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약의 슈퍼판매를 허용할 것인가를 놓고 정치권에서 첨예한 논쟁이 벌어졌다. 결국 이번에도 이는 미루어질 전망이다.  또 한 번 약사회가 정치적 승리를 거두었다.  하지만…약사회는 감기약의 슈퍼판매를 막을 명분이 부족하다.

누구나 한번쯤은, 응급실에 갈 정도는 아니나 약 처방이 필요한 상황이, 당황스럽게도 밤늦게 벌어질 때를 경험해 보았을 것이다. 국민들이 밤에도 약을 쉽게 구할 수 있기를 요구하고 있다.  이 상황에서 약사회는 어떤 납득한 만할 이유를 대서 일반 약의 슈퍼판매를 막을 수 있을까?
 
약은 의사나 약사의 상의 없이 사먹으면 안 된다 vs 감기약 정도는 상의 없이 사먹어도 문제 없다.

또한 위 이유를 대면 결국 사회적 필요에 의해 약국은 밤에도 의무적으로 열어야 할 필요가 생겨난다.  하지만, 약사회에서 이를 위해 실시했던 ‘심야약국’ 제도 등의 노력은 실패했다.  이번에는 현존하는 약국들에서 의무적으로 돌아가면서 밤에도 약국을 연다고 제안했는데- 이 안은 약사 내에서도 비현실적이라고 비판받고 있고, 이를 실행시킬 강제성이 과연 약사회에 있는지도 의문이다. 또한, 슈퍼판매에 비해 국민이 일반 약에 접근할 수 있는 정도가 떨어진다. 슈퍼는 촌에도 많지만, 약국은 상대적으로 적은 까닭이다.


약의 판매는 약사의 고유의 권한으로 법에 의하여 보호받아야 한다.

국가에서 자격증을 주고 약사들은 그것을 따기 위해 노력한 만큼 약사의 권한을 보호해야 하는 것은 맞다. 하지만 좀 더 본질적으로 생각해 보자.  의사, 약사 등의 보건의료업계 종사자는 국민의 의료복지를 향상시키기 위해 존재한다.  의사들은 응급실을 운영함으로써 밤에도 국민의 의료복지를 향상시키기 위해 노력한다.  약사들 역시 이를 위해 노력해야 하는 게 당연지사 아닐까.  약사의 처방조제권과 국민의 복지가 맞붙는다.…당연히 약사가 질 싸움 아닌가.

결국 이번에는 약사회 내에서 어떻게든 해보겠다...라고 얘기하며 약사의 정치력으로 어떻게든 넘어간 상황이라고 본다.  하지만 일시적일 뿐…이런 행동들이 ’집단이기주의’로 몰리며 결정적인 사건이 터지고, 국민들의 여론이 악화되면 그걸로 끝이다.  자고로 명분 없는 싸움은 하지 말라 했다.  약사회는 지금 명분 없는 싸움을 하고 있다…이미 그걸 알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최대한 막아보자’라고 버티고 있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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