁니다.


며칠전 다음블로거 뉴스 베스트에 "의사인 자신은 절대 척추 수술을 받지 않는다"란 글이 올라왔습니다. 자신은 40대 의사이지만 유도를 하여 척추 질환을 치료 하였다면서 유도가 허리에 좋은 운동이라며 권하는 내용의 글이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읽으셨더군요.



도가 척추질환에 도움이 된다 말에 대한 논란부터, 필자가 의사인지 아닌지를 가려야 한다는 논란까지, 댓글은 꼬리에 꼬리를
물었습니다. 제가 글을 쓰는 이유는 사실을 밝혀 논란을 끝내겠다는 의도는 아닙니다. 그건 참 피곤한 일입니다.


하지만 신경외과 전문의로써, 그냥 지나칠 수도 없는 부분이 있습니다. 댓글 중 척추 질환이 있는 분이 필자에게 유도가 척추에 좋은 운동인지 몰랐다며 유도를 해야 겠다고 하자 필자가 그분에게 유도를 권하는 글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운동에 문외한인 제가 유도가 허리에 좋은 운동인지 아닌지는 판단하지 못하겠지만 유도라고 하면 상대를 기술을 사용하여 쓰러뜨리고 제압하는 것이라 알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척추 질환이 있는 환자는 무거운 물건을 들거나 넘어지는 상황을 피해야 합니다. 어떠한 방식으로 유도를 익히는 지는 모르겠으나 그러한 운동이라면, 척추에 무리가 갈 수 있다고 봅니다.  만약 디스크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가 유도를 시작하여 질환이 악화되면 누구에게 책임이 있다고 보십니까? 


인터넷을 통한 건강상담은 환자의 상태를 제대로 알 수 없는 상태에서 이루어지고, 의도와 어긋난 의학 정보 역시 매우 위험하며 책임의 소재가 명확하지 않아 환자가 피해를 보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많은 사람들이 읽는 의학적 내용을 담은 블로그는 의학적으로 확실히 증명된 내용과 그렇지 않은 내용을 반드시 구별해야합니다.


해당 블로그 필자에게 의학적 근거를 대라는 댓글에 모 신문사에서 펴낸 척추 관련 서적만을 언급하기 급급하셨던 그분이 의학을 공부한 저의 선배님이 아니기를 개인적으로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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